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0년작이래요. 6부작 드라마이고 편당 시간은 대략 한 시간. 장르는 말 그대로 '드라마'입니다. 스릴 이런 거 없구요. 스포일러도 없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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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번역제 참 골때리지 않습니까. 번역을 안 해버렸으니 번역제란 표현이 안 맞긴 합니다만...;)



 - 배경은 1990년... 이었던 것 같습니다. 부시가 이라크에 쳐들어가네 마네 뭐 이런 뉴스도 나오네요.

 주인공은 쌍둥이 형제인데. 태어날 때 지역 신문에도 실린 유명 쌍둥이에요. 이유는 12월 31일 11시 50몇 분에 첫째가 태어나고 1월 1일 0시 몇 분에 둘째가 태어나서 쌍둥이가 한 해의 마지막과 다음 해의 시작을 장식했기 때문이라나요. 뭐 이렇게 훈훈한 에피소드와 매우 다르게... 시작하자마자 그 중 하나가 동네 도서관에서, 어린애들도 우루루 와서 무슨 활동 중인 옆에서 커다랗게 성경 구절을 읊으며 본인 손목을 절단합니다. 리얼리티를 살리기 위해 한 방에 싹둑이 아니라 퍽! 퍽!! 슥삭슥삭슥삭.... (으악)


 사연인 즉. 이 형제는 애초에 인생이 꼬일대로 꼬인 사람들이었던 거죠. 엄마가 미혼모로 낳아 키우던 경우였는데 아빠가 누군지는 넘나 비밀이라 아무도 모르고 며느리도 모르구요. 그러고서도 어떻게 결혼은 했는데 이 양반은 또 폭력 가장입니다. 보니깐 완전 사이코 빌런까진 아닌 것 같은데 그냥 '나는 가장! 모두 내게 복종하랏!! 그리고 애들은 모름지기 엄하게 키워야 제맛!!'이라는 스타일로 제대로 된 정 한 번도 안 주고 내내 식구들을 쥐어패는 사람이었던 거죠. 그리고 쌍둥이 중에 살짝 더 섬세하고 심약하며 조금 모자란 '토마스'가 더 심하게, 상습적으로 쥐어 터집니다. 그리고 그렇게 자란 이 녀석은 성인이 될 때 즈음에 급기야 조현병이 와서 고생하다가 결국 자기 손목까지...

 물론 사실상의 원탑 주인공인 도미닉의 삶도 그다지 안락하지 않습니다. 엄마가 암으로 세상을 떠난 후론 본인이 토마스까지 챙겨야 하는데 그게 잘 감당이 안 되구요. 비극적 사건으로 인해 넘나 사랑하던 아내와도 이혼해 버렸고. 지금 새로 만나는 여자 친구와의 관계에도 정을 붙이지 못하고 자꾸 전처 생각만 하는데 얘는 또 새 사람 만나서 잘 살고 있고...


 어쨌든 그 와중에 저 손목 사건으로 쌍둥이가 전국구 유명 인사가 되면서, 그리고 재판까지 받아야할 처지에다가 병원도 일반 병원이 아니라 감호 병동에 강제 입원할 상황이 되면서 우리 도미닉씨의 인생은 짠내가 더욱 더 폭발하기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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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인공 쌍둥이 현재 버전.)



 - 웨이브에 새로 들어온 걸 보고 '오, 간만에 마크 러팔로가 헐크 말고 무슨 연기 같은 거 하는 모습 볼 수 있겠네'라고 생각하고 클릭해봤죠. 그랬더니 출연진 목록에 이모겐 푸츠도 보이네요? 게다가 장르는 스릴러는 아닌 것 같지만 시작도 뭔가 극단적인 게 관심을 끌고. 에피소드도 여섯개 뿐이니 금방 다 볼 수 있을 것 같고. 뭐 그런 이유로 봤습니다만.

 일단 그 선택이 꼬였다는 걸 깨닫는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습니다. 이모겐 푸츠요. 역할이 아주 작습니다. ㅋㅋ 주인공 인생 조금 더 심란하게 만드는 현재 여자 친구 역할인데 비중이 별로 없어요. 연기는 잘 합니다만, 워낙 조금 나와서 이 분 보려고 이 시리즈에 관심 가지면 배보다 배꼽이 수십배 거대해진다는 거. 참고하시구요.


 드라마 내용도 좀 그렇습니다. '제 취향'이 아니어도 좀 많이 아니네요. 결국 우울하게 자란 도미닉의 인생이 꼬이고 더 꼬이고 계속 꼬이고, 가뜩이나 별로였던 성격도 꼬이고 또 꼬이고... 하는 걸 보다가 막판에 그게 한계점을 돌파한 후 나름 성장하는. 뭐 그런 걸 보여주는 이야기인데. 제가 워낙 장르물 성격 없이 이렇게 순수한 드라마를 안 좋아하기도 하고. 그 와중에 또 이런 유머 한 점 없는 궁서체 수난극(?)은 더 안 좋아하거든요. ㅋㅋ 그냥 '시작한 김에 끝은 보자'는 스피릿으로 간신히 마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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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인공 쌍둥이 대학생 버전.)



 - 혹시 이 드라마를 보고픈 분들이 계시다면 감상 전에 한 가지 알아 두실 게 있습니다. 뭐냐면... 주인공 캐릭터에요. 이 양반 간단히 말해, 개차반입니다. 정을 안 줄 수는 없는데 정 주려니 짜증나는 그런 인물. 이탈리아계의 후손으로 나오고 계속 그쪽 혈통을 강조하는데, 캐릭터 성격도 보통 이런 영화나 드라마 속 이탈리아계 중 골치아픈 스타일의 스테레오 타입 그대로에요. 다혈질에다가 고집 세고 남의 말 안 듣고 가족을 사랑하고 챙기긴 하는데 그 방식이 계속 좀 잘못되어 있구요. 누굴 막 쥐어패진 않지만 당장이라고 쥐어 팰듯한 기세로 고함지르는 게 계속 나오고... 극중에서 주인공이 가장 많이 하는 대사로 간단히 요약하자면 이런 놈입니다.


 "I know. and You don't know!!!!"


 이걸로 모든 대화를 종결짓죠.

 물론 근본적인 성향은 현실적인 모자람은 좀 있으되 그래도 선한 인간이고. 워낙 심하게 드라마틱한 방향으로 끔찍한 여건 속에서 발버둥치는 캐릭터이다 보니 나쁜 놈이라고 욕하긴 좀 그런데요. 그래도 맘 편히 이입하며 응원하기엔 불편한 구석이 많아요. 

 

 게다가 이런 이야기들이 늘 불편해지는 그거 있잖아요. 결국엔 온 우주가 힘을 합해 주인공을 갱생시켜주는 식의 전개. 주변 인물들 좀 희생되고 망하고 하면서 주인공이 정신차리는. 이것도 전형적인 그런 이야기라서 막판엔 좀 껄쩍지근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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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인공 쌍둥이 어린이 버전.)



 - 그리고 앞서 말했듯이 주인공의 혈통 이야기가 자꾸 들어가는데요. 엄마가 남겨준 유산. 외할아버지의 일기장. 이걸 통해 전개되는데, 막판엔 그것 때문에 아주 옛날 시점의 이야기도 상당히 길게 나와요. 근데 그 파트 이야기가 참... 의도한 바이긴 하지만 혐오스럽기 그지 없는 가운데 별로 재미가 없습니다. 그게 마지막에 큰 반전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필요 없는 이야기까진 아닌데. 그냥 보는 사람 불쾌하기만 하고 꿈도 희망도 없는 이런 이야기는 걍 대사로 요약해서 처리해버려도 되지 않았을까 싶어요.


 원작 소설이 있는 드라마거든요. 아마 소설로 읽으면 이 일기장 파트도 괜찮았을 것 같기도 하구요. 소설을 드라마로 옮기는 과정에서 좀 과욕을 부린 게 아니었을까... 라는 의심만 합니다. 찾아서 읽고 싶어지는 이야기는 아니었어요. 제 취향상.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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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분을 기대하고 봤으나 비중 넘나 공기 같은 것...)



 - 그래서 좋은 점은 뭐가 있느냐. 하면 뭐 당연히 마크 러팔로의 연기입니다. 이런 진지하고 다크한 이야기에서 원탑 주인공으로 1인 2역까지. 게다가 그 중 하나는 조현병 환자라는 어려운 캐릭터이고 하니 애초부터 마크 러팔로의 연기력 쇼케이스가 될 수 밖에 없는 드라마였고 기대대로 잘 했습니다. 찾아보니 이걸로 연기상도 엄청 받았더군요. 에미상 포함해서 일곱개였나? 근데 저처럼 이런 데 좀 시니컬한 사람 입장에선 오히려 좀 과시적이지 않나... 하는 느낌도 들었구요. 연기 자체가 과시적이라기보단 그 상황 자체가 말이죠. 한 화면에 마크 러팔로 둘이 나와서 성격 확 다른 캐릭터 둘을 연기하는 장면이 계속 나오니 러팔로는 그냥 진지해도 보는 입장에선 '실력 자랑하니?'라는 생각이 좀. ㅋㅋㅋ

 그런 제 삐딱함 관계로 초반보단 후반의 연기가 좋더군요. 후반으로 가면 둘이 한 화면에 등장하는 장면이 별로 없거든요. 스토리상 진짜 주인공인 도미닉 위주로 가는데 그 부분이 훨씬 좋았어요.


 그리고 그 외에도 배우들이 좋습니다. 도미닉의 전처로는 제가 최근에 본 '완다비전'의 옆집 아줌마 캐서린 한이 나오는데 거기 역할과 다르게 넘나 여성여성하고 선량한 캐릭터라 처음엔 좀 웃겼지만 그게 또 되게 자연스러워서 좋았구요. 로지 오도넬, 아치 판자비 같은 배우들도 잘 해주고, 비중이 거의 없다고 투덜거렸지만 이모겐 푸츠도 좋습니다. 이 분은 정말 어디 나오든 본인 밥값은 충분히 해주시는 듯. 그 외의 제가 이름을 모르는 다른 배우들도 전체적으로 다 좋은 느낌이었어요. 


 그리고...

 아. 모르겠네요. 애시당초 제 스타일이 아닌 드라마라 그런지 더 칭찬할 거리를 못 찾겠습니다. 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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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장 반가웠던 분. 완다비전 캐릭터와 너무 다른데 이런 역할도 찰떡같이 잘 해내십니다.)



 - 결론은 이렇습니다. 

 보는 내내 스트레스가 가득한 40대 이탈리아계 미국인 아저씨의 갱생담이에요. 주인공에게 들이닥치는 고난과 역경들이 워낙 드라마틱하기에 지루하다고 생각할만한 부분은 별로 없었지만 그래도 참 지치는 이야기라는 거. 5시간 40분 정도의 시간 내내 꿈도 희망도 없다가 엔딩 20여분쯤 앞두고야 상황이 풀린다는 거. 알아 두시는 게 좋겠구요.

 원래 이런 스토리를 안 좋아하는 사람의 평가라는 건 감안을 하시되, 어쨌든 제게 남는 건 배우들 연기 뿐이었어요. 문제는 이야기에 몰입을 못하다 보니 그 배우들의 연기도 엄청 좋고 막 감동적이고 그러진 않았다는 거.

 결론은 비추천입니다만, 이런 이야기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보실만 할지도...




 + 주인공이 병원에 입원한 장면에서 싱글벙글 웃으며 청산유수로 드립을 치는 간호사 아저씨... 가 낯이 익어서 확인해 보니 '오자크'의 마약 카르텔 보스님이셨더군요. ㅋㅋㅋㅋ 근데 딱 1분 나오고 끝이에요.

 


 ++ 하도 존재감이 없어서 본문에 적는 걸 깜빡해 버렸는데 줄리엣 루이스가 나옵니다. 뭔가 중요한 역할을 할 것처럼 나와서는 금방 사라져 버리는데... 넘나 짧게 나와서 특별 출연인가? 했는데 아니었네요. 요즘 이 분 위상이 이 정도인가 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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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케빈 형 여친으로 나오던 풋풋하던 그 시절, 그립읍니다.)



 +++ 원숭이가 나와요. 중요한 캐릭터는 아닙니다만 imdb를 보니 출연자 항목에 이 분이 포함되어 있네요. ㅋㅋㅋㅋㅋ 이것이 동물 권리인가!! 출연작이 무려 29편에 달하는 중견 배우님이십니다. 연기 좋았어요(?)



 ++++ 누가 죽어서 슬퍼하는 장면이 중요하게 나오는 미국 작품들을 보면 반드시 등장하는 요리. 캐서롤이 궁금하고 먹고 싶어졌습니다. 보아하니 딱히 맛있는 요리는 아닐 것 같습니다만. '안 좋은 일 생긴 이웃에겐 캐서롤' 이란 게 미쿡의 국룰인가봐요.



 +++++ 과거 회상이 많은 작품이다 보니 주인공 쌍둥이들도 현시점, 어린이 시점, 대학생 시점으로 3세트가 등장해요. 당연히 러팔로는 합성이고. 확인해보니 대학생 시절도 배우 한 명이 연기해서 합성한 건데 어린이들은 실제 쌍둥이를 썼습니다. 생각해보면 합리적인 것 같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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