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눈팅만 하다가 진정 오랜만에 글을 남겨보네요!

(댓글이 아닌 글은 아마 가입인사 이후 처음인듯)


제가 오랜만에 글을 쓰게 된 것은 

지난 주에 어슐러 르귄의 <어둠의 왼손>을 무척 재미있게 읽고

그동안 많은 양의 인터넷 검색질을 하다가, 마침 듀게에서 어둠의 왼손 관련 글을 검색해 보고 무척 반가웠기 때문입니다.

주변에 이 책에 관심이 있는 친구가 없어서, 함께 수다를 나눌 상대가 없어요...-_-

(애초에 소설을 읽는 친구와 지인도 매우 적어졌어요-_-;)

지난 글들과 댓글을 보면서 참 반가웠습니다. 마음으로 저도 뒤늦게 수다를 떤 기분이네요.


제가 <어둠의 왼손>을 구입한 것은 2년이 넘는 것 같아요.

그런데 도무지 앞부분 진도가 안나가서(늘 초반부의 에르가벤 왕의 퍼레이드 장면에서 좌절) 전전긍긍하던 중,

지난 주 문득 책에 손이 가서 인내심으로 읽다가 화자가 바뀌는 장까지 읽고나니, 이게 너무 재밌는거에요! 그 뒤로 광속으로 읽어내려갔습니다.

그렇습니다. 사실 저는 이 책의 SF소설, 또는 작가가 말하는 사고실험적 성격에는 큰 감동을 받지는 않았던 것이지요.


이 부분이 저에겐 그다지 신선하지는 않았어요. 아무래도 1960년대 나온 소설이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화자의 남성/여성에 대한 생각이 오히려 현대 지구인보다 낡은 것 같은 기분도 들었고요.)

제게 인상적이었던 것은 인물들의 관계가 고여있다가, 접촉했다가, 서로 함께 섞여가며 발전했다가...등등의 변화하는 과정이었어요.

결말을 알고 앞 부분을 다시 들추어보니 여기저기 심리적 복선이 깔려있어 더욱 재미있더군요.

인물들의 내면, 혹은 관계에 대해서 구구절절 설명하는 책은 아니었기에, 그 마음들을 짐작해보는 재미가 있었어요.


그렇지만, 작가는 굳이 설명을 하지 않지만, 많이 궁금하지 않나요?

어떻게 겐리 아이는 그 젊은 나이에 지구에서의 삶을 포기하고 에큐멘의 사절이 되어 외계인 사이를 전전하는 것을 선택하게 되었을까?

에스트라벤은 고향을 떠나(ㅠㅠ), 어떠한 과정으로 일국의 총리대신까지 올랐던 것일까? 그에게 권력은 어떠한 것이었을까? 혹은 그의 직전의 연애는? 또, 그 전의 연애는?

이런 인물들의 개인적인 사항 말이에요.

네, 이 소설을 너무 단순한 층위에서 읽고 있는 것 같지만, 그래도 궁금해요. 이 인물들, 참 매력적이지 않나요!ㅠㅠ


작가가 그려낸 사회와, 그 안에서 고군분투하며 살아가는 게센인 한 명, 지구인 한 명, 그리고 그들의 마음과 관계의 이야기가

계속 마음에서 떠나지 않습니다.

바쁜 와중에 잉여적 독서 및 검색질을 하고 있는 셈인데,

그렇지만 나름의 생활상 이익은 있어요. 

"외계인도 이해를 하는데 내가 눈 앞에 있는 이 지구인을 이해하지 못할 일은 없다"라는 생각으로

일을 하는데 있어 마음의 다소의 여유가 생겼달까요. 

이것이 르귄여사가 머리말에서 말하는 "우리 자신이 변한 것을 발견"한다는 것일까요?

저의 마음의 여유가 언제까지 갈지, 알 수 없겠지만요. :)


결국 쏠리는 마음을 잡지 못하고 덜컥 원서를 사버렸습니다! 

읽기 어렵지만, 여튼 한국어 번역본보다 원문이 훨씬 시적이고 아름다운 문장인 것 같다는 기분이 드네요.(제대로 읽지 않았으므로 어디까지나 기분...)

그리고 세렘 하스가 사실은 thㅔ렘 하rth,

누스스가 사실은 누수th 였다는 점은 좀 재밌네요. 어감이 완전 달라요. 


음...여기까지 쓰고 보니 두서없는 바낭성 글이었네요.

그래도 이 책을 시작으로 르귄 여사의 세계를 방문하려고 합니다.

전에 "라비니아"는 읽다가 포기했지만, 혹시 강추하실 작품이 있으시다면 조언 부탁드립니다.-///-

일단 헤인 시리즈는 하나씩 읽어갈 생각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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