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8년작이고 런닝타임은 93분. 장르는 당연히 호러이고 결말 스포일러는 피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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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끔 이렇게 모르는 사람의 이름이 홍보 포인트처럼 박혀 있는 포스터를 보면 번뇌에 빠집니다. 모르는 내가 잘못인 걸까...)



 - 주인공 조나단은 대략 좀 한심한 청춘입니다. 나쁜 애는 아닌데, 걍 애가 사회성도 떨어지고 요령도 없고 야심도 없고 딱히 잘 하는 것도 없고 그래요. 부모님이 돈 내주는 아파트에 세들어 살면서 친구의 술가게에서 파트 타임 알바를 하며 살고 있는데, 평생 그 일 하며 살 기세로 인생 아무 대책도 없고. 친구도 없고 취미도 없어서 퇴근 후엔 집에 가서 패스트 푸드로 대충 끼니 때우고 티비 보다 잠드는 삶을 사는 중이죠. 아, 그리고 당연히 소심합니다.


 그런데 어느 날 밤. 비몽사몽간에 바라보던 티비에서 전화 데이트 광고를 보고는 충동적으로 거기 전화를 해요. 그랬더니 세상에나 전혀 기대도 안 했던 완전 예쁘고 섹시하신 분이 나와서 매우 친근하게 굴어주시고. 당연히 뜨거운 밤을 보내겠구요. 다음 날 헤어지고 나서 출근을 했는데... 갑자기 몸에 이상한 발진이 엄청난 속도로 퍼지기 시작합니다. 의사는 좀 특이한 경우이긴 해도 걍 성병일 거라며 당신 섹스 상대에게도 알려주라는데, 연락이 닿지 않는 것은 물론이고 마치 그 사람이 존재하지 않았던 것 같은 분위기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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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러니까 이렇게 생겨서 이런 성격(?)인 주인공이)



 - iptv에 적혀 있는 작품 소개 시놉시스만 보면 꼭 변종 좀비물 느낌이구요. 제목을 보면 호러를 빙자한 코미디 느낌이구요. 이런 거 별로 안 좋아해서 망설이다가 재생 버튼을 눌렀는데요. 생각과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는 게 좀 맘에 들었습니다. 간단히 말해서 '환상의 여인'의 호러 버전이에요. 내가 만난 그 사람을 반드시 다시 만나야 하는데 행방은 묘연하고 그 과정에서 만나는 사람들이 모두 그녀의 존재를 부정하는 가운데 주인공은 미칠 지경에 빠지는 이야기요.


 그리고 주인공 몸에 생긴 이상한 발진은 좀비물 같은 게 아니라 오컬트의 영역으로 흘러갑니다. 뭔가 사악한 것이 주인공에게 장난질을 했는데, 그게 좀비나 무슨 크리쳐 같은 게 아니라 영적으로 사악한 존재... 일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는 거죠. 


 또한 이상의 설정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이 모든 건 주인공의 환각일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처음엔 흔한 감염 호러물처럼 시작했던 이야기가 뜻밖에 탐정물 분위기로 흘러가다가, 결국엔 현실과 환각이 뒤섞인 미스테리로 끝을 맺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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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렇게 어여쁜 여성분을 만나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가)



 - '환상의 여인' 스토리는 역사와 전통이 깊은 설정이면서도 여전히 상당히 매력적인 소재이고 또 의외로 이런 전개의 작품이 그렇게 흔하진 않습니다.

 이걸 호러와 접목시킨 것 역시 꽤 괜찮은 아이디어였구요. 생각해보면 그야말로 호러와 잘 어울리는 소재인데도 이걸 호러 소재로 써먹은 영화는 떠오르는 게 별로 없네요.

 결정적으로... 비슷한 설정의 다른 영화들에 비해 각본 쓰기가 정말로 편합니다? ㅋㅋㅋ 


 그렇잖아요. 리암 니슨의 '언노운' 이든 조디 포스터의 '플라이트 플랜' 이든 비슷한 설정을 써먹는 스릴러 영화들은 항상 마지막에 그럴싸하게 앞뒤가 맞아 보이는 답을 내놓아야 하고 그게 관객들을 충분히 설득시키기란 쉽지 않습니다. 그러니 죽어라고 머리를 쥐어 짜고도 살짝 '그동안 재밌게 보셨으니 결말 몇 분만 좀 이해해주시죠' 모드로 가게 되는데요. 이 영화는 애초에 장르가 호러이다 보니 굳이 현실 논리로 말이 되는 답을 준비할 필요가 없어요. 그냥 신나게 그럴싸한 분위기만 뽑아내며 뽕을 뽑으면 그만이지요. 그리고 영화는 실제로 그렇게 만들어져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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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렇게 되고.)



 - 그래서 나름 그럴싸합니다. 병원 의사나 절친, 주인공의 부모님, 주인공 주의를 맴도는 무당 등등 모든 캐릭터가 적당히 의심스럽고 미스테리한 분위기를 자아내구요. 좀 찌질하지만 심약하고 나름 온순한 인물이었던 주인공이 이렇게 '아무도 믿을 수 없다'는 상황 속에서 멘탈 나가고 점점 거칠고 폭력적으로 변해가는 과정도 나름 납득이 가도록 잘 보여줍니다. 나름 재밌어요. 적어도 런닝타임의 절반 이상은 흥미롭게 볼 수 있고 제가 그랬습니다.


 다만... 아이디어 하나로 승부하는 영화들이 대부분 그렇듯이, 이 영화 역시 시작시 설정이 아이디어의 거의 전부입니다. 그리고 마무리에 대한 특별한 해법이 없어요. 덧붙여서 93분이라는 런닝타임을 충분히 채울만큼의 디테일이 준비되어 있지 않습니다.


 그래서 이야기가 후반 30분쯤에 들어서면서부터 템포가 늘어지고, 이야기가 식상해지다가 결국엔 클리셰 엔딩으로 대충 마무리가 됩니다. 

 그럴 거라고 예상을 하고 봐서 그렇게 실망하진 않았습니다만. 그럴 줄 알았다고 해서 아쉬운 게 괜찮아지는 건 아니니까요. ㅋㅋ 마지막에 뭔가 한 방을 준비해줬음 좋았을 텐데 결국 그런 건 없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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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급기야 이렇게 되는 이야기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 빠른 결론 : 제가 이런 류의 영화들 볼 때마다 반복하는 말이 있죠. '환상특급 에피소드였다면 참 좋았을 이야기' 목록에 +1을 해주는 작품이었습니다.

 어차피 이런 저예산 호러 영화들을 볼 때 전 늘 기대치를 매우 낮추고 보기 때문에 괜찮았어요. 하지만 결말부의 탈력도를 생각해보면 남에게 추천은 못 해주겠군요. ㅋㅋ

 걍 이런 '환상특급이 되고 싶었어!' 류의 영화들도 재밌게 잘 보신다고 스스로 자부하는 분들에게만 추천합니다.

 저야 뭐 올레티비에서 무료로 봤기 때문에 나쁜 말은 하지 않겠습니다만. 굳이 돈 주고 사서 보시겠다면 전 절대 책임 없다는 걸 이 연사 강력하게...




 + 영화 포스터도 그렇고 정보들을 찾아봐도 그렇고 주인공 배우 '프랭키 무니즈'를 되게 강조하길래 왜 그러나 했더니 이 분 또한 저만 몰랐던 유명인이었군요. 필모그래피를 살펴봐도 제가 아는 영화라곤 '에이전트 코디 뱅크스' 시리즈 뿐이라서. ㅋㅋㅋ '말콤네 좀 말려줘' 라는 인기 시트콤으로 확 떠서 돈 와장창 벌고는 '아, 난 뭐 꼭 배우 하고 싶은 건 아니고' 라고 선언 후 레이서도 하고 골프도 치고 하면서 유유자적 인생 살고 계시는 분이라고 합니다. 좀 얄밉군요? ㅋㅋ



 ++ 저처럼 프랭키 무니즈를 모르는 분들도 아마 저 짤 속의 '환상의 여인' 역 여배우 대표작은 대부분 보셨을 거에요. 작년에 공개됐던 '아미 오브 더 데드'에서 엄청 중요한 역할을 맡으셨거든요. 도입부에서 신혼 여행 가며 남편에게 ...를 해주다가 군대 호송차를 들이받아서 라스 베가스를 멸망시키는 계기가 되신 그 분입니다(...)



 +++ 매우 알기 쉬운 교훈을 엄청 선명하게 전달하는 좋은 영화입니다. 젊은이들이여, 콘돔을 쓰세요. 특히나 원나잇 상황이라면 괜한 만용 부리지 마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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