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야구 기록은 비키니를 입은 소녀와 같다. 많은 것을 보여주지만 모든 것을 보여주진 않는다. - 토비 하라

야구를 보는데 숫자가 반드시 필요한건 아니죠. 숫자로 모든것을 파악하리라는 것은 욕심이자 오만이라고 생각합니다. 선수를 숫자로 평가하지 않아도 상관 없습니다. 내가 볼 때 마다 터졌던 선수를 좋게 평가하고 내가 볼 때 마다 삽질했던 선수를 욕하는 것. 좋습니다. 다만 이왕 선수로 숫자로 평가를 할 거라면, 제대로 하는게 좋지 않을까? 이런 생각. 아마 이런 생각들이 일명 세이버매트릭션들의 마음가짐 아닌가 싶습니다

아래쪽엔 타자를 평가하는 여러가지 숫자와 지표들이 나올겁니다. 익숙한 숫자도 낯선 공식도 있을지 모릅니다. 그냥 스킵하셔도 전혀 문제 없습니다. 다만 마지막 문단만 봐 주십사 하는 바램입니다.





1.타율. (Batting Average)

타율은 야구를 숫자로 기록하기 시작한 이래 타자의 공격력을 나타내는 가장 대표적인 지표입니다. 한시즌이 끝난후에 타율 1등인 타자를 타격왕 혹은 수위타자라 칭하는데서도 알 수 있죠.

타율을 구하는 방법은 다음과 같습니다.

타율 = 안타 / 타수 {= 타석 - 희생타 - 볼넷 - 몸에 맞는 공 - 타격방해출루 - 주루방해출루}

2011년 한국프로야구 전체타율은 .265입니다. 타율이 .300이상인 3할타자는 뛰어난 선수로 평가 받고, .250이 안되는 타자는 수비나 주루등의 다른 특기가 없으면 2군행을 걱정해야 합니다.

위에서 보시다시피 볼넷은 애초에 계산대상에서 빠집니다. 타율이 바라보는 공격력에선 볼넷이 타자가 잘해서~라기 보다 투수가 못해서~로 파악하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단타와 홈런은 모두 안타수로는 1개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흔히 말하는 똑딱이가 타율은 낮은 홈런타자보다 높게 평가받을 수 있습니다.





2. 홈런 (Home Run)

야구의 꽃 홈런입니다. 따로 설명할 필요는 없겠죠? 

참고로 역대 한국프로야구 MVP중에서 타자중 87 장효조와 94 이종범을 제외하면 모두 홈런왕이었습니다. (투수는 모두 다승왕이었구요)






3. 타점 (Runs Batted In) 

아래와 같은 규정에 따라 타자가 얻게 되는 점수입니다.

1) 타구를 쳐서 인플레이 중 주자가 득점에 성공하면 주어진다. 홈런을 쳤을 경우 자신도 타자주자로 인정되어 타점과 득점을 동시에 얻는다.

2) 주자 만루에서 볼넷 등의 상황이 나와서 밀어내기로 득점을 얻을 경우 타점으로 간주한다.

3) 더블플레이,에러로 출루 혹은 주자 진루로 득점 성공해도 타점은 주어지지 않는다.

위에서 본 타율, 홈런과 함께 타자를 대표하는 3대 스탯입니다. 세 부분 모두 1등을 하게 되는 경우 타자 트리플 크라운이라며 칭송하곤 하죠. 

하지만 타점이 정말 순수하게 타자의 능력을 평가하는 것인가, (앞선 주자의 출루율 및 주루 능력에 영향을 받지요.) 득점권 타율이라는게 정말 유효한가, ( 득점권 타율은 샘플이 쌓일수록 그냥 타율에 수렴한다고 하죠.) 등등의 이유로 진정 타자의 능력을 평가할 수 있는가? 에 대해선 의문부호가 붙고 있지요. 사실 저도 개인기록으로 타점은 거의 안 봅니다. 팀의 득점은 중시하지만요.






4. 출루율 (On Base Percentage)

이름만봐도 타율보다는 더 직관적으로 알 수 있는 지표죠? 타석에 나왔을때 아웃을 당하지 않고 주자로 진루하는 확률입니다.

출루율을 구하는 방법은 다음과 같습니다.

출루율 =  (안타 + 볼넷 + 몸에 맞는 공) / (타수 + 볼넷 + 몸에 맞는 공 + 희생플라이)

.400이 넘어가면 특급 선수로 평가 받고 .300이 안되면 문제가 있는 겁니다. 작년 한국 프로야구 리그 출루율은 .344였네요.

2000년대 초반 저평가되었던 출루율에 집중해 돌풍을 일으켰던 오클랜드 이야기는 '머니볼'에서 잘 볼 수 있습니다. 요즘은 모든팀이 출루율에 주목하고 높은 출루율의 타자가 예전보다 높은 평가를 받고 있어 돈없는 팀은 또 다른 과소평가된 수치를 찾고 있죠.






5. 장타율 (Slugging Percentage)

위에서도 언급했지만 타율은 단타와 홈런을 구분하지 못합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등장한 스탯이 장타율입니다.

장타율을 구하는 방법은 다음과 같습니다.

장타율 = (단타 수 + 2루타 수*2 + 3루타 수*3 + 홈런 수*4)/타수

즉 한타자가 하나의 타수당 평균 몇개의 베이스를 얻어내는가, 또는 앞선 주자를 밀어내는가를 나타냅니다. 일반적으로 중장거리 거포가 유리한 수치이지만 엄청난 똑딱이가 단타를 많이 때리면 타율낮은 공갈포보다 높은 장타율을 기록하기도 하죠. .500이 넘으면 높다고 볼 수 있습니다. 작년 한국 프로야구 리그 장타율은 .383 이었네요.


위의 다섯가지 지표와 득점, 안타수, 도루 정도가 흔히 순위를 부여하는 스탯이라 볼 수 있습니다. 2010년에 이대호는 도루를 제외하고 7관왕을 달성했죠.






6. OPS (On-base Plus Slugging)

최근들어 많이 대중화된 지표입니다. 아웃당하지 않는 능력지표인 출루율과 본인과 주자들을 진루시키는 능력지표인 장타율을 더한 값이죠. 따로 수상을 하거나 하지는 않지만 많은 사람들이 중시하고 있습니다. 구하는 공식은

OPS =  (안타 + 볼넷 + 몸에 맞는 공) / (타수 + 볼넷 + 몸에 맞는 공 + 희생플라이) + (단타 수 + 2루타 수*2 + 3루타 수*3 + 홈런 수*4)/타수

얼핏 복잡해도 보이지만, 다시 한번 말씀드리건데, 그냥 출루율과 장타율을 더한 값입니다. 출루 능력과 장타 능력을 동시에 볼 수 있다는 점과 계산하기 쉽고 이해하기 쉽다는 장점이 있죠. 흔히 말하는 세이버매트릭스로 가는 시작점으로 보기도 합니다.

단 출루율과 장타율을 1:1로 놓고 본다는 점에서, 정말 두 지표가 동등한 가치를 지니는 건가? 에 대한 의문이 들기도 합니다. 여러 조사에 따르면 출루율의 가치가 2배 가까이 높다는 말이 있죠. 해당내용은 뒤에서 다시 설명할께요.






7. 조정 OPS, OPS+ (On-base Plus Slugging Plus)

오랜 기간 야구를 보다보면 점수가 유독 안나는 시즌이 있는가 하면, 타자들이 유난히 잘나가는 시즌도 있기 마련입니다. 옆나라 프로리그는 유래를 찾기 힘든 투고타저 시기죠. 그렇기 때문에 어떤 타자가 해당 시즌에 리그를 얼마만큼 씹어 먹었나~ 를 판단하는 기준으로 조정 OPS라는 수치를 씁니다.

OPS+ = 100 * ((출루율/리그 출루율 + 장타율/리그장타율) - 1)

리그내에서 딱 평균만큼의 타자는 조정 OPS 100을 기록하게 됩니다. 잘하는 타자는 높고 못하는 타자는 낮죠. 여기에 타자가 뛰었던 구장의 파크 팩터를 추가로 조정 하기도 하지만 여기서는 스킵할께요. 일반 OPS와 마찬가지로 출루율과 장타율에 같은 가치를 부여한다는 점은 문제.






8. GPA (Gross Production Average 혹은 Gleeman Production Average)

위에서 언급했지만 OPS는 .400의 출루율과 .500의 장타율을 지닌 타자와 .300의 출루율과 .600의 장타율을 지닌 타자를 동일하게 보게 됩니다. 세이버매트릭션들의 계산에 따르면 출루율은 장타율보다 1.8배 정도의 가치가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GPA = (1.8 * OBP + SLG) / 4

라는 출루율에 1.8배의 가중치를 준 지표가 나옵니다. 타율과 근접한 값으로 보이도록 4로 나누어 주었습니다.(저 위의 글리만이라는 사람이 4로 나누기 시작했다는데 뭐 확실한건 잘 모르겠어요.) .300이면 잘하는 타자로, .250가 안된다면 못하는 타자로 봐도 좋다는 겁니다. 아무래도 좀 더 타자가 만들어내는 실제 득점을 잘 설명할 수 있으면서도 구하기 어렵지 않은 지표죠. 






9. RC (Runs Created) , RC/27

이제 점점 복잡해지는데요. 세이버매트릭스의 아버지라 할만한 빌 제임스와 주변 사람들이 만들어낸 한 선수의 득점 생산량입니다. 

간단히 말씀드리면  출루 * 진루 / 기회를 통해 타자로서 득점을 얼마나 생산하는지를 보는 겁니다. 

엔하위키의 식을 퍼오자면

A: 안타 + 볼넷 - 도루실패 + 몸에맞는공 - 병살타
B: (1.125 x 단타) + (1.69 x 2루타) + (3.02 x 3루타) + (3.73 x 홈런) + .29 x ( 볼넷-고의4구+사구) + .492 x (희생번트+희생플라이 + 도루) - (0.4 x 삼진)
C: 타수 + 볼넷 + 몸에맞는 공 + 희생번트 + 희생플라이 
RC = {(2.4C+A)*(3C+B)/(9*C)}-0.9*C

위에서 각 숫자들은 해당 공격이 얼마나 득점에 기여하는지를 보여줍니다. 기본적으로는 OPS와 같은 개념이지만 날이 갈수록 계산식이 복잡해지고 있습니다. 통계와 계산에 따라 가중치를 부여하면서 정밀도는 점점 높아지만 딱 보기에도 복잡해 보이죠. 몇년전에 비해 그 주목도가 떨어지고 있습니다.






10. RC/27

RC/27은 단순히 RC값을 27로 나눈게 아닙니다. 한 타자로 1번부터 9번까지를 구성할때 27번의 아웃카운트 동안 몇점을 뽑는게 예상되는가~라는 데서 나온 지표입니다. 해당 식은

RC/27 = 27 * RC / (타수 - 안타 + 도루실패 + 병살타 + 희생타 + 희생플라이)

로 구성됩니다. 만약 12년의 이승엽으로 1번부터 9번까지를 구성한다면 한경기에 11.2점가량을 얻는다는 예측이 나옵니다. 같은팀 최형우로만 구성한다면 1.25점을 얻게 되는걸로 보이네요.

위의 RC는 누적 값인지라 출장수가 많을수록 높은 반면 아래의 RC/27은 비율값인지라 적은 출장수에도 높은 값을 받을수 있죠. RC/27은 그 구하기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그 직관성에 힘입어 최근까지는 많은 주목을 받았었습니다.





11.wOBA (weighted On Base Average), wRAA (weighted Runs Above Average)

최근들어 세이버매트릭션 사이에서 가장 주목하는 타격 스탯입니다. 세이버매트릭스의 신약성서라 할만한 'The Book'(네. 책이름이 '그책')의 첫장에 등장하는 개념인데요. 어쩌면 이 개념을 소개하려고 이 글을 시작했는지도 모릅니다.

타자가 타석에 들어섭니다. 하나의 사건이 펼쳐지죠. 이 사건이 득점에 끼치는 영향을 조사했습니다.

1999년부터 2002년까지 메이저리그의 전체 타석을 조사한 결과 1아웃 주자가 만루인 경우에 기대 점수는 1.650점 입니다. 그런 상황이 1000번 있었다면 1650점 정도가 발생했다는 이야기죠. 

만약 타자가 여기서 홈런을 쳤다면? 4타점이죠. 하지만 홈런을 친 이후 1아웃에 주자가 없는 상태가 되고 이때의 기대점수는 0.297 점입니다. 

즉 1사 만루에서 홈런의 득점가치는 4(실제득점) +  0.297 (홈런 이후의 기대득점) -  1.650 (홈런 이전의 기대득점) 으로 2.647 점으로 볼 수 있는거죠.

이런 계산을 아웃카운트와 주자로 나올수 있는 각 상황에 대입해보면 각 사건들이 얼만큼의 득점가치를 지니는지 볼 수 있습니다. 해당 값은

홈런 : 1.397
3루타 : 1.070
2루타 : 0.776
1루타 : 0.475
에러 : 0.508
몸에 맞는 공 : 0.352
고의사구 제외 볼넷 : 0.323
고의사구 : 0.179
폭투 : 0.266
아웃 : -0.299

타자의 득점 생산력을 구할때 아웃카운트를 당하지 않고 진루하는 경우에 아웃으로 인한 손실만큼을 당하지 않은만큼 그 값을 더해줘야합니다. 그렇다면 홈런의 실제 가치는 1.397(홈런 가치) + 0.299(아웃 당하지 않은 가치) 로 1.696 이 되고 여기에 출루율처럼 볼 수 있도록 1.15라는 임의의 값을 곱해줍니다 그럼 홈런은 1.95란 값이 나오게 되죠. 

좀 어렵나요? 여튼 중요한건 그렇게 각각의 이벤트별로 나온 값을 통해 wOBA를 구합니다. 식은 

 wOBA = (0.72*고의사구 제외 볼넷 + 0.75*사사구 + 0.90*1루타 + 0.92*에러에 의한 출루 + 1.24*2루타 + 1.56*3루타 + 1.95*홈런)/(타석-고의사구)

입니다. 해당 가중치는 매해 조금씩 변화할 수 있지만, 큰 변화는 있지 않습니다. 출루율에 맞춰서 보정했기때문에 출루율처럼 .400이 넘으면 특급 타자이고 .300미만이면 만만한 타자입니다. 그렇게 어렵지 않으면서도 타자의 점수 생산력을 잘 표현한다는 점에서 장점이 있습니다.




12. wRAA (weighted Runs Above Average)

여기서 하나더 나아가 한 타자가 시즌동안 얼마만큼의 점수를 리그 평균 타자에 비해 만들어내었는가를 간단하게 구할 수 있습니다. 그 수치가 wRAA 인데요. 

wRAA = ( wOBA / 리그 wOBA ) / 1.15 * 타석

애초에 wOBA를 출루율 처럼 볼 수 있도록 곱해줬던 1.15를 도로 나눠주는 과정이 필요하죠. 이렇게 하면 한 타자가 평균 타자에 비해 몇점이나 더 생산해 내었는지를 볼 수 있습니다. 

예를 들면 2010년 45경기를 치른 시점까지 이대호 선수의 wOBA 는 .431 리그의 평균 wOBA는 .341이고요. 계산을 통해 나온 wRAA는 15.00 이었습니다. 즉 평균 타자들에 비해 15점을 더 생산했다고 볼 수 있는 거죠.





13. 뭐 위의 타격 스탯들을 정리해본건 제 나름대로 지식 정리도 하고, 혹시 관심이 있으실 분을 위해 정보 전달의 측면이었구요. 

이제 본격적으로 약파는 시간입니다.




야구 잘하게 생긴 얼굴 많기로 소문난 기아에서 가장 야구 못하게 생긴 (하지만 조만간 기아화 될거라 기대되는) 윤완주 선수입니다. 

지난주 넥센전에선 호수비로 팀을 구하고 어젠 바티스타에게 귀중한 적시타를 때렸져~



 

안녕하세요. 기아의 윤완주입니다. 목표는 시즌끝까지 완주~




하트 뿅뿅~



대학시절~



누나 나 졸려여~ 쪽.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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