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학개론 뒤늦게 보고 (스포일러)

2012.04.14 21:04

ginger 조회 수:2683

선거가 끝나고 박근혜의 환히 웃는 얼굴을 보자니 속이 부글부글. 이 꼴을 얼마나 더 봐야 하는지.


영화나 보자고 나서서 본 게 '건축학개론'인데 납뜩이 때문에 많이 웃었네요.

싱숭이와 생숭이에 덜 떨어진 친구 연애 상담까지 하느라 대학은 갔는지 원,

나중에 납뜩이 나이 먹은 얘기가 안 나와서 조금 섭섭했어요.


한가인 예쁘네요. 현실적으로 속물이고 여우같은 여자로 잘 어울립니다.


수지도 여전히 보송보송 딱 고 나이 여자아이답게 예쁘더군요. 


남자 판타지. 내가 널 좋아했었는데 알고 보니 너도 날 좋아했고 대학 1학년 때 첫사랑을 아직도 못 잊어 고이 간직? 진짜? 그것도 좀 찌질하던 애를?



전 첫사랑에 붙이는 과한 의미 부여를 잘 이해 못합니다. 그냥 스무 살의 시간이 생각나서 아련하기도 하고, 어리석고 미숙해서 좀 창피하기도 하고 그런 기억이죠.  게다가 전 '기억의 습작' 같은 노래는 별로 취향도 아니어서 이 영화가 그다지 심장을 흔들지는 못했어요.

나이를 먹어서 그런지 전 '디센던트'가 훨씬 와 닿더라고요. 한국 드라마에서 몸만 늙은 악 쓰는 어른 아이들만 보다 그냥 어른 이야기를 본 느낌?


이 영화에선 이성애 게임에 처음 발 담그기 시작할 때 온갖 클리셰는 다 해 보게 되는 학습 과정이 재밌었죠. 납뜩이의 뒷 모습 컨셉 강의 같은 것도 그렇고요.


자격지심에 말도 못하고 돌아선 조금 못나고 미숙하던 스무 살의 기억은 그렇다 치고 현재의 승민이는 정말 '아들 낳아봐야 아무 소용 없..' 소리가 절로 나오네요. 돈이 문제가 아니고, 왜 그 고생한 홀어머니 집 하나 못 고쳐 줍니까. 아들이 건축과 나와서 일한 지가 몇 년인데? 거창한 레노베이션 말고 집수리 좀 해 드리지? 지가 차서 찌그러진 대문이나 좀 고쳐 놓지. 기껏해야 아파트로 이사가란 소리나 하고 푱 떠나버리다니. 쳇.


제주도 집은 풍경도 좋고 이쁜데 제주도의 무시무시한 바닷바람을 생각하니까 좀 무서웠어요. 실용적일 것 같진 않네요.


전 나름 재미 있게 웃으면서 즐겁게 봤습니다. 듀게에서 그동안 벌어졌던 승민이는 정말 찌질하고 나쁜 놈인가 논쟁이 생각나서 더 재밌었던듯 해요.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DJUNA 2023.04.01 25378
공지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엔시블 2019.12.31 43935
공지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DJUNA 2013.01.31 352477
61470 여러분은 퀴블러 로스의 5단계 중 지금 어디 해당되나요? 그리고 선거결과 잡담. [9] poem II 2012.12.22 2085
61469 [펌] 사람이 무섭다 [49] 데메킨 2012.12.22 6624
61468 (듀나인) 컴퓨터 파워 질문좀 드릴께요ㅠ [6] 나는클리셰다 2012.12.22 903
61467 오늘 kbs 연예 대상 [6] 감동 2012.12.22 2850
61466 부천 영화관 롯데시네마 vs 프리머스 [3] 꼼데 2012.12.22 1294
61465 [펌] 주먹뺨과 어머니 [5] 마음의사회학 2012.12.22 1976
61464 소녀시대 4집 티져 사진들을 다 풀었네요. [30] mana 2012.12.22 4941
61463 영화 머니볼 엔딩씬 [5] 위노나 2012.12.22 1973
61462 영화 레미제라블 후기 [8] 그린커튼 2012.12.22 4689
61461 [혐오주의] 일베충의 수지 성희롱 [23] 매일 그대와 2012.12.22 11781
61460 민주통합당 정은혜 부대변인 2012.12.22 2324
61459 이틀뒤면 그가 나오네요. [1] utopiaphobia 2012.12.22 2212
61458 혹시 이 시국에 세기말적 분위기를 애니메이션으로 느끼고 싶으신가요?(잔인함) [2] 비밀의 청춘 2012.12.22 2092
61457 전라도에 대한 혐오, 편견은 언제부터 시작되었을까요? [34] amenic 2012.12.22 4180
61456 [영화랑 소설] 레미제라블 + 안나 카레니나 [4] 오맹달 2012.12.23 1519
61455 [윈앰방송] 재즈 [2] ZORN 2012.12.23 766
61454 관심법으로 본 안철수와 문재인 [3] 디나 2012.12.23 1969
61453 스물 일곱이란 나이가 어떤 나이인가요 [34] ML 2012.12.23 3815
61452 [연애바낭] 낮에 발랄한 여자가 소심한 남자를 좋아하는 상황에 대해 글이 올라왔더군요. [7] cksnews 2012.12.23 3531
61451 헐리우드 배우들의 정치참여. [3] 잠시 조금만 익명 2012.12.23 1664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