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길에 울뻔 했습니다.

2012.04.12 11:20

유빅 조회 수:5145

사실 선거 결과를 보고 좀 황당하기는 했지만, 그리 분노하지도 않았습니다. 

그런데 오늘 아침 출근길에 버스를 타고 가다가 갑자기 울컥했습니다. 울음을 참느라 꽤 힘이 들었습니다.


제 어머니는 대학에서 청소일을 하십니다. 경상도 분이시라 아마 지금까지 모든 선거에서 한나라당을 찍으셨을 겁니다. 아버지를 비롯한 주변 모든 분들이 한나라당을 찍으시니까요. 

그런데 이번 선거에서 어머니는 16번을 찍으셨습니다. 

제가 설득했습니다. 어머니와 똑같이 청소일 하는 분이 국회의원이 될 수 있다고. 그 분이 국회의원이 되면 청소일 하시는 아주머니들 휴게실을 만들어준다 했다고. 도시락 싸다닐 필요없이 식당에서 밥도 드실 수 있다고. 


반신반의하시던 어머니는 이번에는 16번을 찍어보겠노라고 말씀하셨고 그렇게 하셨습니다. 초등학교 밖에 못나온 사람을 누가 찍어주겠냐고 하시면서도, 아들말을 믿고 16번에 소중한 표를 던지셨습니다. 


오늘 새벽 야근을 마치고 돌아왔는데, 안주무시고 기다리시던 어머니가 물었습니다. "16번 어찌됐노" "망했어요. 1%도 안나왔데요" "그래. 그럴 줄 알았다"


다시 눈물이 나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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