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업 일 시작하기 전엔 몰랐는데
제가, 손님들을 편하게 해 드린다고 합니다.
항상 생글생글 웃으면서 밝게 인사드리는 모습이 기분을 좋게 한데요.

일은 힘들고 페이도 적지만
평생을 외모 컴플렉스로 인한 대인 공포증에 시달렸던 저도 몰랐던 재주를 발견하게 해준 이 일이
저는 개인적으로 참 고맙습니다. 

(모태 솔로녀의 결론; 아마 저의 가게 아주머니스러운 큰 덩치와 수더분한 외모는 

결혼적령기의 남성분들이 아닌, 일반 손님들에게 편하게 다가가는 듯 하네요...^^;; 하지만 괜찮습니다.)



예전 가게에서는 어떤 할머니가 저를 그렇게 예뻐하셨어요. 제가 듬직하고 밝고 친절해서 좋데요.
시장 떡집 주인과 친하다고, 일주일에 한번 정도는 날짜 지난 떡들을 가지고 오셔서 저에게 주시곤 했죠.
떡 하나씩 집어 먹으면서 할머니의 젊었을때 이야기를 듣다보면, 그야말로 한 편의 드라마가, 영화가 따로 없었어요.


지금 일하는 가게에서는, 어떤 남자 단골 손님이 저에게 캔커피 같은 작은 먹을것을 슬쩍 건내주고 가십니다.
밤 늦게 일하시려면 많이 힘드실거라면서.

이 분은 저에게 특히 특별하신데...^^;;
정말 예쁜 어린 따님이 있어요.
아이들을 좋아해서 가게에 어린 아기들 올때마다 넋을 잃는데
이 꼬마숙녀는 어찌나 어여쁘고  깜찍한지.
아버지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있다는게 고스란히 느껴집니다. 아버님도 딸이 예뻐서 어쩔 줄 몰라하시고요.
지난 겨울 눈 많이 왔을때 가게에서 눈삽 같은 제설도구 몇 번 빌려가셨는데, 그때 제가 고마웠다고 그 이후로 이렇게 가게 오실때마다 소소한 간식거리를 주십니다.
그 손님은 목소리가 정말 멋있으세요. 성우 구자형 님 목소리에서 낮은 바리톤 음색이 섞인 둣한, 근사한 저음의 목소리.
이렇게 멋지고 센스있으신 분을 남편으로, 아버지로 두고 있는 그 집 가족분들이 참 부럽더러고요.

갑자기, 이 세상은 아직 살 만 하고,
많이 행복하다는 생각이 들어서,

이렇게 두서없이 글 남깁니다.

아름다운 봄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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