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속한 산업화를 겪던 20세기 후반부의 대한민국에서 대부분의  젊은 사람들은 "개천에서 용 날 수 있다" 혹은 "열심히 하면 언젠가는 꼭 성공한다" 라는 성공신화에 

희망을 걸고 살아왔죠.  

하지만 양극화가 심화되면서 2012년의 많은  20대들은 그 성공신화가 점점 신기루처럼 사라져가는 것을 보고 절망하고 분노해 하고 있습니다. 

그 성공신화의 대표적인 인물이라는 사람 자체가 신화의 토대를 무너뜨리며 양극화에 앞장서고 있다는 것도 알고 있는 듯 합니다.

세대 투표가 계급 투표가 되는 순간이죠.  


또 다른 한편에선 20대임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계급에 맞게 충실히 표를 던지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제가 10여년 전에 지방의 한 도시에서 빌딩 하나 소유하고 돈 좀 있다는 집의 고등학생을 과외지도한 적이 있습니다. 

공부나 성공에 대한 의욕이 거의 없는 아이였는데 

제가 대학 입학이 중요하다는 것을 강조할 때마다 그 아이는 자기는 어차피 집안의 장남으로 

부모님 빌딩 물려받아 살아갈 거니깐 좋은 대학 간판으로 대기업에 들어가 뺑이칠 생각이 없다고 하더군요. 

지금 생각해 보면 계급 의식이 나름 뚜렷한 아이였어요. 


유학갈 비용을 벌기 위해서 과외 지도를 여러 군데 하면서

그런 아이들 제법 마주쳤습니다. 지금 그 아이들은 20대 후반 30대 초반 정도 되었겠네요. 

그 성적으로 괜찮은 대학 나와서 빵빵한 스펙으로 괜찮은 월급쟁이가 되었을 것 같지는 않고

아마 부모님 빌딩에서 커피점 프랜차이즈나 하나 운영하면서 살아가고 있지 않을까 합니다.

(사실 친척 중에 그런 사람들 봤습니다. 다니던 회사도 힘들다고 금방 때려치우고 부모님 부동산에 빌붙어 사는 사람들이죠.)


그런 20대, 30대들에겐 복지를 강조하고 부자세금을 올리겠다는 정당 후보에게 투표할 이유가 없죠. 

아주 충실하게 부모님께 물려받은 재산을 지켜주는 당 후보에게 투표했을 겁니다.


재벌가처럼 드드한 재산가들은 아니지만 이렇게 비빌 부동산 한 채라도 있는 젊은 소시민들(?)이 의외로 많더군요. 


예를 하나 더 들자면 학창 시절에 데모도 좀 한 친구가 시집을 좀 괜찮게(?) 가서 결혼과 동시에 시부모님들에게서 서울의 요충지에 

아파트 하나를 선물 받았어요.  노통의 행정 수도 이전에 격렬하게 반대하더군요.  집값 떨어진다는 것이 이유였어요. 


계급 의식이 사실 별거 아니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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