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03.10 15:13
예전부터 늘 느끼던 바지만 이번에 야왕에서 차화연 연기하는거 보면
정말 이 분은 타고난 배우라는 생각이 들어요. 어쩜 이렇게 연기를 맛깔스럽게 잘 하고
단순한 악녀 배역을 복잡미묘한 감정을 담아 살려내는지 볼 때마다 감탄합니다.
그렇게 오랫동안 활동을 안 하다 누구의 엄마 역이나 할 수 있는 나이에 이르러 겨우 복귀를 해서
배역 선택폭이 좁았는데 그걸 이겨냈어요.
다양한 작품에서 다양한 역을 신나게 하더라고요. 그래서 천상 배우구나, 싶어요.
잘 하는 배우들은 아무리 활동을 쉬고 딴데 있다가 몇십년, 몇년만에 나와도 감을 금방 잡고
더 잘 하나 봅니다. 고현정도 봄날에 나왔을 때 연기가 너무 자연스러워서 10년 동안 연기 연습 한거 아니냐는 얘기가 있을 정도였죠.
힘내요 미스터 김은 뻔한 출생의 비밀이 들어 있는 전형적인 kbs일일극인데 그래도 꽤 재미가 있어요.
요즘은 김혜선과 이정길이 딴 여자한테서 낳은 자식인 양진우의 관계망이 더 흥미롭게 전개되고 있습니다.
서로 적대적인 모자 관계고 만날 대결하고 심리전을 펼치는데 이 구도가 예측 가능한데도 흥미진진해요. 긴장감도 있고.
지난 주엔 양진우가 김혜선의 버린 아들이 김동완이라는걸 김혜선한테 직접 말해서 협박하는 부분이 나왔죠.
남편이 딴 여자한테서 낳은 자식이라는것 때문에 눈에 가시로 생각하고 짓밟아 버리려는 김혜선의 성격은
빙점이 생각나기도 하고 어머니에 대한 사랑이 그리우면서도 계모가 자신을 미워한다는것에 절망하고 반항하고 술수를 쓰는
양진우의 캐릭터도 복합적이에요.
이 둘이 나오면 재미있는데 이우경으로 나오는 왕지혜는 얼굴에 손을 너무 많이 대서 화면에만 잡히면 도통 집중이 안 돼요.
최정원은 배역이 중간에 떠 버려서 서브 주연급으로 출연하고 있음에도 요즘은 완전 쩌리 신세.
나이대가 살짝 다르긴 하지만 비슷한 경력의 유지인이 소품으로서의 엄마 외에 딱히 어울리는 자리가 없고(그보다는 나은 역할로 나오지만 의리 캐스팅이라고 밖에는 못 하겠어요) 금보라가 이미지를 완전히 바꾼 푼수 캐릭터로 살아 남을 걸 보면 차화연이 대단해 보여요.
왕지혜 얼굴을 인지한 게 이 드라마에서라 얼굴이 어떻게 바뀐 건지 모르겠네요. 얼굴이 잘 안 움직인다는 생각은 했어요. 최정원 캐릭터가 참 설득력 있는 진상이네 싶다가 요새 소품으로 전락했더군요.
이 드라마의 인물들은 의외로 설득력 있게 움직여요. 가장 이해 안 되는 인물은 딸의 뒤통수를 그런 식으로친 양진우를 계속 딸과 만나게 두고 회사에서도 써주는 왕지혜 아버지입니다. 자식이라면 물불 안 가리는 냉정한 캐릭터로 나오는데 말이죠.
저는 양진우 이정길 부자가 나오면 덤앤더머 보는 것 같더군요. 드라마에선 주로 모녀간에 많이 보이던 모자란 악당 캐릭터를 부자로 옮겨 놓으니 재밌어요. 특히 이정길은 그냥 하는 일이 없습니다. 이 사람들이 잘 쓰는 '엄마''니 엄마'라는 표현도 굉장히 염치 없어 보이고요. 내 자식이니까 내 배우자의 자식이기도 하다는 자기 중심성이 보여서 말이죠. 아들 입장에선 엄마 맞는데 애비가 하도 저러니 아들까지 같이 꼴보기 싫어요.
양진우 캐릭터는 전 좀 아쉬워요. 뭔가 배경을 잔뜩 넣어줘서 쟤가 저러는 이유를 부여하려 한 건까진 알겠는데 도통 매력도 없고 악당이라긴 너무 찌길거리고 찌질거리고 사소하게 돼먹지 못하고. 어디 하나 정 붙일 데가 없어요. 좀 꽃미남이었으면 자동 보정으로 이입 잘 되는 캐릭터가 됐을지는 모르겠지만 모든 죄를 덮을 만한 외모도 아니고요.외모보다는 코디한테 문제가 있는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