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d Dawn]

이야기 설정 자체부터 아주 많이 황당한 것도 그렇지만(원래는 북한군이 아니라 중국군이었다지만 그래도 여전히 황당무계합니다) 그걸 봐준다고 해도 잘 만든 영화도 아닙니다. (*1/2)




[스토커]

18세 소녀 인디아 스토커는 생일날 갑작스럽게 아버지를 교통사고로 잃었는데, 아버지와 꽤나 가까웠던 그녀가 이 일로 영 마음이 편치 않을 찰나에 그녀의 삼촌 찰리가 장례식 날 등장합니다. 그녀의 어머니 에블린이나 인디아나 그에 대해선 일 때문에 해외에서 자주 돌아다녔다는 것 외엔 그다지 잘 알지 못하지만, 곧 찰리는 그들 곁에 자리를 잡아 가아가고 그런 동안 이들 사이에서 서서히 불안한 기운이 감돌기 시작합니다. 웬트워스 밀러의 각본은 대사나 줄거리 등 여러 면들에서 흠이 많은 편이지만, 박찬욱은 이 결점들을 그만의 개성과 배우들의 좋은 연기들로 보완하고(미아 바시코프스카와 매튜 굿이 가장 좋은 가운데 니콜 키드만도 좀 낭비된 감이 들지만 괜찮습니다), 고딕 멜로드라마와 괴팍한 성장 드라마의 엇갈린 결합으로써 영화는 재미있습니다. 아쉬운 점들은 있지만, 박찬욱의 스타일이 영어권 영화로 잘 옮겨질 수 있다는 걸 보여 준 것만으로도 충분합니다. (***)




[잭 더 자이언트 킬러]

대체적으로 미적지근한 반응을 얻고 있는 브라이언 싱어의 신작 [잭 더 자이언트 킬러]는 생각보다 괜찮게 볼 수 있는 영화였습니다. 동화들을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영화들로 재해석하는 게 유행인 이 시점에서 뭔가 색다른 걸 보여 주지 않지만, 판타지 영화로써 [잭 더 자이언트 킬러]는 그 쑥쑥 자라는 콩나무 그리고 그 지저분한 거인들을 비롯한 여러 볼거리들을 관객들에게 잘 제공하는 편입니다. 단순하고 뻔하게 돌아가는 동안 이야기는 결국 CGI 액션으로 마무리되지만, 전반적으로 심심하지 않게 볼 수 있었고, 주연들보다 더 재미 보는 듯한 유안 맥그리거와 스탠리 투치의 조연 연기들도 즐길 만 합니다. (**1/2)  




[누구의 딸도 아닌 해원]

요즘 들어 해원에겐 일상이 좀 힘들어집니다. 이혼한 어머니가 오빠가 살고 있는 캐나다로 곧 건너가 살 것이고, 관계가 정리된 듯 싶었던 그녀와 그녀의 교수 간의 관계엔 아직 감정이 남아 있거든요. 익숙한 소재들을 갖고 익숙한 영역에서 이야기를 굴리고 변주하는 홍상수의 신작 [누구의 딸도 아닌 해원]은 전작인 [북촌 방향][다른 나라에서]에서의 재미에 비해 한 두 단계 떨어지는 편이지만, 영화는 여전히 재미있는 볼거리이고 정은채의 매력적인 연기도 좋습니다. 결국에 가서 우린 해원에 대해 몇몇 가지들만 빼곤 그리 잘 알지 못한 가운데 영화는 끝나고, 그녀의 인생은 여전히 빙빙 맴도는 것 같지만, 그녀는 괜찮을 것 같습니다. (***)  




 [오즈 그레이트 앤 파워풀]

 [오즈 그레이트 앤 파워풀]은 외관이야 보기 좋지만 정작 내용물은 그리 좋지 않습니다. 영화는 [오즈의 마법사]의 사기꾼 마술사가 어떻게 오즈에 굴러들어 왔는지 그리고 어떻게 위대하고 강력한 마법사로 자신을 포장하게 되었는지에 대해 이야기를 하려고 합니다. 캔자스의 한 서커스 극단에서 평범한 마술사로 일하고 있던 오스카 딕스는 여자문제로 황급히 열기구 타고 도망치다가 회오리바람에 휩쓸려 오즈에 오게 되었는데, 곧바로 그와 마주친 마녀 테오도라는 그가 예언된 오즈의 구원자라고 믿어서 그를 에메랄드 시티로 데려오고 그리하여 그의 모험이 시작되지요. 영화의 시작은 일단 괜찮은데, [오즈의 마법사]처럼 도입부를 흑백필름으로 보여주는 것도 마음에 들었고 CGI로 화려하게 그려진 오즈도 꽤 인상적입니다. 하지만 정작 오즈와 그를 둘러싼 세 마녀들의 이야기는 별로 만족스럽지 않습니다. 이미 결말은 정해져 있는 것도 그런데 결말에 맞추기 위해서 드라마가 억지로 전개된 티가 많이 나고 여기에다가 캐릭터들 존재감도 부족합니다(그러니 배우들은 보기 좋지만 낭비된 감이 많이 듭니다). 후반부에서 어느 정도 중심을 잡으니 전반적으로 괜찮게 봤지만, 개인적으로 전 [오즈의 마법사]나 다시 보고 싶습니다. 아니면 더 재미있는 세 마녀들이 한 남자를 둘러싼 [이스트윅의 마녀들]을 보든가요. (**1/2)  




[체이싱 매버릭스] 

  실화를 바탕으로 했다지만 [체이싱 매버릭스]는 아주 전형적인 성장담입니다. 캘리포니아 주 해변 마을에서 그리 모범적이지 않은 어머니와 함께 사는 어린 소년 제이 모리아티는 어릴 때부터 파도치는 광경에 매료되었고 당연히 그는 서핑에 많은 관심을 보입니다. 우연히 만난 동네 서퍼 프로스티를 통해 서핑을 배우기 시작한 그는 몇 년 후 상당한 실력을 가진 십대로 성장하는데, 정말 큰 파도를 타고 싶다는 열망을 지닌 제이는 경험 많은 전문가인 프로스티에게 한 수 가르쳐 달라고 하고, 그를 아들처럼 아끼는 프로스티는 제이가 걱정됨에도 불구 마지못해 승낙합니다. 영화는 이런 부류의 영화들에서 볼 수 있는 전형적인 캐릭터들로 바글바글하고 이야기도 장르 공식을 그대로 따라가지만, 배우들의 좋은 연기 그리고 진짜 실감나는 파도 장면들은 그런 결점들을 상당 수준에서 상쇄합니다. 커티스 핸슨 그리고 건강 사정 상 하차한 핸슨의 뒤를 맡아 제작을 마무리한 마이클 앱티드가 참여한 영화치곤 평범한 기성품이지만, 여름 때 다시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영화엔 상쾌한 기분이 듭니다. (**1/2) 

  

P.S.

 엘리자베스 슈가 주인공의 어머니로 나오는 모습을 보면서 그녀가 정말 나이를 많이 먹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알렉스 크로스]

  [알렉스 크로스]는 제임스 패터슨의 알렉스 크로스 시리즈 소설들 중 하나를 원작으로 한 영화입니다. 시리즈 소설들 중에서 두 권들이 영화들로 만들어진 적이 있었는데, 둘 다 썩 만족스럽지 않았지만 모건 프리먼의 알렉스 크로스 연기는 좋았었지요. 본 영화의 기본 설정은 다른 두 영화들의 그것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영리한 싸이코 범죄자가 나돌아 다니면서 깽판 부리고 여기에 알렉스 크로스가 나서게 되는 거지요. 식상한 줄거리여도 나름대로 잘만 하면 꽤 즐길만한 스릴러를 만들 수 있겠지만, 영화엔 확연히 미스캐스팅인 타일러 페리뿐만 아니라 다른 수많은 결점들이 있습니다. 매튜 폭스의 온 몸을 던진 악역 연기야 노력 상을 받을 만하지만, 그가 맡은 싸이코 킬러 피카소는 괜히 머리 써서 눈길 끄는 삽질 청부킬러이고(이런 요란한 킬러를 누가 고용할 생각이 들지 전 모르겠습니다), 이야기의 미스터리는 너무 단순한 가운데 크로스와 피카소 간의 머리 대결은 결국 막 카메라 흔들어대는 액션으로 추락합니다. 좋은 조연 배우들이 다 하나같이 낭비되는 가운데 타일러 페리는 정말 뻣뻣하기 그지없고, 그러니 모건 프리먼의 알렉스 크로스 영화들이 다시 보고 싶어집니다. (**)   


 P.S.

 국내에서 [레옹] 극장판이 곧 개봉할 터인데, 본 영화에서 소모성 조연들 중 한 명으로 나오는 장 르노를 보시면 충격 먹을 실 분들이 있을 겁니다. 




[웜 바디스]

뱀파이어와 늑대 인간에서 이어서 이번엔 좀비마저도 십대 로맨스에 차용되는 일이 벌어졌지만, [웜 바디스]는 예상보다 괜찮은 로맨틱 코미디입니다. 어쩌다가 갑자기 좀비 전염병이 퍼져서 세상이 좀비들로 득실거리는 가운데, 아직 멀쩡함과는 거리는 멀지만 우리에게 내레이션을 할 정도로 의식이 있는 주인공 R은 매일 공항에서 다른 좀비들과 함께 신선한 인간 살을 먹으러 이리저리 돌아다니곤 합니다. 그러던 어느 날 그와 다른 좀비들은 인간들과 마주치게 되는데, 그들 중 한 명인 줄리에게 R은 감정을 느끼게 되고(줄리의 남자 친구 뇌를 먹어서 그렇게 되었습니다), 그가 그녀를 다른 좀비들로부터 보호하는 동안 줄리도 R에게 감정이 생기게 되지요. 호러 소재를 로맨스에 끼워 맞추다 보니 영화 속의 좀비들은 15세 관람가 수준으로 얌전한 편이지만, 영화는 나름대로의 유머 감각도 있는 가운데 줄리와 R의 로맨스도 설득력 있게 전개되고, 이 둘은 벨라 스완과 에드워드 컬렌에 비하면 더 재미있는 커플입니다. 좀비들이 무섭지 않다고 불평할 수 있지만, 좀비들이 대개 코미디에 더 걸맞았었던 걸 고려하면 로맨틱 코미디 엑스트라로썬 그리 나쁘지 않지요. (***) 






[터치 오브 라이트]

시각장애인 피아니스트 황유시앙은 도시에 있는 대학에서 공부하기 위해 고향집을 떠나 낯선 도시로 거처를 옮깁니다. 낯선 곳에서 적응하는 건 시각장애인인 그에게 그리 쉬운 일은 아니지만, 룸메이트를 비롯한 주변 사람들은 그에게 친절한 편이고 그를 늘 걱정하는 어머니는 그를 자주 찾아오지요. 그러던 어느 날 그는 음료배달원인 치에를 만나게 되는데, 발레를 공부했지만 사정상 공부를 포기한 그녀는 다시 자신의 꿈을 추구하려는 걸 고려하기 시작하지만 여전히 그녀에겐 망설임이 있습니다. 줄거리야 뻔하게 들리지만, 영화는 이들 각자의 삶이 흘러가는 모습을 담담한 시선 아래 관조하면서 좋은 작은 순간들을 뽑아낼 뿐더러 주인공들을 함부로 연애 모드로 밀어 넣지 않으면서 이들이 서로에게 영향을 끼치는 모습을 과장 없이 잘 잡아냅니다. 솔직하면서 정이 가는 비전문 배우 연기로 자기 자신을 소탈하게 연기하는 황유시앙과 이에 잘 맞추어 연기하는 상드린 피나가 화면 안에서 잘 어울리는 것도 큰 도움이 되지요. (***)

 




[Natural Selection]

텍사스의 한 마을에 사는 독실한 기독교 신자 린다는 어느 날 남편에 관한 숨겨진 사실을 알게 됩니다. 20년 넘게 같이 살아오는 동안 그녀가 불임인 탓에 섹스 하는 게 옳지 않다고 잠자리를 거부해 온 남편이 지금까지 정자 클리닉을 들락날락하면서 뒤에서 호박씨 까왔다는 걸 우연한 계기로 알게 되었거든요. 정자 클리닉에서 너무 흥분하다가 그만 뇌졸중으로 쓰러져서 죽을 지도 모르는 남편에게 생물학적인 아들이 있다는 걸 안 린다는 이들 간의 재회를 위해 그의 소재를 여자저차해서 알아내는데, 그녀가 그와 접했을 때 그녀가 전혀 눈치 채지 못한 게 하나 있습니다. 문제의 아들인 레이몬드는 막 탈옥한 개망나니 루저이고 그녀를 통해 멀리 도망갈 수 있는 기회를 본 그는 그녀를 이용하기로 작정했거든요. 이리하여 전형적인 동상이몽의 로드 무비 스토리가 이들 사이에서 펼쳐지지만, 그 전형적 틀 안에서 영화는 의외의 웃음과 따뜻한 온기를 이 상반된 두 캐릭터들로 뽑아냅니다. [행오버]에서 그 밉살스러운 약혼녀를 연기한 레이첼 해리스의 전혀 다른 모습을 보는 것도 즐겁지만, [프레일티] 이후 많이 자란 맷 오리어리가 좋은 연기자로 성장한 것도 보기 좋습니다. (***)





[진저 앤 로사]

샐리 포터의 신작 [진저와 로사]1960년대 초 영국을 배경으로 한 십대 성장담입니다. 두 십대 소녀 진저와 로사는 어릴 때부터 같이 잘 어울려 지내왔지만 이들 간의 성격 차이는 사춘기에 들어서면서 더더욱 두드러지게 됩니다. 진보지식인 아버지 롤랜드와 그의 주변 사람들로부터 영향을 받은 덕분에 쿠바 미사일 위기의 심각성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진저는 반핵 시위운동에 참여하기도 하고, 그런 동안 로사는 자유분방하게 나돌아 다니다가 롤랜드와 사귀게 되는데, 아버지와 어머니의 별거나 가뜩이나 심란한 차에 이 일은 진저에게 크나큰 아픔을 가져오지요. 사실적인 1960년대 초 영국 사회 묘사를 보다보면 [언 에듀케이션]이 떠오르지 않을 수 없는데, [진저와 로사]도 그 영화와 마찬가지로 성장과 그에 따른 아픔을 섬세하게 그립니다. [썸웨어]에서 인상적이었던 엘르 패닝이 자신도 언니 못지않은 실력이 있음을 우리에게 재확인 시켜주는 가운데, 로사를 맡은 제인 캠피온의 딸 앨리스 잉글러트와 참으로 X같은 진저의 아버지 롤랜드를 맡은 알렉산드로 니볼라도 좋습니다. (***)

 




[아틀라스: 2]

재작년에 나온 전편의 참담한 비평적/흥행적 실패에도 불구 만들어진 [아틀라스: 2]는 전편만큼이나 밋밋하고 형편없기 그지없습니다. 돈이 그 사회의 도덕을 가늠하는 척도라는 말을 서슴없이 하면서 객관주의를 설파한 에인 랜드의 중2병 소설 [아틀라스]을 감명 깊게 읽으신 분들이라도 뻣뻣한 배우들 연기와 나쁜 각본, 그리고 저예산 TV 영화 수준으로 싸구려 티 팍팍 나는 외관 앞에서는 할 말이 없으실 것입니다. 그나저나 벌써 두 번이나 피를 봤지만, 영화 만든 사람들은 계약 사정상 3부를 만들어야 한다는데, 어디 그 장황하기만 하지 결국엔 남들 어떻게 되든 간에 나 혼자서 내가 하고 싶은 대로 잘 먹고 잘 살겠다고 얘기 그 이상은 아닌 그 기나긴 연설 부분을 어떻게 다룰지 전 좀 궁금하긴 합니다. (*1/2)

 






[갬빗]

아트 큐레이터 해리 딘은 성질 더러운 미디어 재벌 상사 라이오넬 샤밴다 밑에서 고생만 하다가 위조 전문가인 공범과 함께 한 계략을 짜냅니다. 인상파 작품 수집가인 샤밴다가 가장 애지중지하는 모네의 건초더미 그림의 다른 한 쌍이 우연히 발견된 양 해서 그 모조품을 비싼 가격에 라이오넬에게 팔아치우는 것이지요. 이 계략의 성공을 위해서는 가짜 소유자가 필요하기 때문에 해리는 텍사스 깡촌 마을에 사는 로데오 선수 PJ를 끌어들이는데, 전형적인 골빈 금발 미녀인 것도 부족해서 PJ는 그의 계획을 간간히 차질에 빠지게 하고, 설상가상으로 라이오넬은 그리 호락호락한 상대가 아닙니다. 영화의 각본은 코엔 형제가 맡았지만, 유감스럽게도 이야기는 그리 영리하게 느껴지지 않고, 이야기는 쉽게 예측할 수 있는 방향으로 돌아갑니다. 콜린 퍼스, 카메론 디아즈, 그리고 앨런 릭맨은 적절히 캐스팅되었지만, 평면적인 스테레오 타입 캐릭터들을 갖고 그들이 할 수 있는 건 최선을 다하는 것 외엔 별로 없습니다. 이러니 코엔 형제가 왜 자신들이 직접 나서는 대신 다른 감독에게 자신들 각본을 넘겨주었는지에 대한 짐작이 슬슬 가기 시작합니다. (**)   






[스매쉬드]

결혼한 지 얼마 안 된 젊은 커플인 케이트와 찰리는 지금까지 꽤 행복하게 같이 살아왔습니다. 케이트가 초등학교 교사로 밖에서 일하는 동안 찰리는 가끔 음악 평 쓰면서 집에서 널널하게 지내고, 밤이 되면 이들은 술친구로써 즐겁게 시간을 보내곤 했지요. 하지만 어느 날 술을 너무 많이 마시고 게다가 마약까지 한 끝에 다음 날 아침 멍한 기분으로 길거리에서 깨어난 케이트는 자신에게 문제가 있음을 실감하고, 그러기 때문에 학교 교감의 주선으로 중독자 모임에 나가지만 금주를 향한 첫걸음이 그리 쉽지 않다는 걸 체감합니다. 최근 국내 개봉한 [플라이트]와 함께 같이 볼만 한 본 영화는 알콜 중독이란 소재를 과장 없이 일상 분위기 속에 녹여 가면서 이야기를 깔끔하게 전개합니다. 메리 엘리자베스 윈스테드의 가식 없는 연기도 훌륭하지만 그녀를 든든히 뒷받침 해주는 애런 폴, 닉 오퍼맨, 그리고 옥타비아 스펜서 등의 노련한 조연 배우 연기들도 좋습니다. (***)

 





[지슬 - 끝나지 않은 세월 2]

눈에 띠는 여러 결점들이 있지만, 오멸 감독의 [지슬 - 끝나지 않은 세월 2]는 여러 이유들 때문에 한 번 쯤은 볼 만한 작품입니다. 비록 이야기의 역사적 배경에 대한 지식을 어느 정도 갖고 보아야 하고, 캐릭터들이 대부분 그리 잘 구별 되지 않기 때문에 그들 이야기에 대한 몰입이 간간히 방해되곤 하지만, 촬영 감독 양정훈의 흑백 필름 촬영을 통해 보여 지는 광경들은 전통 수묵화가 연상될 정도로 아름답기 때문에 나중에 좀 더 나은 환경에서 다시 한 번 영화를 감상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로부터 나오는 묘한 분위기 속에서 제사 형식으로 진행되는 투박한 이야기는 이름 없는 원혼들의 기록으로서 진솔하게 다가옵니다. (***)   






[This is 40]

저드 애퍼토우의 신작 [This is 40]는 그의 전작 [사고친 후에]의 스핀 오프 속편이라고 생각하시면 될 것입니다. [사고친 후에]의 여주인공 앨리슨의 누나 데비와 그리고 데비의 남편 피트는 그 영화에서도 자신들이 나이를 먹었다는 걸 느꼈지만, 이젠 40대에 들어오니 그런 느낌은 더더욱 더 드는 가운데 어느 덧 권태기에 접어든 자신들을 발견합니다. 그런 기분을 떨쳐버리고 계속 그들의 인생을 이어가려고 하지만, 그들의 일상은 회사 문제와 가족 문제들뿐만 아니라 서로 간의 문제들로 뒤범벅되어 있고, 당연히 갈등과 답답함이 따라오지요. 이런 뻔한 권태기 이야기를 2시간 넘는 러닝 타임 동안 너무 방만하게 전개시켰다는 감이 없지는 않지만, 일단 주연 배우 폴 러드와 레슬리 만은 여전히 재미있는 한 쌍으로써 영화를 어느 정도 볼만하게 만들고, 존 리스고, 알버트 브룩스, 제이슨 시걸, 메간 폭스, 크리스 오다우드, 멜리사 맥카시와 같은 능력 있는 배우들도 조연으로써 한 몫 합니다. (**1/2)

 







[연애의 온도]

[연애의 온도]의 좋은 점 중 하나는 생각보다 촌스럽지 않다는 것입니다. 직장동료인 가운데 몰래 사귀는 관계였던 우리의 커플 이동희와 장연은 영화 시작부터 헤어지게 되는데, 별 놀랄 것도 없이 이들 관계에 아직 감정이 남아 있고 그러니 당연히 이들 일상과 직장 생활에 여러 해프닝들이 일어납니다. 재미있는 건 영화가 여기에만 매달리지 않고 바로 이들을 재결합시킨다는 건데, 당연히 영화의 후반부는 이들 관계가 어떻게 또 흔들리는 지를 보여주지요. 굴곡졌지만 예측 가능한 경로를 따라 영화가 이야기를 롤러코스터처럼 경쾌하게 굴려가는 동안 김민희와 이민기는 코미디와 드라마 사이를 이리저리 잘 넘나들고 [오피스] 같은 TV 시트콤 재료감이 될 자격이 충분한 주변 캐릭터들에서도 좋은 코미디들이 나옵니다. (***)

 

P.S.

대전 둔산 CGV에서 영화를 어제 봤을 때 관객들과 전 어느 장면에서 엄청 낄낄거렸습니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DJUNA 2023.04.01 25909
공지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엔시블 2019.12.31 44424
공지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DJUNA 2013.01.31 353284
56266 [듀나in] 영화 장고에서 사용된 음악이 궁급합니다(스포있음) [6] 코네티컷 2013.03.23 1656
56265 확실히 토요일은 게시물이 적은걸로 알수도 있는 [2] 가끔영화 2013.03.23 1310
56264 듀나인) 디자이너 부랜드의 옷들, 어떤가요 [27] 감나무 2013.03.23 4736
» 요즘 본 영화들에 대한 짧은 잡담들.... [2] 조성용 2013.03.23 2839
56262 다이어트- 73일째 [10] 은빛비 2013.03.23 898
56261 만화책 벼룩합니다. [8] 자인 2013.03.23 1573
56260 안나 카레니나, 장고-둘다 재밌었어요(둘다 스포) [6] 침엽수 2013.03.23 2160
56259 빌 게이츠의 직원 채용 [11] 화려한해리포터™ 2013.03.23 5253
56258 이제 슬슬 mb 구정권 치고 나가는군요 가끔영화 2013.03.23 1658
56257 연애의 온도 - 국산 로코물의 고질적 문제... [7] 디나 2013.03.23 4371
56256 [바낭] 못견디겠는 사람 [6] a.앨리스 2013.03.23 2317
56255 <듀나인>상콤한 토요일밤, 급 전세권 관련 질문입니다 ㅡㅡ [6] 맨드라미 2013.03.23 1235
56254 jpop 커버 영어 버전 이노래 참 잘하네요 가끔영화 2013.03.23 905
56253 "더 리더- 책읽어주는 남자" 원작 소설이 읽고싶어요... [17] 스웨터 2013.03.23 2140
56252 살을 빼고픈 분은,,, [5] 텔레만 2013.03.23 3394
56251 [윈앰방송] 인디락 3시까지 듣습니다. ZORN 2013.03.24 804
56250 체코 프라하입니다 주절주절.. [24] 마크 2013.03.24 3142
56249 지금 KBS1 영화 통통한 혁명 [1] 메피스토 2013.03.24 2106
56248 인터넷 애완동물 많은 업체들이 가격을 공개하지 않는 이유는? [5] kct100 2013.03.24 2667
56247 영화 신세계 시작부분 단답형 질문 (필연적으로 내용누설) [4] loving_rabbit 2013.03.24 2565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