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풍수나 귀신 같은 비과학적 얘기니까 그냥 들은 풍월로 여겨주시기 바랍니다.

저도 심심파적으로 걍 흥미 갖고 있는 거지 신뢰하진 않아요.


아래 꼼데님 댓글애 대댓글 달다가 그냥 글 하나 새로 세웁니다.


사실 경복궁 일대, 특히 그 중에서도 BH(파란 집..)가 있는 곳은

좀 과장 섞어서 말하면 사람이 살 동네(...)는 아닙니다.

풍수학상으로 보면 북악을 비스듬히 끼고 올라앉아 있는 형국입니다.


이건 뭐 풍수쟁이가 아니라도 효자동에 가서 산세를 보면 그렇게 동네가 생겨먹었죠.


풍수를 따라 제대로 터를 잡았으면, 왕이 사는 궁궐은 인왕산을 주산으로 하여

전각이 동남방을 보게 들어왔어야 하는데 정도전이 우겨서 남쪽을 보게 되었고

그게 관악산 화기 때문에 바람 잘 날 없었다더라.. 하는 얘기는 뭐 널리 알려져 있고 말이죠.


(다만 숭례문 화재 당시 '숭례문이 불타면 도성의 지기가 다한 것이니 멀리 도망가야 한다고 정도전이 말했다' 운운은 

전혀 사실이 아닙니다. 삼봉 영감이 애초에 도시계획을 남향으로 짓자고 한 이유 자체가 성리학적 이치를 따져서

미신을 혁파하기 위한 의도가 다분히 있었는데 무슨 도성의 지기 운운할 리가 없죠.)


여튼 청와대 구 본관 - 옛 조선총독부 관저 - 은 경복궁보다 훨씬 더 북악 턱밑을 파고든 곳에 지어졌습니다.

풍수학자들은 여기가 사람 살 데가 아니라고 그러죠.


자, 여기서부터는 본격적으로 믿거나 말거나의 영역.


일단 조선왕조는 제껴두고, 청와대 터에 살기 시작한 인간들 치고 말로가 좋은 사람이 별로 없습니다.

(뭐 밑에 열거하는 인물들이 한국사람 입장에서 과연 사람새낀가는 일단 차치하고라도...)

데라우치 초대 총독은 그냥 일생의 숙원인 총리대신을 하다 쌀 폭동으로 날개가 꺾여 초라하게 병사한 정도니

걍 운이 좋았다 하겠지만, 초대 통감 이토 히로부미는 암살당했고, 3대 5대 총독을 역임한 사이토 마코토 같은 경우에는

숫제 쿠데타에 휘말려서 목이 달아납니다. 실각의 의미가 아니라 진짜 총검에 목이 잘려서 죽었죠.

후임 총독 우가키는 훗날 정치인으로도 성공하고 천수를 누렸지만 총리대신의 자리 앞에서 세 번이나 좌절했구요.

(뭐 개인적으로는 우가키가 그나마 그 미쳐돌아가는 일본육군 속에서 개념인물에 속했기 때문이라고 생각은 합니다마는)

반면 미나미 지로는 전범으로 기소되었다 1955년 가출소 후 바로 사망합니다. 이 인간이 한 짓이 꽤 화려-_-하죠.

조선인 지원병제나 창씨개명 같은 걸 전부 이 인간이 다 저지르거나 터를 닦아 놓습니다. 그래서 별명이 조선의 히틀러.

그리고 그 후임인 고이소는 유명한 강제위안부 같은 걸 했는데 이 인간은 미나미와 달리 가출소도 못하고 옥사했습니다.



이승만이나 박정희의 말로야 다들 아시는 대로.


다만 청와대 터를 버리고 나간 사람은 그나마 좀 오래 살았습니다. 3.1 운동 책임을 지고 물러난 2대 총독은

별 탈 없이 살았고(사실 이 인간은 데라우치 같은 인간보다 훨씬 막장.. 미나미 지로에 비견될 만합니다), 

마지막 총독인 아베 노부유키도 전범기소에서 무혐의 처분 받고 그냥저냥 살다가 죽었습니다.


한국 대통령 중에서는 윤보선 최규하 대통령도 천수를 누리다 죽었죠. 이승만도 쫓겨난 뒤에는 천수를 누리고 사망.


무속인들 일부가 주장하는 이 법칙은 청와대가 신관으로 옮긴 후에는 안 들어맞는다고 합니다.

김대중 대통령은 천수를 누렸고, 노대통령은 풍수적으로 따지면 청와대 터 문제가 아니라 봉하 터 때문이라고 하고.

(일단 풍수에서 바위는 기본적으로 살기를 띠고 있다고 생각해야 합니다.)



한 가지. 이승만에 대해서는 이런 얘기가 무속인들 사이에서 떠도는데,

이승만의 증조부였나 조부였나가 부인이 둘 있었고 자식을 보지 못해서 매일 북한산에 있는 절에 가서 기도를 드렸답니다.

그 곳이 현재의 문수암인데, 이승만의 경우는 이렇게 북한산 산신 버프-_-를 받아서 쫓겨나는 선에서 끝났다는 거죠.

반면 그 업보는 이기붕이 그대로 뒤집어쓰고 죽었다고 하더군요.

(이기붕도 청와대 입성 전에는 국민방위군 사건을 해결한 개념인물-_-이었음을 생각해 보면...

그 시대 사람들이, 이기붕이 실시간 골룸화되는 걸 보고 이런 얘기를 지어냈을 수도 있겠다 싶습니다)


- 근데 북악이 아니라 왜 북한산이냐? 하면.

지금 남산하고 북악산에는 산신이 없다고 하더군요. (....) 남산은 그놈의 조선신궁 때문에 주인이 없어져 버린거고.

(조선신궁은 일제가 패망할 때 신토 의식을 치르고 신위를 전부 일본 본토로 가지고 가 다른 신궁에 합사합니다)

북악은, 형님뻘인 북한산이 조선팔도의 산신을 모두 관장하기 때문에 정작 자기 아랫 산인 북악에는 소홀해서

잡신이 그렇게 많다고 합니다. 북악산에서 의외로 이런저런 다치는 사람이 많은 것은 그 때문이라는군요.


무속인들 중에서는 심지어 명성황후의 혼이 워낙 억울하게 죽은 탓에 반 요괴가 되어서

신주 없는 북악에서 산신 노릇하며, 제정신이 돌아와서 국모로서 나라를 걱정하다가 말고

또 정신이 나가서 요기를 뿌렸다가 한다고... (믿거나 말거나입니다마는 흥미는 있습디다. 쿨럭)



여튼.

바로 옆에 있는 인왕산이나 가회동과 달리

(이 곳은 지기가 괜찮은 편입니다. 심지어 가회동으로 터를 옮긴 MB는 대통령까지 일직선으로 달렸죠....)

북악은 그 바로 턱밑에는 사람이 살 동네가 아니라고들 하는데

이 터를 못 버리고 욕심을 내다가 죽은 사람이 바로 박통이라고 합니다.


뭐 팔자로 따지면 박통은 자작농으로 살든가 황제로 살든가 할 상이라고 하는데

(자기 머리 꼭대기에 누가 앉아 있는 꼴을 못 보는 사주라나요?)

그나마 조금 오래 산 게 마누라가 업을 먼저 지고 갔기 때문이라고 하더군요.

사람에 따라서는 애초에 대통령까지 해먹은 것 자체가 마누라 복을 받은 거라서 그렇다고 합니다.

(박통은 이견이 갈리지만, 육영수의 사주나 관상에 대해서 나쁘게 말하는 무속인은 아무도 없습니다.

입을 모아 말하는 황후의 상이라고 하죠.)


그래서 사실 박통 주니어가 당선되었을 때 무속인들 사이에선 되게 신기해하는 반응이 많았습니다.

그 전까지 박통 일가의 삶이란, 전형적인 BH 터에 잘못 들어갔다가 가문이 박살난 형국이었거든요.


(돈이야 갖고들 있지만... 일단 전통적인 관점에서 보면 대가 끊긴 거나 마찬가지고

- 박지만씨는 자녀가 없죠 - 형제 사이도 점점 갈수록 불화를 거듭하니....)

그런데 북악의 터가 예전에 그 터를 버리고 나간 사람을 다시 받아줬다는 겁니다.


이게 대체 무슨 의미냐를 두고 무속인들 사이에서는 현재 의견이 분분합니다. ㅋㅋㅋㅋ

박뽕(...)을 거하게 맞은 올드 세대 무속인들은 공주의 재림이니 여왕으로 인정했다 어쩌고저쩌고.

6울항쟁을 겪은 비교적 신세대 무속인들은 거기다 대고 웃기고 계시네요 아직 좀 봐야 알거든? 하고 있고.


- 뭐 심심파적으로 하는 얘기들이니 진지하게 받아들이시면 골룸하다고 다시 한 번 말씀드립니다.(....)



추가.

전툴루는 그럼 뭔데? 하고 물을 수 있겠습니다만, 이 양반은 관상이나 사주는 아주 대놓고 잘 타고난 인간이라(...)

그의 대가리 한가운데를 보면 꼭지점이 볼록 솟아 있는데 이게 꽤 좋은 거라고들 하더군요.


추가 2.

정의나 올바름이 부정되어도 좋나? 단순히 사주팔자나 관상 풍수만 장땡이냐? 하는 의견도 있을수 있고

저도 옛날에 이런 생각을 해 본 적 있습니다. 근데 무속이란 거 자체가 고단한 백성들이 기복신앙으로 만들어낸 거니

대도를 펼치는 것보다는 어떻게 해서든 개인의 인신을 행복하게 하는 데에 더 초점이 맞춰져 있겠다 싶겠더군요.


비슷한 얘기는 저어기 서역의 아라비안나이트에도 나오는데,

이야기의 두 주인공더러 "행복과 보물" 이란 상자를 가질래? 아님 "명예와 미덕"이라는 상자를 가질래? 하고 물어봅니다.

아마도 옛날 사람들은 일신의 행복이 꼭 명예와 미덕과 같이 가진 않는다는 걸 알았던 듯합니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DJUNA 2023.04.01 26719
공지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엔시블 2019.12.31 45235
공지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DJUNA 2013.01.31 354790
118703 이자스민씨에 대한 공격은 왜들 그렇게 하는걸까요? [32] amenic 2012.04.21 4820
118702 [이 와중에] 라섹 5일차, 첫출근 [4] 가라 2011.03.15 4820
118701 책 좋아하는 남자, 고양이 키우는 남자의 단점 [16] 닌스트롬 2013.09.17 4820
118700 10kg 뺀 제 경험상 [7] Natural High 2010.11.08 4820
118699 하하, 아빠된다…"별 임신 3개월" 발표 [8] 감동 2013.01.25 4819
118698 [바낭] "음악의 신" 이상민 비서 역할, 김가은의 과거 [4] espiritu 2012.05.24 4819
118697 코리안 섹스 심볼, 코리안 리키 마틴으로 소개되는 싸이 (첼시 레이틀리 쇼) [8] espiritu 2012.08.24 4819
118696 웹에서 자신을 어필하려는 몸짓 [40] nordstorm 2011.05.15 4819
118695 여장을 한 제임스 프랑코의 충격적인 변신 [11] Rockin 2010.10.07 4818
118694 김경의 낸시 랭 사건 기사 보신 분? [3] 겨자 2010.07.10 4818
118693 로이배티님 집안 전화 총동원 하셔야겠네요. [15] 자본주의의돼지 2013.06.23 4817
118692 김어준 XXX [45] camper 2012.02.03 4817
118691 영화 써니 보고 왔어요. [14] miho 2011.04.30 4817
118690 저도 결혼합니다. [29] 대립각 2010.10.05 4817
118689 오늘 그것이 알고싶다 의미심장하네요. [8] 꼼데 2012.04.15 4817
118688 와우 드디어 되는거에요? - 지겨운 단일화 이야기 [6] Apfel 2010.06.03 4817
118687 인양 준비만도 지난한 작업이군요 [9] 닥터슬럼프 2014.04.19 4816
118686 웹툰 웹소설 표절, 정은임의 영화음악 [15] clancy 2013.08.15 4816
» 경복궁과 BH 터는 사실 사람 살 곳이 아니죠(...) [20] 01410 2013.06.10 4816
118684 [공지] 게시물 삭제 요청을 받았습니다. [4] DJUNA 2011.11.12 4816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