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심한 저녁이네요. 저녁밥상 거나하게 차리고 설거지까지 하고 나면 하루 일과 끝, 그리고 밀려오는 허무함..

오늘 게시판에 수영 재밌다는 분이 계시던데, 마침 아는 분도 수영 또(?) 배우기 시작하셨다고 해서 괜히 수영얘기가 하고 싶어져서 쓰는 바낭입니다.

 

듀게에도 수영 좋아하시는 분 & 오래하신분 많을거라 생각해요.

저도 1년 6개월정도 하다가 임신크리(...)로 강제 끊김 당하고 난뒤 안하고 있어요.

하지만 늘 그 아련한 락스냄새가 그립습니다. 킁킁.

 

수영 첨 배우시는 분들 중 엄청나게 재밌어하시는 분들이 유독 다른 운동에 비해 많은거 같은데, 그래도 수영도 운동이라 1차 멘붕이 오긴 옵니다.

저의 경우에는 발차기, 음파, 팔돌리기 전부 괜찮았는데 이제 킥판떼고 자유형 시작하니까 호흡과 저질체력의 어택으로 멘붕이 제대로 오더라구요.

25미터 가는게 지옥가는 길보다 길게 느껴집니다. 숨은 턱까지 차는데 고개는 안돌아가 물만 꼬록꼬록.

이때부터 같이 수강신청해서 한달 꾸준히 다시던 분들 한분...두분 자취를 감춥니다.

초보 1레인반인데 2레인 상급반들보다 더 심하게 헉헉 대며 오들거리는 다리로 수영장을 거의 기어나오다 시피 하는 나날들...

또 제 생각인데 요 위기만 극복 잘 하면 장기적으로 배울 수 있게 된다고 봅니다.

여기서 많이 좌절하고 수영장 보기를 돌같이 하며 뒤돌아 내빼는 분들이 많지요.

 

그 후로는 이제 자유형도 하고, 남 옆에 반 분들처럼 팔도 간지나게 꺽는법도 가르쳐주고, 배영은 막 쉬는 시간 같고 그런 때가 옵니다.

 

허나 2차 멘붕의 습격...평영 발차기 입니다.

이건 두 부류로 나뉘는데 물만난 개구리마냥 영장을 휘젖는 분들이 계신가하면, 저처럼 아무리 발버둥쳐도 30센티 가기가 힘들어 레인줄을 잡고 강사의 째려봄을 감수해야되는 분들이 계십니다.

다만 이 멘붕은 격한 연습으로 쉽게 극복 가능하다는거!!

저는 수요일 토요일마다 자유수영 나와서 초보레인에서 혼자 킥판잡고 평영 발차기만 10바퀴 돌고 그랬습니다. 독한 것...

 

아 초보분들 조심하세요! 저 평영배우다가 옆레인 아줌마 심하게 발로 차서 입원시킨 경력 있습....ㅠㅠ 옆레인분들 조심하세요! 고소미 먹을지도 몰라요!

 

그 다음엔 접영을 배우게 되는데 여긴 3차 멘붕이라고 할 순 없습니다.

왜냐면 대부분의 분들이 겪는 phase에 가깝기 때문 ㅋㅋㅋ

접영의 기본은 웨이브인데 아시죠? 물고기처럼 꿀렁꿀렁~~~춤출때 하는걸 물속에서 해야됩니다.

다들 엄청나게 재밌어 하지만 마음따라 몸이 쉽사리 움직이는 분들은 드뭅니다.

마음은 이미 돌고래~꿀렁꿀렁~

헌데 몸은....코에서 물줄기만 주구장창 뿜어내는 바다사자의 모습...? 이랄까..

 

남자분들이 흔히 더 힘들어하시는데요, 아무래도 여자분들 보다는 유연성이 좀 떨어져서 겠지요.

이런 분들이 나중에 익숙해 지시면 웨이브 따윈 없는 파워접영 구사하십니다.

물밖에서 보면 진짜 엄청 전투적이에요...호전적인 영법...이랄까. 물도 엄청 튀겨요.

 

이렇게 대부분의 영법을 마스터하고 이제 체력도 저질에서 벗어났다 싶어 자신감이 솟구 칠 때쯤이면 슬럼프가 옵니다.

본인이 구사하는 영법에서의 약점들이 극복이 잘 안됄 때가 온거지요.

누군가는 자유형에서 숨쉬기가 안되기도, 누군가는 평영이 속도가 너무 느리기도, 누군가는 접영을 할 때마다 3.1운동의 재현이 되는게 문제이기도 합니다.

이것을 극복시켜주는 강사를 만났다면 당신은 매우 운이 좋은 분인거에요.

 

저는 이런 강사분 만나봤습니다. 제가 가진 모~~든 단점과 문제의 원인을 쏙 쏙!! 짚어서 지적하시고 고쳐주시는데 진짜 강사느님 만난 기분이었어요.

매일 갈 때마다 님은 이게 문제에요! 그러니까 이렇게 해보세요! 라고 하시는데 그 말씀대로만 따라하면 단 한번의 시도만으로 제 단점이 고쳐지는게 느껴졌습니다.

일예로 제가 접영 웨이브 할 때 물밖으로 고개를 많이 못내밀어 호흡이 딸리는 편이었는데, 그 누구도 이 단점을 고칠 방법을 제시를 못했었어요.

근데 이분 반에 들어간 첫날 뙇! 님 웨이브할 때 너무 딱딱함. 그리고 다리 딱 붙이고 물 타넘을 때 무조건 힘써서 씨게만 할려고 하지 말고 구렁이 담타넘듯, 처녀 달래듯이(?) 배와 엉덩이를 부드럽게! 힘주지 말고! 고렇게 해보세요! 이러시더니

그분 말대로 했더니 이럴수가? 그 동안 내가 한 접영은 뭐였지....싶은게 새 세상이 보이더군요....핡!

그후로 접영이 두렵지 않았어요 ㅠㅠ 눈물 날 정도로 기쁘더라구요.

근데 너무 심하게 빡씨게 운동시키는 분이시라 애엄마였던 제가 체력 딸려 3달만에 때리치게 만든 분....이셨기도 ㅠㅠ 보고싶네요. 그 강사분.

그분 밑에서 배우는 동안 제가 극복 못한 단점이 딱 하나 있는데.......바로 팔근육이 없어서 자유형할 때 물을 미는 힘이 약해서 속력이 안나는 겁니다.

아 진짜 이거 어떡해야 하죠.

진짜 장롱문짝에 고무밴드라도 달고 맨날 당겨야 하나 봅니다. 아직도 느려터졌어요. 에잉.

혹시 듀게 물개분 중에서 저에게 조언 주실 분이라도???ㅎㅎ

 

아 뭐이리 긴 바이트낭비를....하하.

아무튼 듀게 수영매니아분들 얼른 커밍아웃 해보세요!! 조인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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