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큐브는 그대로 잘 있더군요.

2012.03.31 17:39

amenic 조회 수:2407

광화문 네거리에서 서대문 방향으로 조금 걸어가다 보면 씨네 큐브라는 극장이 있습니다. 극장이 있는 흥국생명 사옥 앞에는 365일 쉬지 않고 망치질을 하는 조나단 보로프스키의 해머링 맨이 있습니다. 흥국생명 사옥의 조경물로 세운 것이지만 해머링 맨을 보면 씨네 큐브가, 씨네 큐브를 생각할 땐 이 해머링 맨이 같이 떠오를 정도로 이 극장의 상징물처럼 저한텐 남아 있었죠. 다른 극장에서 보기 어려운 유럽의 예술영화나 독립영화들을 주로 상영해 주는 씨네 큐브를 꽤 고마운 존재였어요. 그 이전부터 예술 영화를 많이 상영했던 코아 아트홀, 시네 코아가 폐관한 후론 더 그러했지요. 시내 중심지 교통이 편한 곳에서 1년 내내 좋은 영화를 상영해 주는 그곳은 얼마나 고마운 존재였는지요.

그런데 3년전 8월 청천벽력과 같은 소식이 들려 왔었지요. 씨네 큐브가 폐관할지도 모른다는 소식이었어요. 2000년 12월 개관 이후 줄곧 극장을 운영해 온 이광모 감독의 백두대관이 흥국생명과의 계약을 폐기하고 떠난다는 것이었습니다. 그것도 (백두대관의 주장에 의하면) 2015년까지 당시 기준으로 6년간의 계약기간을 남겨 놓은 시점에 일방적인 운영 중단을 요구 받았다고 하네요. 백두대관은 이후 이대 안에 아트하우스 모모를 설립하고 그곳에 둥지를 틀었습니다. 그리고 지금까지 책과 예술 영화를 결합한 독특한 코드를 유지하고 있어요.

씨네 큐브는 백두대관이 떠나고 나면 그저 평범한 영화관이 되어 버리거나 폐관이 될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었습니다. 그런데 3년 정도의 시간이 지난 지금 보면 씨네 코드의 컨셉이 그다지 변한 것 같지는 않습니다.  상영되는 영화의 프로그램의 분위기가 그다지 변하지도 않았고 갤러리 같은 극장 분위기도 그대로입니다. 종종 독립영화를 위한 행사 같은 것도 여전히 열리더군요. 백두대관이 떠난 후엔 줄곧 티캐스트란 회사가 운영을 해오고 있다는군요. 당시 흥국생명과 백두대간 간에 어떠한 일이 생겨서 결별되었는지는 알 수가 없지만 어쨌거나 영화팬의 입장에선 이런 영화관이 그대로 유지되고 있는 것은 참 다행이라고 생각해요. 다음 주 중에 그곳에서 상영하는 '그녀가 떠날 때'를 한번 보러 가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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