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부터 고민고민하며 "나도 언제든 틀릴 수 있고, 정보에 따라 상황이 달라질 수도 있지. 누가 옳냐 그르냐는 조건에 따라 다른 것인데 이걸 쉽게 정하는 건 좋지 않아"라던가

"(상대주의에 따라) 세상에 옳고 그름의 기준은 제각각이지만 일단 ~의 보편적 기준으로 따져 나는 #가, 비록 다수의 눈에는 그르다고 보일 진 몰라도 나 스스로는 떳떳하기에 했어"라던가

"(도덕적으로, 상대에게) 그건 나빠! (그리고 그 기준은 나 자신에게도 적용할거야)"

"~가 @#$%@를 내게 했는데 난 그게 @$@!한 이유로 나쁘다고 생각해서 ^$라고 했어. 그 와중 @%@#은 비록 내가 잘못하긴 했지만 난 상대에게 @#$@에 대해 사과를 받고 싶어"

  

...등의 포지션을 잡아버리면, 사는 게 피곤해질 수 밖에 없다는 생각이 문득 들더라구요

자기 자신의 행동에 제약을 타인보다 많이 걸게 되는 것은 물론, 그것만이라면 상관 없습니다만

조금이라도 삐끗한 순간 타인의 (예상치 못하게, 스스로 생각하기엔 과도하다고 여겨지는)비난까지 감수해야하는 경우가 매우 많이 생기니까요.

그리고 이런 경우엔 본인 뜻을 관철시키는데 일단 자기검열하고, 타인의 검열을 받고, 때론 감정적인 방해에 다시 한 번 서로 검열하고 뭐 하고... 시간이 많이 걸리죠. 힘들고. 불편해요.

게다가 의외로 이런 스타일 좋아하는 사람들 나이 먹을수록 점점 더 줄어드는 것 같더라구요. '그냥 까라면 까가 편해... (서열에 따라)뭐 그럴 수도 있지... '제 착각일까요. (진심 제 착각이었으면 좋겠음...)

 그러므로 이런 생각이나 포지션은 굳이 그러고 싶다면, 그냥 본인 혼자 속으로만 간직하고 밖으로 연출하는 모습은 좀 계산적일 필요가 있는 것 같습니다.

 

 

 

 

 

차라리 살아가는 데 있어선 목소리 볼륨 좀 키우고 어처구니 없는 소리라도 뻔뻔하게 지르고, 타인에게 피해를 끼쳐도 그게 피해라고 생각은 말고 상대가 뭐라 그러면 "뭐? 장난인데 왜 그래~"라는 식으로 넘기고

상대고 뭐라뭐라 하면 "별것도 아닌 거 가지고 뭘 그래"라는 식으로 넘기고 자신이 알고 있거나 경험한 사실은 상황에 맞춰, 자신에게 유리한 방향으로만 말을 하는 그런 새누리당 스타일로 사는 게 훨씬 편한 것 같습니다.  무엇보다도 그런 타입이 잘못했을 때 그거에 피해받은 사람이 뭐라할때 걍 걔가 "응?? 나 원래 그런데???몰랐냐??ㅋㅋㅋ"라고 하면 상대도 할 말이 없어짐...

 

문득 여왕벌처럼 굴곤 했던 제 인생의 최악의 또라이가 떠오르며 그런 생각이 굳어지고 있어요. 걘 제가 지금까지 본 모든 사람들 중에서 최악의 조울증에 최고 민폐였는데, 어쨌든 그런 스스로의 행동을 개그 소재로 삼고 주변에 몇번이고 인식을 시키다보니 그래서인지 (아님 서로 부딪치면 귀찮고 피곤해지겠단 인상이 많이 퍼져서인지) 걜 건드는 애는 없었거든요. 뭐 해달라고 하면 조금 부당해도 그냥들 다 해주고. 비록 걜 좋아하는 애도 그닥 없었지만 뭐 사회생활에 그런 사람이 굳이 필요한가요. 그냥 남들이 본인 건들지 않고 평소 적당히 하자는 대로 협조만 해준다면 그걸로도 사회생활은 충분히 잘하는 것이죠. 그리고 어쨌든 사람들 사이에서 중요한 건 '그 사람이 유해한가 무해한가'라기 보단 '인지도/익숙함'의 정도...라고 봐서요. 못되먹은것도 흔하고 익숙한 스타일이면 '아 쟨 그런 스타일'이라는 식으로 그럭저럭 편하게 보고 넘기기 마련이죠. 전 보통들 누구 뒷담깔때 진짜 하고 싶은 욕을 하기 보단 약간의 진심+ '클리셰로 굳어진 욕'을 하는 것도 그런 이유라고 봐요. 조금쯤(그러니까 이 '조금쯤'의 기준이 애매하다능... 유혈사태만 안나면 나머진 OK부터 해서) 못되먹어도 기본적으로, 제 경험상, 대부분의 사람들은 '쟤 착한척 해'보단 차라리 '쟤 싸가지 없어'를 더 낫게 보기도 하고요. 조금쯤 싸가지없으면 뭐 어때 '퍼주는 스타일'이라거나 '종종 잘해줌'이라는 식으로 어필하면 그걸로 땡인데요

 

 

 

한줄요약: 평소 조용하거나 잘해주다가도 한 번 못해주면 '사실은 갳ㄴㄹ'고 / 평소 못되먹어도 시끌시끌 지내다 한 번 착하면 '사실은 착한사람'

=_=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DJUNA 2023.04.01 25394
공지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엔시블 2019.12.31 43946
공지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DJUNA 2013.01.31 352543
61195 이것이 체스 대회인가 미녀 경연 대회인가... [3] 흐흐흐 2012.12.26 3829
61194 영화 "타워" 괜찮나요? [4] espiritu 2012.12.26 2300
61193 아무리 생각해도 진보진영에 답이 없지 않나요?... [3] 도야지 2012.12.26 2035
61192 대선 끝난 후 묵은 나꼼수를 들으면서... [4] 도야지 2012.12.26 2307
61191 참을 수 없는 촌스러움 살구 2012.12.26 1523
61190 나는 아빠다 [딴지일보] [1] 흐흐흐 2012.12.26 2683
61189 강남스타일 오페라 [8] Aem 2012.12.26 2620
61188 듣고 가장 놀랬던 노무현 싫어하는 이유. 집값. [7] 캐스윈드 2012.12.26 4075
61187 서울 노원,성북구 근처 치과 추천 부탁드려요/안드로이드 한컴 오피스 깔았어요 [4] 방은따숩고 2012.12.26 2135
61186 소소한 벼룩 몇가지입니다. [7] ikywg 2012.12.26 2227
61185 일본의 연쇄살인범 [8] Le Rhig 2012.12.26 4741
61184 사일런트 힐 재밌지 않았나요 [6] 가끔영화 2012.12.26 1646
61183 [개그 주의] 자칭 "백수의 왕"이 친절하게 알려주는 밴드 멤버 쓰러뜨리는 방법 [10] loving_rabbit 2012.12.27 2008
61182 또 한분의 노동자께서 돌아가셨어요 [13] amenic 2012.12.27 2957
» 바낭/그러고보면 생활도 정치처럼 처음부터 비상식으로 포지셔닝하는 쪽이 빠르고 편합니다 [3] dlraud1 2012.12.27 1886
61180 [직딩휴가]12/29~1/2 뭐하고 쉬면 좋을까요? [2] at the most 2012.12.27 1551
61179 답답했던 스크린, 레 미제라블. [3] 스위트블랙 2012.12.27 1782
61178 [바낭]아이폰5 개통하신 듀게님들 계실까요? [9] 핑퐁 2012.12.27 2158
61177 만화잡지 가져가실 분? [2] 해삼너구리 2012.12.27 1081
61176 엔드 오브 왓치를 보고... 시민1 2012.12.27 746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