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함/인간미를 강요하는 듀게

2013.02.02 01:27

applegreent 조회 수:9562

저도 듀게에 글을 자주 올리는 사람은 아닌데

요즘 듀게 분위기를 보면 이질감이 크게 느껴져서 이렇게 글을 쓰게 되네요.(월급 도둑질 ㅡㅡ)

저도 듀게에 온 게 10년 정도 된 것 같은데

처음 듀게를 좋아하게된 이유는

논리에 맞지만 싸가지가 없기 때문에 다른 데서는 할 수 없는 말을 여기서는 해도 될 것 같은 그런 분위기 때문이었습니다.

요새 분위기가 좀 바뀐 것 같긴 했어도 다정다감한 분위기와 싸가지/독설스러운 분위기가 함께 존중 받으면서 존재하는 분위기라고 생각했는데

요 며칠 분위기를 보니 요즘의 듀게는 그런 듀게가 아닌 것 같아요.

고민을 호소하는 글이 올라오면

10이면 10 모두 토닥 토닥, 이 또한 지나가리라 류의 댓글들이고,

같은 글이 주기적으로 계속 계속 올라와도 역시 토닥 토닥 댓글이예요.

가끔 저는 이 정도면 게시판에서 징징대는 것도 정도가 있지 않나

왜 문제 해결을 안하고 징징대기만 하는지(징징댄다는 표현이 마음에 안드실 분들 많을 거 압니다.) 정말 답답한데

그래도 그렇게 말하면 싸가지가 없을 것이기 때문에 그냥 안하고 맙니다. 

예전 같으면 누구 한명쯤은 좀 독설스럽지만, 통찰력있는 댓글을 올려주셨을 것 같기도 하고 그래도 욕을 먹지는 않았을 것 같은데 말이죠. 

또 감성이 뚝뚝 묻어나고 인간적인 글에는 글 쓴이의 뜻에 조금만 어긋나는 댓글이 올라와도 다른 사람들이 싫어하더군요.

그런 글들이 정말 줄줄이 올라올 시기가 있었는데 모두 단체로 초콜렛 중독이라도 걸렸나 싶었던 적도 있었어요 ㅡㅡ

하여튼 그래서 저는 그런 글을 아예 스킵합니다. 글 자체는 저도 좋아하지만 모두 합심해서 조금의 반론도 허용하지 않는다니 뭔가 무서워서요.


몇페이지 전에 지나간 글 중에 아기를 '섹스를 해서 생겨난 결과물인 짐승(정확히는 기억나지 않지만 비슷합니다)'이라고 표현했다고 굉장히 모욕을 받으신 분이 계셨는데 

저는 그런 표현을 스스럼없이 하고 그래도 매도를 당하지 않는 듀게가 그리워요.

물론 그런 듀게가 정말 있었는지 모든 게 저의 과거에 대한 향수인지는 알 수 없지만요.


참고로 저는 존재감없는 유저고 또 주로 다른 시간대에 눈팅을 하는 유저라서

뭐 공격을 많이 받아도 탈퇴를 하거나 그러지는 않을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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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생각보다 감정을 많이 건드리는 글이었나봅니다.

늦은 시간이라 이렇게 많은 댓글을 기대하지 않았어요.

댓글을 읽다보니 아무래도 제가 글을 잘못써서

독설이 좋다, 싸가지 좀 없어줬으면. 제가 원하는게 이런 거라고 생각하시나본데

그건 아닙니다.

독설에도 불구하고, 통찰력있는 댓글이 좋다는 거지

독설이라 좋다는게 아니예요.

싸가지라는 건 일반적으로 한국에서는 반드시 지켜야 할 예의 그렇지만 저는 불합리하다고 생각하는 것.

아래에도 썼지만 나이로 인한 상하관계, 선후배 사이에서의 상하관계, 부모/자식 간의 상하관계,

국가와 민족, 민족주의를 논할 때. 이럴 때 당연시되는 애국심 이런 것을 생각하고 말한 거예요.

그리고 징징댄다는 거. 같은 내용으로 두 세번 정도 글 쓰신 분들한테 하는 얘기가 아니라 

올릴 때마다 올리는 글의 내용이 항상 같은 분들을 생각하고 한 거라

미안하지만 저는 해당되지 않아요 ㅡㅡ 

제가 분위기가 달라졌다라고 느낀 건 실제가 아닐 수도 있어요.

모든 사람이 그렇게 변한게 아니고

갑자기 유독 활동이 도드라지게 많은 유저 그래서 글에 대한 노출이 많은 유저에 대한 반응 때문에 그렇게 생각한 걸 수도 있어요.


아무튼 이제는 일하러 가야 겠네요.

모두 좋은 밤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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