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04.03 12:49
큰 도시에 살다가 지방 소도시로 이사 온지 이제 5개월 정도 되었습니다.
시골에 가까운지라 대중교통이 없어서 운전을 매일 하는데, 교통체증 없는 뻥 뚫린 국도를 매일 달리는 건 분명 좋긴 하지만
가장 적응이 안되고 힘든건 바로 로드킬입니다. ㅠㅠ
운전할 때 내가 달릴 길은 유난히 눈에 잘 들어오는데 로드킬의 흔적을 목격할 때마다 가슴이 너무너무 두근거려요.
야생동물이 꽤 많은 지역이라 강아지, 고양이 뿐만 아니라
여우로 보이는 사체라던가 너구리나 그런 것도 자주 보입니다.
가장 괴롭고 가슴아프고 끔찍한 사체는 바로 고라니에요.
큰 공장이 많은 산업지대 근처기에 덤프트럭들이 무척 많은데 분명 거기에 치인걸 겁니다.
지난 번에는 아파트 가는 길목에 갓 치인 고라니를 목격했는데 찰나의 짧은 순간임에도 저는 분명하게 죽은 고라니의 살짝 벌어진 입을 보았습니다.
아아 정말 괴로움이 말도 못합니다.
심장이 벌렁거려서 운전하다가 3센치 정도 펄쩍 뛰길 수차례.....
어젯 밤이 그 절정이었는데, 아파트로 들어오는 경사로에서 10키로 정도로 달리고 있었는데 제 바로 앞으로 삼색 야옹이 한 마리가 폴짝 뛰어 지나갔어요.
저희 어머니는 길에서 동물을 만나면 브레이크를 밟는 것이 더 위험하다고 그러셨었거든요.
절대 밟지 말라구요.
어제는 그래도 천천히 달리고 있었고 사고 날 위험은 없다고 생각해서 그냥 냅다 급브레이크를 밟았습니다.
가방이며 노트북이며 전부 쏟아지고 난리가 났음에도 저 멀리 뛰어가는 삼색이를 보니 마음이 놓이긴 했습니다.
그치만 진짜 정말 개깜놀(!!)
요즘 매일 차몰고 나가면서 마음 속으로 빕니다.
제발 내 차에 치어 죽는 동물이 없길 ㅠㅠㅠㅠ제발...
그 동안 로드킬에 무심했으나 생활이 된 지금 정말 어떻게든 대책이 마련되었으면 좋겠어요.
동물들의 생명, 사람의 생명 둘 다를 위해서요. 제발!!!!
p.s. 새벽에 아파트길을 걸어 나가다가 고라니를 목격한 경험이 있었는데 정말 황홀했습니다. 폴짝폴짝 눈밭위를 뛰어가는 그 모습이란....! 그런 귀엽고 아름다운 생명의 사체를 보는 일은
정말 이젠 ㅠㅠㅠ모 야메룽다...ㅠㅠㅠㅠㅠ
2013.04.03 12:53
2013.04.03 1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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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4.03 22:15
그리고 좀 뻘 댓글이지만 우리나라에 야생여우는 멸종한 걸로 알고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