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그레이는 지난 달 '하찮은 인간, 호모라피엔스' ( http://djuna.cine21.com/xe/5564560 )를 통해 알게 되었습니다. 

여전히 제게는 벅차다는 느낌으로 50~60% 정도 소화가 되는 듯 하지만 이 분의 글은 상당히 매혹적입니다. 

남은 이 분의 책도 기쁘게 기대해보며, 두 번, 세 번 더 읽을 날 역시 기다립니다. 


1.

다윈에 의해 인간은 그냥 우연에 의해 진화(진화속에는 절대 진보의 개념, 더 나아진다는 것은 없습니다.) 할 뿐이며,

다른 동물들과 하등 다를게 없다는 사실이 세상에 퍼져나가며 동시대인들은 큰 충격속에 빠집니다. 


영국의 지식인들은 '과학'을 통하여 내세를 증명함으로서 불멸에 다가가려 했고 (1장인데 이 부분은 조금 지루하긴 합니다.)

러시아의 볼셰비키들은 위대한 인간들을 불멸화 시키며 '나머지'들을 제거하려 합니다. (길티 플래져. 구 소련의 끔찍한 학살 부분이라 재미(?)있게 읽힙니다.)


존 그레이는 당대의 엘리트, 천재들의 놀랍도록 치열하고 과학적인 접근들을 나열해주며

현재의 시선으로서는 얼마나 한심하고 어이없는 행태들이었는지를 보여줍니다.

진보가 우리를 구원해 줄 것이라는 생각은 또다른 종교라고 생각합니다. 


2.

결론적으로 존 그레이는 말합니다. 

죽음을 피하거나, 싸우려거나, 두려워 말라고 말합니다. 

현세의 많은 문제가 죽음에 대한 우리의 자세때문이라 말하는 듯 합니다.  


홀바인의 판화 "죽음의 무도"에서와 비슷하지만 죽음이 가진 힘은 달랐다. 

홀바인의 작품에서 죽음은 초대받지 않은 손님이어서 그의 등장은 공포와 절망을 일으킨다. 하지만 여기에서 죽음은 

영리한 사람이 피해야 할 함정이 아니다. 여기에서 사람들은 백 살까지 살기를 원하지 않고 삶이 5백년 지속되기를 바라지도 않는다. 

여기에서는 아무도 50세에 머리나 수염을 염색하지 않을 것이다. 몸을 만들기 위해 아침마다 체조와 근육운동을 하지도 않을 것이다. 

이곳에서 죽음은 친구들과의 식탁에서 환영받는 손님이다. 사랑하는 사람의 침대 구석에 죽음이 있을 때, 죽음은 그들이 더 열정적으로 포옹하도록 북돋워 줄 뿐이다. 


여기에서 사람들은 코를 막기 보다는 부패의 냄새를 받아들였다. 

그들은 스스로 결론을 냈고, 삶을 더 열정적으로, 더 욕심 부려가며, 그러나 더 조용하게 산다. 

그들은 죽음에 맞서서 싸우려 하지 않는다. 질 수 밖에 없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죽음과 화해할 필요도 없다. 죽음과 싸워본 적이 없으니 말이다. 

그리고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기 때문에, 의사가 하얀 거짓말을 해 주기를 바라지 않는다. 

젊은이들은 죽음을 용감하게 눈 앞에서 바라본다. 늙은이들은 무덤을 향해 천천히, 그러나 위엄 있게 걸어간다. 

마치 죽음이 편히 쉴 수 있는 안락의자인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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