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어서 죽 달리는 중이지만 일단 1편 얘기만. 1987년작입니다. 35년... ㅋㅋㅋ 스포일러랄 게 없는 영화니 대충 편하게 막 적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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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0년대엔 미쿡 영화 포스터 역시 오골오골 카피를 사랑했다는 증거가 저 붉은 제목 위의 네 줄... ㅋㅋㅋ)



 - LA 도심의 밤풍경을 공중샷으로 천천히 훑던 카메라가 한 건물을 비춥니다. 옷을 거의 안 입다시피한 여성이 방에서 일어나 마약을 하고는 베란다에서 떨어져 죽어요.

 그리고 영화는 두 주인공의 모습을 따로따로 보여줍니다. 첫 번째는 50살 생일을 맞은 흑인 형사 로저 머터. (옛날엔 머터'프'였는데 말입니다?) 딸 둘에 아들 하나, 인자한 아내까지 단란한 가정을 이루고 행복하게 사는 경찰이지만 대체로 순둥하고 소심한 성격 탓에 얼른 이 일을 때려치울 생각인가 보네요. 두 번째는 사자 머리의 과격한 백인 형사 마틴 릭스. 마약사범 체포 작전을 벌이는데 작전에 임하는 태도가 거의 '제발 누가 나 좀 죽여줘'구요. 일이 뜻대로 풀리지 않아서(?) 임무에 성공한 후 자기가 사는 바닷가 트레일러로 돌아가 몇 달 전 사고로 세상을 떠난 아내 사진을 보며 자살을 시도하다... 포기합니다.


 요렇게 사건 소개와 주인공 둘 소개를 마치고 나면 이제 본론이야 뻔하죠. 두 형사가 파트너로 묶이고, 티격태격 난리를 치며 LA 시민들에게 심대한 민폐를 끼치며 어떻게든 사건을 해결한다. 뭐 그런 얘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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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러니까 이런 미친 놈이 튀어나와서)



 - 분명히 예전엔 리'쎌' 웨폰이었는데 말입니다? 21세기식 표기는 참 옛날 사람 난감하게 해요. ㅋㅋ 심지어 티빙은 이걸 리'쎌'로 검색하면 나오지도 않거든요. 센스 없는 서비스 같으니라구. 워낙 좋아하던 시리즈인데 정발 블루레이는 시기를 놓쳐서 못샀고. vod에선 다들 비싸게 받아서 포기했다가 티빙에서 기본 컨텐츠로 서비스 중이라는 걸 최근에야 알고서 좋아하라며 봤습니다. 공짜 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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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런 선량한 아저씨를 만나서는)



 - 영화가 시작할 때 짜잔~ 하고 '셰인 블랙'의 이름이 눈에 띄게 박혀요. 별 존재감 없었던 배우이자 특별히 잘 나간 적 없는 감독이고 상당히 잘 나갔던 각본가였죠. 요즘도 활동 쭉 이어가고 있습니다만 암튼 대략 이 시기가 리즈였던 듯. 대표작은 꼽자면 이 영화와 '프레데터', '라스트 보이스카웃', '라스트 액션 히어로', '롱 키스 굿나잇' 에다가... 비교적 요즘 작품으론 '아이언맨3' 이 있죠. 근데 아마 일생 밥벌이는 이 '리썰웨폰'과 '프레데터'로 다 했을 거에요. 메인 캐릭터들을 본인이 창조한 관계로 후속작에 관여를 안 해도 알아서 돈이 들어오는!! 아아 부러운 인생.


 근데 생각해보면 정말로 스토리보단 캐릭터 창조 능력이 더 높았던 작가가 아닌가 싶기도 하구요. 이유는 아래에서 부연하는 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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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둘이 함께 이러고 다닌다는 이야기 되겠습니다.)



 - 주인공들이 다 형사이고, 시작할 땐 무슨 다크한 느와르라도 될 것처럼 폼을 잡지만 이 영화에 '수사' 라는 건 거의 존재하지 않습니다. 우리 마틴 릭스님의 수사법이라는 건 대략 이래요. 사건이 터진다, 현장에 가면 누군가가 아무 단서를 준다, 그게 뭔진 모르겠지만 일단 거기로 무작정 쳐들어가서 총을 뽑아들고 난리를 친다, 그들이 총을 뽑아 들고 반격하거나 밤에 집으로 자객을 보내면 갸들이 범인 맞음. 고로 정당방위로 사살하면 사건 해결!!


 이러니 무슨 수사라든가, 미스테리라든가 이런 건 존재할 수가 없죠. 게다가 놀라운 건 주인공 콤비가 찾아간 '아무 곳'은 언제나 범인들 소굴이 맞다는 겁니다. ㅋㅋ 예외가 없어요. 정말 말도 안 되지만... 이게 이 영화의 단점이 되지는 않습니다. 왜냐면 이건 80년대 헐리웃 액션 영화니까요. 무슨 과학 수사나 반전 플롯 같은 게 들어가면 이상하죠. 당연하긴 한데... 당연히 이게 영화의 장점이라 해줄 수도 없겠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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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격 총질 액션 장면들보다 이 장면이 훨씬 기억에 남는 건 이 영화가 결국 캐릭터가 핵심인 작품이기 때문이겠죠.)



 - 이렇게 대충대충 건성으로 넘어가는 수사 과정을 제끼고 보면 이제 남는 게 뭐냐. 


 네, 당연히 액션이 있겠죠. 보기 좋고 폼나고 신나는 액션씬이 열심히 이어집니다만. 여기서 또 짚고 넘어갈 건 이겁니다. 이 영화는 액션 장면들 속에 딱히 무슨 아이디어 같은 게 없어요. 달린다, 쏜다, 안 맞는다, 또 쏜다, 이번엔 맞는다. 혹은 차를 타고 달린다, 여기저기 막 부딪힌다, 차가 총에 맞는다, 차가 뒤집힌다, 터진다... 의 연속이에요. 각본가가 본인 능력을 발휘해서 액션 장면에 멋지게 공헌했다고 봐 줄만한 요소가 거의 없다는 얘기죠.


 그리고 악의 무리들 쪽을 바라보면 이게 좀 더 난감해집니다. 백주 대낮에 헬기 띄워서 시내 총격전을 막 벌이는 무시무시한 놈들인데요. 제보자의 설명에 따르면 조직 규모도 크고 수입도 엄청나고 또 예전에 한가닥 하던 놈들이 있어서 윗선도 있고... 이랬습니다만. 최종 결전 시 드러나는 이놈들 본진을 보면 그냥 시내 변두리 작은 클럽 지하실입니다. 음(...) 게다가 총두목님은 정말 설명하기도 귀찮을 정도로 하찮은 최후를 맞구요. 그 바로 아래급쯤 되시는 전투 담당 개리 부시님께서도 못된 얼굴로 못된 소리 하는 걸 제외하면 실제 전투에서 보여주는 능력은 만만찮게 하찮습니다. 카리스마도 없고 무슨 사연도 없고 걍 못된 얼굴들 하고 우루루 나와서 총 맞아 죽는 표적들이에요. 매력따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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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렇게 폼 잡아 봐야... 라고 적으면서 그림을 보니 폼도 안 나네요. 뭣보다 뒷배경 저게 뭐임. 저게 본진이라니... ㅠㅜ)



 - 그래서 나름 전설급 액션 영화 치고는 뭐 이리 부족한 게 많냐... 싶습니다만. 당연히 이게 그렇게 큰 히트작이었던 건 이유가 있겠죠.


 일단 두 캐릭터를 정말로 잘 빚어놨습니다. 흑백 형사 콤비, 사고뭉치와 정상인... 뭐 이런 조합이야 그리 특별할 건 없는데요. 디테일과 캐릭터 묘사가 좋습니다. 예를 들어 마틴 릭스의 돌아이 캐릭터는 그 유명한 자살남 말리는 장면으로 강렬하게 인상을 박아주고요. 로저 머터의 세심한 가족남 캐릭터는 와글와글한 가족 장면들로 바탕을 튼튼하게 깔아주고요. 그리고 둘이 마주하는 장면들마다 정말 쉴 새 없이 정신 없게 이어지는 둘의 입씨름 대사들이 참 별 의미 없는데 소소하게 잘 만들어져 있습니다. 진짜 별 무의미한 추임새급 대사들인데 그게 정말로 그런 사람이 그런 상황에서 내뱉을만한 말들인 거죠. 


 그리고 그 캐릭터들을 연기하는 배우들이 정말 또 말도 안 되게 적절합니다. 그냥 무슨 표정, 무슨 동작을 해도 에너지가 터져 나오는 듯한. 위협적이고 강해 보이면서도 또 표정만 살짝 바꾸면 비글비글한 대형견 느낌 물씬 풍기는 리즈 시절 멜 깁슨. 그리고 190이 넘는 거구에도 불구하고 정말로 사람 좋아 보이면서 동시에 참 만만한 느낌 가득한 대니 글로버. 둘 다 그냥 존재 자체로 캐릭터가 구현되면서 동시에 합도 잘 맞아요. 모두 연기력도 좋은 사람들이라 이 영화를 반복해서 자주 보다보면 언젠가부턴 그냥 둘의 수다가 영화에서 가장 재밌는 부분이 되고 뭐 그렇습니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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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총질보다 수다가 몇 배는 더 재밌는 액션 히어로들.)



 - 마지막으로 그 액션이 말이죠. 위에선 '별 아이디어 없다'라고 단정적으로 혹평처럼 적어놨지만, 그게 또 희한하게 보기 좋습니다.

 아마도 이건 감독 역량과 스타일의 힘이 아닌가 싶어요. 작년에 세상을 떠나신 리처드 도너 감독. 눈속임을 최소화 하면서 절정고수 스턴트맨들을 활용한 라이브 액션으로 밀고 나가셨는데요. 그게 이제 별의 별 사소한 장면들까지도 다 cg로 처리하는 요즘 영화들을 보다가 이걸 보면 느낌이 달라요. 속도도 느리고 자극도 덜하지만 그래도 뭔가 '진짜'를 본다는 기분이 들어서 괜히 좋습니다. ㅋㅋ


 앞서 말했듯이 액션 장면들에 특별한 아이디어도 없는 편이고. 또 대형 폭파씬 같은 것도 1편엔 아예 없거든요. 요즘으로 치면 그냥 평범한 미드 형사물 에피소드 하나 정도의 액션들 밖에 없는데도 그게 다 보기가 좋습니다. 쓸 데 없이 아무데서나 드리프트를 해대는 자동차 추격전도, 대충 멋진 폼으로 두두두두! 하고 갈겨대면 적들이 알아서 으악으악하며 날아가는 그 시절 총격전 연출도. 다들 뭔가 진짜 같은 느낌이 들면서 물흐르듯 자연스럽게 잘 흘러가요. 그럼 훌륭한 거죠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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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살하겠다는 사람 말리러 간 시민의 지팡이님 표정을 보세요. ㅋㅋㅋㅋㅋ)



 - 정리하자면 이렇습니다.

 이야기 측면에서 보면 참 하찮고 흔한 이야기입니다만. 개성있게 잘 빚어진 캐릭터 둘 덕에 재밌게 볼 수 있는 영화구요.

 평생 헐리웃 오락물 외길을 걸으신 리처드 도너의 내공이 느껴지는 라이브 스턴트 액션들은 요즘 시국에 오히려 더 특별해 보입니다.

 스토리든 액션이든 이보단 좀 더 포인트를 잡아줄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긴 하지만 그래도 이 정도면 충분히 훌륭하다고 생각해요. 전 재밌게 봤고 또 대략 몇 년 후에도 다시 재밌게 볼 예정입니다. ㅋㅋㅋㅋ




 + 이 시리즈의 정주행을 시작할 때마다 반복해서 느끼는 거지만, 1편은 나머지 작품들에 비해 좀 이질적입니다. 파일럿 에피소드 같은 느낌이랄까요. 2~4편을 보면 영화 분위기나 캐릭터들 성격이 그래도 일관된 흐름으로 이어지는데, 1과 2는 뭔가 디테일한 부분들에서 조금씩 다르죠. 예를 들어 2편부턴 그냥 개그캐가 되는 정신과 선생님이 여기선 매우 멀쩡하고 진지한 사람으로 나온다든가. 릭스의 고통에 대해 좀 더 비중 있게 다루는 어두운 이야기인 '척'을 한다든가. 코미디를 많이 섞었어도 기본적으론 좀 어두운 이야기라든가... 등등. 솔직히 전 2편 이후가 더 좋습니다만. 그래도 '시작'을 무시할 순 없죠.



 ++ 가만 보면 이 시리즈도 매 편마다 아닌 척하면서 살짝살짝 시대상 반영 같은 걸 조금씩 넣는데요. 이 영화에서 갖다 쓴 소재는 포르노 산업, 그리고 베트남 다녀온 군인들의 사회 적응 문제... 같은 거였죠. 정말로 다루는 척만 하고 걍 액션으로 넘어갑니다만. ㅋㅋㅋ 이것도 그 시절 유행 같은 거였죠. 이야기에 훼이크 무게감을 부여하기 위해 이것저것 민감한 이슈 끌어오기. 이 시리즈도 매 편마다 그런 소재가 하나씩 계속 나오구요.



 +++ 보면 볼 때마다 까먹고 있다가 정주행 시작시 다시 깨닫는 것 하나 더. 영화의 제목인 '흉기'가 인간 흉기 마틴 릭스를 뜻한다는 건 뻔한 일입니다만. 둘이 처음 만난 날 로저가 대놓고 그 표현을 쓰며 '넌 그냥 인간 흉기네'라고 대사를 친다는 걸 매번 까먹어요. ㅋㅋ 대사로도 릭스의 그런 성향이 엄청 부각되는데, 정작 영화 속에서 릭스가 엘리트 살상 병기라는 걸 부각 시키는 장면은 단 한 번 뿐입니다. 그나마도 그 장면은 원거리에서 저격총 빵야빵야하는 장면이라 별로 폼도 안 날 뿐더러 캐릭터랑도 안 맞구요.



 ++++ 아. 음악 얘길 깜빡 했네요. 당시 잘 나가던 영화 음악 감독 마이클 케이먼에 에릭 클랩튼, 데이빗 샌본이 참여했고 영화 시작할 때 대빵 크게 세 명 이름도 적혀 나와요. 근데 아시다시피 에릭 클랩튼은 3편까지 가서야 본인 목소리를 들려주고... 아무래도 데이빗 샌본의 비중을 크게 볼 수 밖에 없는 음악입니다. 영화 속 상황에 맞게 마치 즉흥 연주 같은 느낌으로 색소폰 연주가 흘러나오는 게 참 좋아요. 



 +++++ 사소한 거지만 배경이 되는 동네가 LA라 전혀 티가 안 나는데, 이거 크리스마스 영화입니다. ㅋㅋㅋㅋ 성탄절엔 이런 영화 봐야죠. 리쎌 웨폰이라든가 다이하드라든가... 연말 연시엔 스트레인지 데이즈, 엔드 오브 데이즈 등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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