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징어와 고래

2012.03.26 09:59

감자쥬스 조회 수:1629

제목과 명성이야 알고 있었지만 별로 관심이 없었어요. 제시 아이젠버그의 초기작 중 주연급 분량의 작품이라길래

챙겨본건데 기대 이상으로 좋았어요. 미국 중산층 해부하는 가정드라마가 워낙 많이 있고 잘 만들어진 작품들도 많아서

보기도 전부터 식상했습니다. 막장 가정의 분열과 해체, 화합 등 다룰게 뻔하잖아요.

오징어와 고래처럼 저예산 영화라면 선댄스 영화풍의 느낌이 날거고.

예상했던 대로 흘러가긴 했지만 강도가 꽤 세네요.

부모의 이혼으로 혼란에 빠진 성장기 형제들의 정신병적인 행동과 예민함에도 아랑곳 하지 않고

자기 하고 싶은대로, 이기적으로 행동하는 부모의 모습이 아무렇지 않게 전개되는것이

꽤 충격적습니다. 장편영화의 최소 분량인 80분짜리 런닝타임으로 속도감 있게 전개되는데

이 작품에 나오는 미국 중산층 부모들은 책임감이 결핍되어 있어요.

그들의 공동양육 방식도 자존심의 한 부분일 뿐 자식들에 대한 걱정이 없죠.

 

이 남자 저 남자 만나는 로라 린니는 그나마 양심이 있지만 제프 다니엘스는 답이 안 나옵니다.

어린 아들이 욕을 입에 달고 사는데도 아무런 제제를 가하지 않아요.

어린 아들은 술을 먹고 공공장소에다 자기의 정액을 발라놓는 미친 행동을 하고

큰 아들은 핑크 플로이드의 곡을 자신이 작곡한것처럼 교내 대회에서 발표했다

걸리자 말도 안 되는 궤변만 늘어놓습니다.

그런데 이 영화는 전반적으로 코미디가 아니라서 이런 묘사들이 이런 류의 타 미국 영화들보다 서늘해요.

로라 린니는 늘 그랬지만 연기 잘 했고 분량은 적어도 안나 파퀸의 되발아진 대학생 연기도 인상에 남습니다.

제시 아이젠버그는 많이 용됐네요. 키도 좀 큰 것 같고. 이 영화 찍을 때 이미 성인이었는데 원래 남자는 23~24살까지

성장하니. 이 영화에서 역시나 너드스럽습니다.

제시 아이젠버그와 제프 다니엘스 하는 짓 보면 욕나오죠.

 

감독의 자전적 얘기를 담은거라는데 그래서 시대 배경이 1986년 입니다. 시대적 배경을 알 수 있을만한 배경 묘사는

거의 없다고 봅니다. 이 작품으로 성공한 감독의 차기작이 니콜 키드만 주연의 마고 앳더 웨딩인데

마고 엣더 웨딩은 오징어와 고래의 여자 버전이라고 하죠. 그 영화가 오징어와 고래 만든 감독의 작품이라고 해서

나름 주목을 받았는데 결과는 그다지. 오징어와 고래 감독이 만든 작품이라고 해서 캐스팅도 좋았지만

전 상당히 별로였어요. 지나치게 선댄스 풍의 영화였다는 생각이에요. 둘 다 런닝타임 짧다는 공통점이 있군요.

별다른 해결 없이 결말이 난다는것도 비슷하고.

차라리 로라 린니를 주인공으로 세워 오징어와 고래 후속편을 만들어도 재밌을듯.

윌리암 볼드윈이 나오는걸 보고 깜짝 놀랐어요. 형처럼 느끼한 매력 활용해서 활동하면 좋을것 같은데 말이죠.

오징어와 고래에서도 자신의 느끼한 매력을 잘 살렸어요.

 

제시 아이젠버그 동생으로 나오는 아역 배우가 피비 케이츠 아들이라고 하네요.

부모의 이혼 소식을 듣고 우는 장면이 기억에 남아요. 이후 탈선하는것을 보면 그 장면이 더 마음이 아프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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