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적인 이야기임을 밝히며....

 

분노의 운동은  제목이 좀 하드하지만

꼬장꼬장한 일로인한 작은 헤프닝이었죠

 

 

1. 오늘 운동가는길에 운동화를 맡기러 세탁소에 들렀습니다.

 

조깅화만 맡기다가 이번에 면 운동화를 맡겼는데

아저씨가 면운동화는 세탁후 색이 변할수도 있다고 하시더라구요

 

 

어차피 오래신은 신발이고 한번만 빨아서 더 신고

새로 사려고 했던거라 크게 신경은 안썼지만

 

그래도 완전 '바래는'걸 말하는건지 어느정도 인지 궁금해서

"어느정도로 변하나요? 이것보다는 밝나요?" 여쭤봤죠

 

 

 

 

그랬더닌 자기도 그건 확실하게 말해줄수 없다며

"운동화 한번도 안 맡겨 봤어요?"

 

 

 

 

 

라며

 

"(다른 운동화를 가르키며) 이런 조깅화랑은 재질이 달라 어쩌구저쩌구"

 

 

은근히 답답하고 '한번 말했으면 됐지 뭘 그리 물어보냐'는 말투로 대꾸를 하시더라구요

그리고 제가 입을 열기가 무섭게 "그러니까~어쩌구 저쩌구"

말을 못하게 하시더라구요

 

 

 

 

 

 

 

평소같으면 그냥 참았을텐데

오늘 제가 무척 예민한 날이었거든요. 아저씨도 잘못 걸리신거죠..=_=;;

 

결국 아저씨한테 "궁금해서 여쭤본건데 뭘 그렇게 왜 짜증을 내세요?"

라며 몇마디 실랑이를 하고 나와

 

 

 

분노의 자전거 타기를 했습니다..................................=ㅠ=

 

 

 

 

 

2. 저는 요즘 결핍이란 주제에대해 관심이 많습니다. 아니 이 문제에 대해 꽤나 20대때부터

관심을 가졌어요. 서른넘으면서 좀더 피부로 와닿았다고 해야되려나요

 

 

인생에 영원한것은 없고, 친구도 연인도 밀착된 관계는 영원히 가지 않잖아요?

아끼던 물건들은 말할것도 없구요

 

제 기질적인 특성때문도 크겠지만 행복한 순간에도 '무엇인가'빠진느낌 꽤 자주 시달렸던것 같아요

그리고 20대를 그것이 무엇인지 찾거나 혹은 채우기 위해 애썼던것 같구요

 

그런데 지금도 그 실체를 정확히 잘 모르겠어요.

 

 

 

그런데 애초에 그 '무엇인가' 라는건 사실 중요한게 아니지 않나 생각이 들어요

그리고 그게 일종에 불안이었던것 같아요

 

'이게 사라지면 어쩌나' 반대로  '이런 순간이 지속되면 어쩌나'

 

 

그래서 현재를 살지 못하고 불안해 했던것 같아요.

 

 

결핍자체를 못견뎌했던거죠...

처음과 끝에서만 안정을 느끼고 중간에 있으면

오히려 답답한 느낌

인간은 원래 한쪽으로 치우치려하는게 본성이라고는 하더라구요

 

뜬금없이 이런 글을 쓰는건 하루키의 책을 읽어서인것 같네요.

 

<국경의 남쪽, 태양의 서쪽>을 읽었는데

소설이 무척 아름답다라는 느낌을 받았아요.

그러면서 메세지 전달도 잘 되었구요.

 

 

하지만 역시 하루키 소설의 반복되는 남자주인공의 캐릭터를

어느정도 알고 읽어서 그런지 신선하다 라는 생각은 들지 않더군요

 

 

같은 주제에대해 하루키의 또 다른 부연설명을 들은 느낌정도인것 같아요

 

 

 

 

제가 다독하는 사람은 아니라서 이렇게 말하는건 무리일지 모르지만

인생의 상실감에대해서 만큼은 하루키가 가장 그 '정서'를 잘 담아내는것 같아요

그래서 매번 또 하루키의 소설을 읽게 되는거 아닌가 생각이 드네요.

 

개인적으로는 하루키의 소설은 그 분위기에 큰매력이 있는것 같거든요.

캐릭터나 소설구성이 흡입력이 강하다기 보다는요...

 

 

 

 

 시마모토가 하지메에게

 

 "그래도 넌 정말 나와 함꼐 하고 싶은거야?"의 의미가

 

 

'죽음' 이었다는 것이 마음이 아프더라구요.

그리고 하지메와 그런 '엔딩'을 원한 시마모토의 마음을 이해하는 제가 싫어지더군요..ㅡ.ㅡ;;;

 

 

 

 

아무튼 시마모토도 그러고 하지메도 그렇고 이즈미도 모두 어느 한부분 저를 보는 기분이 들었어요

유키코처럼 자신의 아픔뿐만아니라 타인까지 포용할수 있을지는 더 살아봐야 알려나요.

 

중간지대에서도 행복한 인간이 되고싶다는 결론...잉?

 

 

 

3. 결핍에대해 좋아하는 구절 중 하나에요. 김연수의 <청춘의 문장들> 서문에 있는 내용이에요

 

 

 

내 마음 한가운데는 텅 비어 있었다. 사랑할 만한 것이라면 무엇에든 빠져들었고 아파야만 한다면 기꺼이 아파했으며 이 생에서 다 배우지 못하면

다음 생에서 배우겟다고 결심했다. 하지만 아무리 해도 그 텅 빈 부분은 채워지지 않았다. 아무리 해도, 그건 슬픈 말이다. 그리고 서른 살이 되면서

나는 내가 도넛과 같은 존재라는 걸 깨닫게 됐다. 빵집 아들로서 얻을 수 있는 최대한의 깨달음이었다. 나는 도넛으로 태어났따. 그 가운데가 채워지

면 나는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이 되는 것이다.

 

 

 

 

글을 써놓고 나니 오늘따라 유독 일기장에나 쓸법한 내용들이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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