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슬 제가 인구 덕후라는 사실을 부인할 수 없어지고 있어요. 통계청이 사랑스러워보이고 그럽니다. 통계청에서는 장래인구추계라는 보고서를 공개하여 미래의 인구가 어떻게 될 것인지를 보여주는데요. 오늘 제가 읽은 것은 2011년 말에 나온 <장래인구추계:2010년~2060년>인데요. 전에도 한 번 훑어보긴 했습니다만 잠시 놀만한 시간이 남는 관계로 샅샅이 살펴봤습니다. 누구나 통계청에 가서 다운 받을 수 있고 PDF 형식으로 되어 있습니다. 2년전꺼니까 국가에서 나온 거대 통계 자료치고는 그렇게 오래되진 않은 편입니다. 그래도 가구추계도 나오고 그랬으니까 나중에 또 시간 나면 다른 통계 자료도 읽어서 이렇게 글쓰고 하고 싶네요. 이미 인구 관련으로는 시리즈물이 되는 기분이긴 합니다만. 전 숫자를 좋아하지만 숫자 보는건 하나도 재미 없으니까 그림만 간추려서 한 번 보도록 하죠.


먼저 인구 성장률이 높은 고위와 낮은 저위는 제외하고 추측하건데 중위가 될 것이다라는 가정을 기본으로 놓고 이야기를 진행하겠습니다. 중위 시나리오에서는 2010년 출산율이 1.23인데 2045년까지 1.45로 증가한 다음에 2060년까지는 그대로 유지한다는 가정을 하고 있습니다. 2012년 출산율이 1.30대니까 중위보다 더 암울한 시나리오긴 하나 저위는 45년까지 1.01까지 출산율이 떨어지는 시나리오 인지라 논외로 하기로 하죠. 그걸 바탕으로 과연 지금 인구가 줄어들고 있느냐? 라고 묻는다면 아니오, 라고 대답할 수 있습니다. 아직은 사망자 수가 출생자 수보다는 적거든요. 그래서 중위로 추측하고 선을 그어보면, 


인구성장 가정별 총인구, 60_60


2030년, 5,216만명을 기점으로 인구가 감소하기 시작합니다. 지금은 13년이니까 자기 나이에 +17년 해 보세요. 그 때부터 인구가 감소하니까요. 아직 실제 인구 감소를 체감하기엔 17년이나 남았습니다. 지금 태어난 애들이 고등학교 2학년이 되는 시점이죠. 출생자와 사망자수가 교차하는 선도 한 번 보면,


출생아수 및 사망자수, 10_60

이렇게 교차합니다. 아주 일직선으로 올라가는 사망자 수가 보이시나요? 매 년마다 40만명 ~ 75만명씩 죽어나가는거죠. 2028년에서 한 쪽에서 40만명이 세상을 졸업할 때, 한 쪽에서는 갓 태어난 40만명이 그 빈 자리를 채웁니다. 그런데 그 다음년도부터는 빈자리가 다 차질 않습니다. 그렇다면 그 교차시기가 거의 십 몇 년 가까이 남았는데 상당히 많이 남은게 아니냐라고 반론 할 수 있습니다만 몇 가지 사실이 있습니다. 현재 살아 있는 사람들의 비율 문제인데, 15세 ~ 65세 사이를 생산 인구(다르게 말하면 노동 가능 인구)라고 하는데 그 비율이 어떻게 되냐는 거죠. 사견으로는 슬슬 65세라는 마지노선을 위로 올릴 때가 되지 않았나 싶습니다만 그건 다분한 논쟁의 여지가 있을겁니다.


인구 내 비율 60_60


간단히 보시면 아시겠지만, 저 사이의 하얀 색이 15세 ~ 64세입니다. 정년퇴직 당하지 않고 돈을 벌 수 있는 인구죠. 그런데 지금까지 나이드신 분이 많다고 느끼신 분들은 아직 고령화를 본격적으로 느끼기엔 시작도 안했다고 말씀드릴 수 있겠습니다. 잘 보시면 2000년대의 65세 이상은 7.2%고, 10년대는 11.0%죠. 여기서 10년이 지나면 15.7%, 20년이 지나면 24.3%가 됩니다. 2030년에는 지역간에 차이가 있겠습니다만 어림잡아 밖에 돌아다닐 때 약 25%, 즉 네 명중 한 명이 65세 이상 분들이시라는 거죠. 그리고 대망의 2060년에는 65세 이상 분들이 40%를 차지하게 됩니다. 그 밑에 15 ~ 64세가 49.7% 즉 50% 정도니까 50 : 40, 얼마나 많아 보일지 예상이 가십니까? 이 시나리오는 심한 것도 아니고 약한 것도 아닌 적정선이라고 생각해보면 꽤 상당한 미래가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런데 아마 지금 나이에다가 +47 하면 65세 이상에서 벗어날 수 있는 분들은 별로 없으시겠죠? 저는... 노코멘트 하겠습니다. 그렇다면 아, 저 때 40%에 드니까 뭐 당연히 많겠네 싶다고 한다면 다음 표을 보여드리죠. 그만큼 짬 먹었다고 노인 행세 할 수가 없어요.




보세요. 65세 이상도 벌써 그 내부에서도 10년차, 20년차 날만큼 차이가 납니다. 저 때까지 나이 먹어서 65 ~ 74세 되도 그 위 쪽에 15%와 10%, 그러니까 노인 무리(65세 이상을 노인이라고 지칭하는건 이상하긴 하지만 무임승차가 가능해지는 나이잖아요.)의 약 삼분의 이가 당신(?!)보다 나이가 많습니다. 으흑, 정년퇴직을 했는데도 노인정 막내라니 이거 서러워서 살수가 있겠나요. 설마 이 때도 나이드신 분들이 돌아가셔야되네 마네하는 망언을 할 수는 없는거잖아요. 적어도 85살은 먹어줘야 그래도 노인정 상말 대접 받을 수 있고 95살 정도 먹어줘야 말년병장 취급 받을 수 있습니다. 뭐, 집에 짱박혀서 온라인 생활하는 것도 좋긴 하겠는데 그 때 좋은 기기들 많이 나오겠죠?


우리들은 나이 먹었다치고 애들은 어떻게 되려나요, 싶어서 살펴봤는데.. (이미 눈치채실 분들은 위의 생산인구 비율만 보고도 눈치채셨겠지만)
부양비, 60_60


이렇게 됩니다. 보이시나요? 저기 저렇게 쭉쭉 올라가는 노년부양비가? 다른 건 둘째치고 솔로로 평생을 살아와 자식들이 없어서 노년에 자식들에게 부양을 안 받는다고 쳐도 국가가 커버쳐야할 구간은 되는거고 세금이 무지막지하게 나올지도 모릅니다. 게다가 정치적으로 소수도 아니라서 투표 권력도 상당할 꺼에요. 실버사업은 지금이 끝이 아니라 시작인가봅니다. 제대로 갖춰지지 않고 사치화된다면 나중에 다닐만한 노인정 있을까 두렵네요. 늙어서도 (아니 늙어서야 말로) 빈부격차 격하게 느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렇다면 저기 잠깐 보이는 유소년 부양비는 왜 저렇게 그대로 있을까요. 얘들 기르는 비용이 줄어드는 걸까요?


유소년 인구수, 60_60

그런거 없구, 그냥 애들 절대 수가 줄어서 비율상 줄어들어 보이지 않는 겁니다. 보시면 아시겠지만 이미 아이들은 1970년대부터 꾸준히 감소해왔고 이후에도 계속 감소해나가겠죠. 오른쪽의 도표는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대학교로 대표되는 나이대인데 왼쪽과 오른쪽에 써져 있는 수를 보세요. 고딩이 2백만명에서 9십만명으로 감소해요. 중딩도 2백만명에서 9십만명으로 감소하죠. 지금도 애들 보기 힘든데 지금의 절반 이하로 줄어든다는 겁니다. 이미 계속 줄어들고 있었지만 말이에요. 현재, 사교육 시장이 그대로 유지되려면 얘들은 줄어드니까 가격을 높이겠죠. 꾸준한 차별화를 통해 섬세한 차이로 더 많은 돈을 받아야 그 시장을 (성장이 아니라) 유지시킬 수 있을테니까요. 파는 사람은 그대론데 사는 사람이 절반으로 줄어든다면 가격을 두 배로 올리던가, 절반이 망하던가 두 중 하나죠. 아, 노년층을 대상으로 교육을 하는 다변화 전략도 있긴 합니다.


연령별 미혼율 70_10

이건 꽤 흥미로워서 넣어봤는데요. 제목에서 알 수 있다시피 여성 미혼률입니다. 70년대부터 2010년대의 연령별 미혼 상황이죠. 선 하나를 정해 위쪽을 새까맣게 칠한다면 그 새까만 부분이 결혼한 사람의 비율이 되는거에요. 그냥 보시면 아시겠지만 혼인 시점이 계속 위로 올라갑니다. 그리고 70년대는 20 ~ 28 사이에 급격하게 하락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그 경사가 완만해지죠. 보시면 아시겠지만 2010년의 49세에는 아직 결혼하지 않은 사람이 4%나 남아 있습니다. 그 전까지는 바닥에 완전히 달라붙었지만요. 간단히 세로축 50을 기준으로 선을 그어 접점을 본다면 95년에는 27세 이후 부터 50% 이상이 결혼한 사람들이었지만, 2010년에는 29세 이후에야 사람들이 절반 이상 결혼했다고 볼 수 있겠죠.


마지막으로 제가 만들어보고 싶었던 것인데, 대충 자기 나이대가 어디일지 생각해서 덩어리진 것들을 살펴보시면 됩니다. 아이스크림처럼 예쁘게 나왔어요.


5세 간격10세 간격


P.s. 곰곰히 생각해보니 이렇게 출생년도 순으로 만들면 더 알아보기 쉽겠더군요. 그래서 하나 더 추가합니다. 이렇게 하면 어디쯤인지 알기 쉽겠죠?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DJUNA 2023.04.01 25416
공지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엔시블 2019.12.31 43965
공지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DJUNA 2013.01.31 352588
54626 듀나인) 사당역 회의장소 추천 부탁드려요~ [2] pennylane 2013.04.24 2188
54625 1인용 식탁-제철음식들로 채운 상차림 [22] 어떤밤 2013.04.24 4011
54624 드라마 혼수 떡밥, 자신의 상황이라면 어떻게 하시겠어요? [19] 닌스트롬 2013.04.24 3629
54623 울림 신인 유지애-Delight [M/V] [1] 탐스파인 2013.04.24 1723
54622 그런데 키는 왜 속이나요? [27] tealight 2013.04.24 3922
54621 [정말로 잡담] 지인이 돈을 갚겠다고 합니다. / 지난번 타인에게 교통비 빌려주었던 그 이후 이야기 [10] 라곱순 2013.04.24 4190
54620 Tilda Swinton at 2013 Ebertfest (비디오 링크 추가) [5] 조성용 2013.04.24 1175
54619 출장 다녀와서 뒤늦은 떡밥참여..홍대 인근에는 듀친이나 듀친님들이 운영하는 가게 없나요?^^ [7] 시민1 2013.04.24 2483
54618 빌 게이츠의 테라파워 [6] tealight 2013.04.24 2026
54617 [그냥 궁금] 지앤 상표 닥호 2013.04.24 887
54616 회사 도서관에 꽂아둘 책 신청하려는데요, 한권씩 말해주고 가세요! [30] 바깥 2013.04.24 2553
54615 이시영씨가 권투 국가대표가 되었네요. [6] 남산교장 2013.04.24 4483
54614 [바낭] 일본의 본격 자학 개그 RPG 티저 예고편 [3] 로이배티 2013.04.24 1968
54613 [대낮의 긴 바낭]분노의 운동 및 <국경의 남쪽, 태양의 서쪽>-스포有 [2] 봉쥬 2013.04.24 1445
54612 (백만년만에 하는 정치이야기) 단순무식한 안철수 이야기. [9] chobo 2013.04.24 2785
54611 관심 있으신 분들의 참여 부탁드려요(군대 동성 간음죄 발의 관련) [17] 해삼너구리 2013.04.24 2620
54610 이효리 티저 [6] JCompass 2013.04.24 3713
» 2060년에 인구 비율은 어떻게 될까? [31] 잔인한오후 2013.04.24 4710
54608 조용필은 '가왕'이 아니라 '마왕'인 듯 [1] 닥터슬럼프 2013.04.24 4056
54607 미국 여름 블록버스터 예상 성적 [2] 감동 2013.04.24 1693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