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04.20 15:40
전 제 친구(친구라는 게 나이가 동갑이라는 의미가 아니라 정말 친구라는 의미)가 아닌 이상
사회에서 만난 사람이라면 저보다 아무리 나이가 적어도, 저보다 계급(?)이 낮아도
그 사람한테 반말 쓰는 게 너무 불편해요.
한국어의 '친구'라는 단어도 전 솔직히 반감이 많아요. 아니 나이 같으면 무조건 '친구'라고 하는 게 전 이해가 안 돼요.
솔직히 그런 말 하는 사람들 가까이 있으면 문화충격 받아요. '아니 내가 왜 당신이랑 친구야? 나이 같다고? 뭐.. 뭐야 이 사람...' 뭐 이런 식.
어쨌든 전 무조건 경어 써요. 그 누구한테든 비즈니스 관계로 만난 사람이라면.
예전 회사 생활 할 때도 제 밑으로 들어온 사원들한테도 다 경어 썼어요.
이게 전 너무 편한 거예요. 적당히 거리감이 있으면서 상대방이 아무리 지위가 낮아도 존중해 주고, 그 사람도 저를 존중해 주게 되더라고요.
그런 거리감이 전 너무 편했어요.
[수정: 아, 깜빡하고 이 말을 안 썼군요.
전 지금까지 제 후배 혹은 아랫사람이 저한테 말 놓은 적이 단 한 번도 없거든요?
다른 직장 선배한테는 다 말을 놓는 사람도 저한테는 꼬박꼬박 경어를 썼어요.
아무래도 제가 먼저 경어를 쓰면 아랫사람도 따라 쓰는 것 같아요. 직장 후배가 자신한테 반말하는 게 마음에 안 든다면 저처럼 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는 얘기를 하고 싶었는데
까먹고 이 부분을 빼먹었네요.
솔직히 전 아랫사람이 반말 좀 해도 그렇게 기분 나쁠 것 같지는 않아요. 아 참. 생각해 보니, 회사에서 아랫사람인데 그냥 반말 서로 하는 경우가 한 번 있었는데,
그게 굉장히 자연스럽게 누가 먼저 그렇게 했는지 (아마 그 친구가 먼저 반말을 했을 거예요) 기억이 안 나요. 그렇게 그냥 서로 반말 쓴 예외가 딱 한 번 있었네요...
제가 반말을 하는 건 그 친구도 내게 반말을 한다는 전제조건이 붙네요. 으응... 뭐라는 거야;;;
여하간 저 이야기 하려고 쓴 글인데 이 내용을 쏙 빼먹어서 다시 수정해서 집어넣습니다 ;;;;; ]
근데, 너무 괴로운 게... 두 가지 경우가 있는데.
1. 그 아랫사람(?)이 저한테 '왜 말 높이세요? 말 낮추세요.' 이렇게 직접적으로 내 경어 유지 정책에 반기(?)를 드고 내게 대드는(??) 경우
2. 제 3자가 내 경어 사용 정책을 보고 '쟤한테 왜 말 높여? 왜 그래?' 이렇게 딴지 거는 경우.
정말 너무 괴로워요. 2의 경우는 그냥 웃는 얼굴로 대충 둘러댈 수라도 있는데
1의 경우는 도무지 그 후배 얼굴 앞에서 뭐라고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아랫글과 전혀 반대되는 이야기인데, 갑자기 생각나서 적어봐요.
아... 이런 경어 같은 거 없어졌으면 좋겠어요.
이래서 전 도리어 윗사람 대할 때보다 아랫사람 대할 때가 더 피곤해요.
왜 윗사람이 경어 쓰면 기분이 안 좋나요?
제 밑에서 일하던 사람 치고 '말 놓으세요'라고 말 안 한 사람이 없어요. 그 때마다 어색하게... '아... 그... 그래... 그래요...' 이러면서 땀 삐질삐질.
제가 이상한 걸지도 모르겠지만, 전 그게 편하거든요.
생각해 보니, 앞으로는 '아니요. 전 이게 더 편합니다'라고 딱부러지게 말해야 할까 봐요.
...라고 해도, 일단 지금은 백수라서...
빨리 취업이나 먼저 해야하는데. 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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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차피 존대를 쓰는 이유가 상대를 배려해서라고 생각하시면 1번같은 경우는 상대를 배려해서라도 말을 낮추는게 서로의 관계에선 더 나을지도 모르겠네요.
말을 놓는 상황이라는게 항상 강압적인 환경에서 만들어지는건 아니니깐요. 더 친밀도를 높일수 있는 방법으로도 활용되더라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