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저런 일기...(시도와 노력)

2019.08.30 00:24

안유미 조회 수:558


 1.빌어먹을. 온몸이 아프네요. 운동을 하러 갔다가 3시간동안 스트레칭만 하다가 돌아오곤 해요 요즘은.


 생각해보면 온몸이 굳어 있는 건 당연한 거예요. 10년도 넘게 컴퓨터 앞에만 앉아있는 생활을 했으니까요. 그런데 그렇게 굳어진 몸을 풀지도 않고 또다시 몇년간 운동을 한 뒤에야 스트레칭의 중요성을 깨닫게 된 거죠. 몸이 아주 조금씩 풀릴 때마다 몸의 가동영역이 너무 협소하다는 걸 비로소 깨닫게 돼요. 몸이 풀려야만 얼마나 몸이 굳어 있었는지 깨닫게 된단 말이죠. 근력 운동도 그래요. 처음에는 금방금방 무거운 걸 들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지만 실제로 무거운 걸 들게 될수록 겸손해지게 돼요.


 아이러니한 일이지만 세상 일이 다 그런 거 같아요. 아예 한걸음도 안 뗐을 때에는 누구나 용감하고 자신을 높게 평가하지만 한걸음이라도 떼 보면 갈길이 멀다는 걸 알게 되는 거죠.



 2.지망생들도 그렇거든요. 실제로 그림을 좀 그려본 사람들은 듣도 보도 못한 웹툰 사이트에서라도 데뷔하려고 발품을 팔아요. 실제로 취업준비를 해본 사람은 대기업만이 아닌 중소기업이나 지방에 있는 회사로 눈을 돌리고요.


 한데 아예 아무것도 안한 사람들은 신기하게도, 자신이 네이버웹툰이나 카카오에 쉽게 갈 수 있을거라고 정말로 믿으며 살아요. 그런 회사들은 만화계의 삼성전자와도 같은 회사인데, 그런 회사에 쉽게 들어갈 수 있을거라고 믿는단 말이죠. 옆에서 보고 있으면 꽤 재밌어요.



 3.이건 돈벌이도 그렇죠. 아예 아무것도 모르는놈들은 자신이 어느날부터 열심히 일하면 수십억 땡기는 게 쉬울 거라고 생각하지만 아니거든요. 열심히 노력해서 최고의 아웃풋을 내게 되면 비로소 보이니까요. 자신이 달성할 수 있는 최대 연매출과 자신이 전성기를 유지할 수 있는 기간이 얼마인지 다 계산이 나오고, 그러면 손에 쥘 수 있을 맥시멈 금액이 얼마일지까지도 다 계산이 끝나니까요.


 가끔 곱슬을 만나면 한탄을 듣곤 해요. 잘해봐야 연봉 1억일텐데 그거 받다가 은퇴한다고 치면 모을 수 있는 돈이 너무 적다는 푸념을 하죠. 그런데 곱슬은 내가 본 사람들 중에서 노력도 열심히 했고 노력을 한만큼 운빨도 좋았거든요. 노력에 운까지 따라줘서 좋은 직장에 다니는데도 저런 푸념을 한단 말이죠.


 아니...반대라고 해야겠네요.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에 운까지 따라줘서 자신의 한계를 직접 확인해 본 사람만이 저런 푸념을 할 수 있는 거겠죠. 열심히 살았기 때문에, 자신이 받을 수 있는 최대 연봉과 자신이 노동자로 인정받을 수 있는 최대 지속력을 계산할 수 있게 된 거니까요. 



 4.휴.



 5.흐리멍텅하게 사는 놈들은 그렇거든요. 40살이 넘었는데도 아직 자신이 수백억을 벌 수 있을거라고 떠드는 놈들도 많아요. 자기가 구상하는 사업이 대박터지면, 자기가 산 코인이 대박터지면 100억은 우스울 거라고 지껄이는 놈들이요. 왜냐면 그들은 진짜 현실을 모르니까요. 


 

 6.하긴 현실을 아는 것과, 자신이 현실에서 어디쯤에 위치하는지를 아는 건 별개이긴 해요. 그래서 노력이란 게 참 무서워요. 노력이란 게 그렇거든요. 하면 할수록 갈길이 멀다는 걸 깨닫게 되니까요. 아예 노력을 안하면 불안할 것도 없어요. 아는 게 없으니까요.


 그래서 똑똑한 사람들은 때로 그래요. 노력을 시작하는 것 자체를 두려워하죠. 똑똑한 사람들은 한걸음 내디뎌서 자신의 위치를 확인해보기 전부터 대충 머릿속으로 알거든요. 현실은 혹독하고 자신은 별거 아니라는 거요. 그래서...한걸음 내디뎌서 자신의 절망적인 예상이 맞다는 게 확인되는 걸 너무 두려워하는 거예요. 아예 아무것도 시도하지 않고 있으면 적어도 똑똑이로는 남아있을 수 있으니까요.


 하지만 그래도 노력은 해야 해요. 항아리에 물 한바가지를 부어 보면 그때서야 '이런 젠장! 이걸 언제 다 채우지? 만만하지가 않네.'라는 생각이 들겠지만 어쨌든 물 한바가지를 부은 항아리가 빈 항아리보다는 나으니까요.

 


 7.뭐 이쯤에서 누군가는 이러겠네요. '그러는 넌 어떤데?'라고요.


 나야 여자들에게 말걸고 거절당한 뒤에 후회하곤 하죠. '처음부터 말걸지 않았으면 까일 일도 없었을텐데...ㅜㅜ'라고 말이죠. 하지만 말걸기 전엔 까일지 어떨지 역시 알 수 없는 거니까, 예쁜 여자에겐 말을 걸게 돼요.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DJUNA 2023.04.01 25834
공지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엔시블 2019.12.31 44360
공지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DJUNA 2013.01.31 353142
125404 바르셀로나는/마드리드와 음바페 밀당의 결말은 날 것인가 [1] daviddain 2024.02.04 123
125403 아이유를 또!! 만나러 갑니다. [2] 칼리토 2024.02.04 278
125402 [아마존프라임] 고맙지만 얄미운 아마존 덕에 '19번째 남자'를 보긴 했는데요 [14] 로이배티 2024.02.04 345
125401 이번 총선에서는 정의당이 원외로 밀려나겠네요. [1] 분홍돼지 2024.02.04 440
125400 프레임드 #694 [4] Lunagazer 2024.02.03 66
125399 근래에 영화관에서 본 영화(길위에 김대중, 외계인2부),, 축구 얘기 [3] 왜냐하면 2024.02.03 363
125398 INFJ에 대해 catgotmy 2024.02.03 224
125397 제 음료수 드십쇼 [7] Sonny 2024.02.03 414
125396 일 섬의 비너스 venere d'ille daviddain 2024.02.03 115
125395 Mark Gustafson 1959 - 2024 R.I.P. 조성용 2024.02.03 102
125394 Don Murray 1929 - 2024 R.I.P. [1] 조성용 2024.02.03 113
125393 Carl Weathers 1948-2024 R.I.P. [3] 조성용 2024.02.03 165
125392 [왓챠바낭] 뜻밖의 러시아산 호러 수작, '스푸트니크' 잡담입니다 [6] 로이배티 2024.02.03 358
125391 [넷플릭스] 이거슨 매우 재미없는 영화입니다. '리프트: 비행기를 털어라' [5] S.S.S. 2024.02.02 292
125390 폼페이 최후의 날 [3] 돌도끼 2024.02.02 209
125389 프레임드 #693 [6] Lunagazer 2024.02.02 66
125388 즐겨찾기 목록 catgotmy 2024.02.02 89
125387 [KBS1 독립영화관] 같은 속옷을 입는 두 여자 [1] underground 2024.02.02 232
125386 Chita Rivera 1933-2024 R.I.P. 조성용 2024.02.02 102
125385 벨링엄이 그린우드한테 한 말 조사 daviddain 2024.02.02 111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