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어공주]의 진짜 결말

2012.05.03 13:36

유로스 조회 수:8651

http://www.koreadaily.com/news/read.asp?art_id=1179453


원작에서 바다로 뛰어든 인어공주는 ‘음악적인 소리로 말하는 투명하고 아름다운 존재들’에게 이끌려 자신도 그런 모습이 되어 하늘로 솟아오른다. 그들은 ‘공기의 딸들’, 즉 바람의 정령(精靈)이었다. 그들은 인어공주가 300년 동안 온갖 생물에게 시원한 바람을 보내주는 일을 하면 불멸의 영혼을 얻어 천국으로 들어갈 것이라고 말해준다. 

그 때문인지 현대의 책과 영화에서는 이 결말이 싹둑 잘리고 인어공주가 처연히 바다에 몸을 던지는 데서 끝나곤 한다.


이해가 가는 일이다. 하지만 그게 옳은지는 좀 더 생각해봐야 할 것 같다. 원작의 결말에는 유럽 민간의 오랜 정령 사상이 반영돼 있고, 또 안데르센이 이 작품의 가제(假題)를 ‘공기의 딸들’이라고 했을 정도로 그 결말을 중시했기 때문이다.


결말에서 ‘불멸의 영혼’ 이야기는 난데없이 나오는 것이 아니다. 현대에는 종종 생략되지만 원작에서 인어공주는 왕자의 사랑뿐만 아니라 그와 결혼하면 얻게 되는 인간의 영혼을 갈구하고 있었다. 물의 정령인 인어는 300년의 수명을 다하면 그냥 물거품이 되는 반면, 인간의 수명은 훨씬 짧지만 불멸의 영혼이 있어 사후에 새로운 차원으로 간다는 소리를 들었기 때문이다.



http://wagnerianwk.blogspot.com/2012/01/blog-post_5137.html


※ 『인어공주』와 세 가지 결말


안데르센은 처음에 인어공주가 물거품이 되어 사라지는 것으로 이야기를 끝냈어요. 그리고 나중에 '공기의 딸들' 대목을 덧붙였는데, 안데르센은 이것이 본디 의도했던 이야기라고도 했어요.


그런데 '착한 아이, 나쁜 아이' 대목은 안데르센이 나중에 또 한 번 이야기를 고치면서 덧붙인 것이에요. 이 대목은 많은 비판을 받았으며, 이를테면 『메리 포핀스』를 쓴 P. L. 트라버스는 이렇게 말했어요. "착한 아이가 되라고 겁주는 빅토리아 시대 교훈적 이야기에서 유래한 […] 이것은 협박 편지입니다. 아이들은 알아요. 그런데 말은 안 하죠."




[운디네] 이야기와 삭제/수정되지 않은 [인어공주] 이야기를 비교해보면 재미있지요.


더 흥미로운 건, 드라마 [시크릿 가든]에 나왔던 비룡소의 [인어공주]도 원작의 결말을 다 살려두고 있다는 것이죠.

[시크릿 가든]의 드라마작가는 왜 진짜 결말 대신 우리가 아는 결말을 썼을까요? 물론 구구절절 설명하기 귀찮아서였을 수도 있겠지만...



제가 가지고 있는 인어공주 책은 밑에 있는 그림책입니다. 


언니들(위의 그림에 있는 인어공주의 다섯 언니들)이 준 칼을 버리고 

스스로 물거품이 되려다가 공기의 정령으로 변신하는 부분이죠.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DJUNA 2023.04.01 25402
공지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엔시블 2019.12.31 43954
공지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DJUNA 2013.01.31 352564
61396 오늘 너무 당연하지만 요즘 시국에선 참 신기하게 느껴지는 대법원 판결이 있었네요. [3] soboo 2012.12.23 2717
61395 대왕의 꿈을 보면서 잡담 [5] 방은따숩고 2012.12.23 1394
61394 전 소위 보수가 진보한테 윤리를 요구하는 게 너무 싫어요 [6] ML 2012.12.23 2318
61393 [짧은 바낭] 박근혜의 국정철학이 토리즘이 된다면, [9] Warlord 2012.12.23 1950
61392 [바낭] 매번 제목 적기 귀찮은 아이돌 잡담입니다 [13] 로이배티 2012.12.23 2988
61391 저희 고모부가 바라본 18대 대선입니다. [4] 어디로가나 2012.12.23 3078
61390 코미디 프로는 자기가 좋아하는 거 보통 하나만 정해서 본다는 데 그게 사실인가요? [9] herbart 2012.12.23 1731
61389 스마스마라는 쇼프로의 위상이? [5] turtlebig 2012.12.24 2122
61388 이번 대선은 야권의 최대 역량을 확인하는 계기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16] 오맹달 2012.12.24 2669
61387 [아이돌바낭] 친구의 친구의 영국인 친구를 만났는데 [3] 빠삐용 2012.12.24 2835
61386 넌 그래서 안 돼! [6] 푸른새벽 2012.12.24 1773
61385 이런 류의 개그를 찾아요 [4] 방은따숩고 2012.12.24 1184
61384 칠광구를 하는군요 [2] 메피스토 2012.12.24 1073
61383 현대카드 광고 좋네요. [6] 푸른새벽 2012.12.24 2365
61382 JYP측 "수지 트위터 성희롱, 사이버수사의뢰속 강력대응" -탐정님 헌정기사 [15] 혼자생각 2012.12.24 5296
61381 새끼고양이 2마리 있습니다. 입양하실 분..? [16] Goo 2012.12.24 3288
61380 이노래 어느 영화에 나온지 아시나요 [5] 가끔영화 2012.12.24 1200
61379 근무 중에 몸이 찌뿌둥하세요? [6] 작은가방 2012.12.24 2184
61378 남편이 문명 하셨습니다. [5] 오사랑 2012.12.24 3596
61377 [혐오] 일베의 피해망상 [14] 오뚝이3분효리 2012.12.24 4435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