저는 지방 사람입니다. 그러다 보니 이 중앙집중적 대한민국의 구조에 불편을 느낄 때가 많습니다. 단순히 문화를 누리기 불편한 것만이 아니라, 담론이나 논의들, 그리고 사소한 것들도 대부분 서울의 상황을 중심으로 돌아가고 있으며, 그 중심 논의들 속에서 다시 지방민으로서의 자신을 위치를 생각하는 것에 불편을 느낍니다.

예를 들어 정치적 참여의 방식에 대한 논의 중 하나로 "광장으로 나오라!" 라는 것이 있죠. 하지만 실질적으로 지역에는 광장이 존재하지 않죠. 사람들이 모이고 대안적 논의를 생산하는 판이 서울에만 집중되어 있고 부산만 가도 굉장히 약해집니다. (심지어는 진짜 '광장' 자체가 잘 없습니다) 그리고 그 외의 레알 지방으로 가면 상황은 더 열악하구요. 하지만 이러한 현실이 다시 담론에 반영될 때는 "왜 이들은 광장에 나오지 않는가?" 라는 식이죠. 이미 지반이 갖춰진 '서울'을 기준으로 다시 되묻는 것이죠. 어쩌다 지방이 주로 이야기되는 것은 대선날 총선달 두 개 정도?

꼭 이런 이야기뿐만이 아니라 진짜 서울 토박이(?) 들에게서 느껴지는 한국=서울 식의 발화는 상당히 불편합니다. 제목도 실은 그런 것인데요, 듀게에서만 해도 어떤 질문을 할 때 "뫄뫄하려는데 어쩌면 좋을까요?"라는 질문을 아무렇지도 않게 하면 대부분 서울이 기준입니다. 여기가 어디인지 안써놔도 읽는 사람들이 당연히 서울인 줄 알아야 한다는 거죠. 그런 악의가 아니라구요? 당연히 악의가 아니죠. 그게 오히려 문제라고 생각해요. 완전히 체화되어 있어서 아무런 의식없이 쓰는 거니까요. 특정인이 그러는 것이 아니라 정말 대부분이 아무 생각 없이 그래요.

반대로 지방인의 경우 반드시 "여기 ㅇㅇ인데 뫄뫄하려는데 어쩌면 좋을까요?" 식의 단서가 붙습니다. 꼭 어떤 것이 친절하다, 불친절하다를 떠나서, 항상 서울=한국인듯한 서술 방식이 불편했는데, 다시 생각난 김에 올려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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