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시 부상해서 요즘 들어 봤던 영화들 살짝 얘기하렵니다.

 

 

마법사의 제자

많은 분 지적대로 진부하고 허술하지만 니콜라스 케이지와 알프레드 몰리나 덕분에 그렇게 나쁘지는 않았습니다. 제 친구에게 몰리나가 더 비중이 많으니 본 영화가 [페르시아 왕자](전 그 영화에 꽤 냉담해 했습니다)보다 더 재미있다고 농담 반 진심 반으로 얘기하기도 했지요. (**1/2)

 

인셉션

안으로 쑥 들어갔다가 어느 새 밖으로 휙 나옵니다. 이미 제가 아는 사람들뿐만 아니라 듀게분들께서 정말 많이 분석하고 토론하셨으니 단지 정말 좋은 시간 보냈다는 것 외엔 할 말이 없군요.(***1/2)

 

 

솔트

본 영화를 팝콘에 비유하자면 블록버스터 액션 영화로써 영화는 충분히 짭짤합니다. 안젤리나 졸리야 매력적인 액션 주인공으로서 믿음직하고, 좋은 액션 장면들이 헐렁한 줄거리를 잘 조여 줍니다. 영화의 교훈: 거사를 치룰 때는 여자가 한을 품게 만드는 멍청한 짓을 절대 하지 말 것. (***)

 

토이 스토리 3

재미있게 봤지만 전 많은 분들과 달리 [토이 스토리 3]는 제게 그렇게 확 와 닿지 않았습니다. 전반적으로 중학교 시절 때부터 정이 든 캐릭터들과의 반가운 재회와 곧 이어진 이별 그 이상은 아니었습니다. 물론 마지막 장면이야 픽사의 이야기꾼 실력이 유감없이 발휘되었지만, [업]이나 [월-E] 만큼 가슴을 건들지 않았지요. (***)

 

 

 

파괴된 사나이

정식 다운로드가 가능해지고 나서 한 번 받아봤는데 그 결과 피 봤습니다. [아저씨]를 별로 좋아하지 않았지만, 적어도 목소리만 좋기만 한 이 게으른 영화와 달리 그 영화는 노력이라도 했어요. (*1/2)

 

 

 

반가운 살인자

제목 그대로입니다. 살인자가 등장하니 전 정말 반가웠습니다. 드디어 영화가 끝나가는구나! 설정 자체에서 간간히 가능성이 엿보이긴 하는데 소재엔 아무런 관심도 없이 무능하게 이야기를 끌어가면서 싸구려 개그나 해대고 있으니 고문이 따로 없었습니다. 나중에 누군가 이 설정을 갖고 절박하면서도 간간히 블랙 유머가 섞인 좋은 드라마로 리메이크했으면 합니다만 그건 희망사항이지요. (BOMB)

아저씨

예, 영화가 흥행한 것은 전적으로 원빈의 공이 큽니다. 한데 지난 해 각각의 전작들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 준 원빈과 김새론의 능력을 어찌 이리 형편없게 낭비할 수가 있습니까? 카메라 앞에다 세워 놓고 뻣뻣한 대사들만 날리게 하는 수준으로 말입니다. 액션 장면들이야 나무랄 건 없지만, 이를 지탱해야 할 이야기와 캐릭터 묘사가 평균 미달이고 음악은 끔찍할 정도로 과잉이니...

그나저나, 본 영화를 보면서 머리 깎으면 정말 사람 달라져 보인다는 걸 실감했는데 아마 올해 초 국내 영화들에서의 한국 남자 배우들 헤어스타일이 왜 이러냐는 제 불평을 누가 고려했나 봅니다. 영화에서 어느 여성 캐릭터의 얼굴이 환해지는 순간 기억나시지요? 드디어 원빈이 머리를 깎은 모습이 나왔고 관객들 얼굴은 그녀만큼이나 환해졌습니다. 잠깐, 그건 그 쓸데없는 과거 회상 장면이었지요. (**)

 

 

하하하

예, 이것도 정식으로 다운로드가 가능해졌다는 걸 알고 금방 받아서 봤습니다. 대전에서 개봉을 안 해서 아쉬웠는데, 보니까 더 아쉬워졌습니다. 홍상수 영화들은 칭찬을 해도 좋아한다고 얘기하기가 좀 그랬는데, 이건 좋아한다고 망설임 없이 말할 수 있거든요. 그의 전작들보다 더 많이 웃으면서 봤습니다. (***1/2)

 

악마를 보았다

그렇게 말이 많았는데도 많은 분들 말씀대로 생각보다 잔인하지 않았고 이야기가 약하지만 2시간 넘는 상영시간 동안 잘 집중해서 볼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간간히 웃음이 나오더군요. 특히 숲 속의 한 저택에서 이야기가 전개되었을 때는 삐뚤어진 유머감각이 있는데, 그런 면을 더 밀고 갔으면 [살인마 가족 2]만큼이나 재미있었을 것입니다. 따질 점들이야 많지만, 그래도 [용서는 없다]나 [무법자]의 허접함과 불쾌함에 비하면 상당히 나은 편이지요. (***)

 

 

 

익스페리먼트

보기 전에 독일 영화인 원작으로 미리 예습 했는데, 원작이 훨씬 좋습니다. 이 버전에선 캐릭터 묘사가 평면적인 것도 그런데 개연성이 거슬릴 정도로 이야기가 많이 부족해요. 여러분, 오스카 받은 두 유명배우들이 주연인데도 미국에선 개봉도 안하고 DVD로 직행한 건 뭔가 문제가 있다는 것입니다. 브로디와 휘테이커이야 좋은 배우들인데, 왜 이런 영화에 나와서 고생을 하는 건지.... (**)

 

 

 

엑스펜더블

아마 비디오로 봤다면 본작을 좀 더 친절하게 평할 수 있겠지만, 배우들만 모아놓고 별다른 화학작용 없이 B급 액션 영화 스타일로 요란하게 난리만 피우니 금세 지루해지더군요. (**)

 

 

 

라스트 에어벤더

그렇게 끔찍하지 않았지만, 영화를 보는 동안 작년 여름에 봤던 제 항문 내시경 동영상이 더 밝고, 더 짧고, 더 싸고, 그리고 더 디테일이 살아 있었다는 생각이 들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그런데 왜 샤말란 영화들이 가라앉을 때마다 제임스 뉴튼 하워드의 음악은 최고조에 달하는 것일까요? (*1/2)

 

 

 

센츄리온

내셔널 지오그래픽 보는 듯한 기분 드는 가운데 존재감 있는 악역도 있지만, 닐 마샬의 영화에서 이야기 공식이 슬슬 진부해져 간다는 생각이 들지 않을 수 없군요. (**1/2)

 

피라냐

조 단테와 제임스 카메론의 영화를 미리 복습했지만(음... 조 단테가 제임스 카메론보다 훨씬 나은 시절이 있었다니...), 그럴 필요가 없었더군요. 몇몇만 빼고 죽든 말든 상관 안했지만 나름대로 못된 장난들 많이 치다가 광란의 육체 파괴극을 벌여서 대상관객들을 만족시켜주는데 굳이 3D를 동원할 필요가 있었을까 합니다. 그나저나, 옛날엔 섹스하고 마약하면 아작 났는데, 요즘은 그저 풍기문란이란 이유로 갉아 먹힙니다. 세상 많이 바뀌었군요. (**1/2)

 

 

 

애프터 라이프

지난 번 제가 시카고를 방문할 때 막 영화가 개봉했었는데, 시카고 선타임즈에서 이버트의 리뷰를 읽고 호기심을 접어두었습니다. 지금 보고 나니 그러길 잘 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외관에 신경 쓴 티가 나고 좋은 배우들도 기용했지만, 듀나님이나 이버트 지적대로 어정쩡한 위치에서 맴돌다가 가능성을 소진시켰어요. (**1/2)

 

 

 

라임라이프

보면서 [아이스 스톰]뿐만 아니라 다른 문제 가족을 소재로 한 선댄스 영화들이 연상되는 건 어쩔 수 없지만, 나름대로의 이야기를 잘 풀어낸 영화입니다. 한데 무슨 생각에서 이 영화를 뒤늦게 극장 개봉했는지 전 궁금합니다. 하긴 가끔씩 철 지난 선댄스 영화들이 국내 관객들에게 소개되곤 하지요(***)

 

에브리바디 올라잇

공교롭게도 [라임 라이프]는 또 다른 가족 드라마인 [에브리바디 올라잇]과 같은 주에 개봉했는데, 둘 다 추천할 만한 영화이지만 굳이 하나만 추천해 달라고 하면 이 영화를 추천하겠습니다. 겉으론 보통 가족 이야기는 아니지만 속은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가족 이야기이니 흥미로운 가운데 웃음과 감동을 솜씨 있게 뽑더군요. 저와 같이 본 관객들은 불평하던데, 그건 영화를 약간 잘못 선전한 국내 홍보 탓이겠지요.(***1/2)

 

 

레터스 투 줄리엣

전형적인 로맨스/이탈리아 관광 영화이지만, 일단은 풍경 좋은 가운데 이야기와 캐릭터 묘사는 봐줄 만한 하니 넘어가렵니다. [클로이]에서 다시 180도 방향 전환에서 이 편안한 영화에 나온 아만다 사이프리드는 예쁜 가운데 바네사 레드그레이브는 옛날의 첫사랑을 찾으려고 하는 할머니로 나오십니다. [뉴 문]과 달리 본 영화는 [로미오와 줄리엣]을 인용할 자격이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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