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출근해 듀게에 오니 옛 기억이 떠오르게 하는 사건이 일어나 있군요. 이미 한쪽이 탈퇴하셨으니 상황 끝났습니다만, 남자분이 듀게의 조언을 들으실 거라면 8개월 전에 들으셨어야 했어요. 이미 나올 이야기 다 나왔으니 종교문제로는 더 보태지 않겠습니다.

 

사실 종교는 결혼생활을 힘들게 하는 수 많은 요소중에 하나일 뿐이고, 그야말로 본질은 아닙니다. 그 본질이라는 것도 여러 가지가 있겠습니다만, 이 사례에서는 제목처럼 "욕망해도 괜찮아" 라는 책이 떠오르네요.

 

지금 책이 없어 정확하게 인용은 어렵습니다만, 기억나는 내용은 이렇습니다.

 

 

 

우리나라에서 결혼생활이 불행해지는 큰 이유는 아들들이 착해 빠져서 엄마 말을 너무 잘 듣기 때문이다. 성인이 되어 결혼할 때까지 자기 생각이라고는 없고 엄마 말만 잘 듣고 살다보니, 결혼하고나면 상황이 이상해지는 거다. 결혼하고나면 엄마가 아니라 아내와 생활하면서 아내의 의견을 삶에 반영해야 하는데, 그게 엄마 말씀과 다르면... 엄마로서는 평생 자기 말을 잘 듣던 아들이 결혼하고나더니 자꾸 딴 소리를 하기 시작하고, 그럼 당연히 이건 며느리 탓. 시어머니와 며느리가 사이가 좋을래야 좋을 수가 없는 것. 이러니 엄마들이 어디 가서 "세상에 없던 효자였던 내 아들이 어디서 여우같은 년을 만나 이상해졌다"고 말하고 다니게 된다. (여기서부턴 정말 진담이라고 받아들여야 할지 모르겠지만) 처남이 매주 엄마한테 전화로 문안인사 하고 그러기에 당장 관두라고 했다. 별로 효도 안하던 아들이 결혼하고나서 전화라도 한 번 더 하고 며느리도 문안 드리고 그래야 "철없던게 장가가더니 사람 됐다(며느리가 이거 사람 만들었다)"는 반응이 나온다.

 

 

 

뭐 요약하자면 이런 얘기였습니다. 사실 속시원해 보이면서도 실천하기는 상당히 어렵습니다. 우리나라에서 결혼 상대자의 좋은 조건 중에 하나로 화목한 가정에서 가정교육 잘 받고 자란 사람이 꼽히는데, 아직은 그런 환경에서 자라면 부모의 영향권에서 벗어나기 어렵거든요. 부모로부터 정말 제대로 독립한 사람은 아마 고아거나 집에서 내놨거나 둘 중의 하나일 확률이 아직까지는 꽤 높을 겁니다. 그 외에는 결혼할 나이가 되었을 때 부모가 "쟨 이제 다 컸고, 게다가 결혼까지 한다면 난 이제 쟤한테 무슨 영향력을 미치겠다거나 큰 효도 받겠다는 생각 말고, 특히나 아들의 아내라는.. 생판 남에게는 더더욱 기대할 게 없겠지" 라고 생각하고 있을 확률은... 별로 크지 않을 거예요.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이겠죠. 남자들로서는 솔직히 그래서 좀 괴롭습니다. 가정의 평화를 위해 부모님의 영향력을 이리 저리 차단하면서 그 분들이 서운해하시는 걸 지켜보는 것도 딱히 기분 좋지 않으니까요.

 

결혼과 가정에 대한 관념은 정말 따라가기 힘든 속도로 변하고 있어서.. 본인의 가치관을 바꾸기 어렵고 바꾸기도 싫은 사람들, 특히 노인들에겐 정말 괴로운 주제로 계속 남아있을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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