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96년작입니다. 런닝타임은 구글은 80분이라는데 디즈니에 올라와 있는 건 90분이에요. 뭐가 추가라도 된 걸까요. 암튼 스포일러는 마지막에 흰 글자로 적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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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제는 보시다시피입니다만. 이 경우엔 번역제도 꽤 괜찮구나 싶네요. 훨씬 직관적이랄까요.)



 - 성실한 회사원... 인지 사업가인지 암튼 매우 바쁜 하워드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크리스마스 이브고 뭐고 일이 계속 밀어닥쳐서 꼭 보러 가기로 약속했던 아들의 가라테 승급 심사도 못 보러 가고 아들의 원한을 삽니다만. 아들이 미칠 듯이 좋아하는 티비 시리즈 '터보맨'의 액션 피겨를 꼭 사주겠노라고 약속하고 용서를 받아요. 근데 알고 보니 이미 한참 전에 아내가 사 놓으라고 다짐을 했던 물건이었고. 당연히 까먹고 있었고. 그래서 크리스마스 당일 아침에 미친 듯이 쇼핑몰로 달려가 보지만 당연히 품절. 그러다 만난 자신과 같은 상황의 우편배달부 마이런과 동료 겸 경쟁자로 엮여서 그 어딘가에는 존재할 터보맨 액션 피겨를 찾는 하루 여정을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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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놀드의 필사의 평범남 연기를 맘껏 즐길 수 있습니다. 덤으로 저 어린이는 3년 후 먼 먼 은하계의 다크 포스 히어로로 데뷔를 하게 되구요...)



 - '주니어'가 1994년 영화니까 이 영화 2년 전입니다. 사실 '유치원에 간 사나이'가 아놀드의 외모와 연기력을 활용해서 코미디로 써먹은 걸로는 원조이니까 아놀드는 두 편의 코미디 영화로 평타, 히트를 기록한 배우였던 셈이죠. (...라고 적었는데 헷갈렸습니다. '트윈스'가 처음이었죠. 이놈의 기억력!!!) 그리고 그걸 한 번 더 하면서 거기에다가 '나홀로 집에'처럼 막나가는 크리스마스 시즌 코미디 컨셉을 끼얹자는 아이디어로 만들어진 영화... 가 아닌가 싶습니다. 제작진에 크리스 컬럼버스도 있어요.


 근데 다들 아시다시피 망했습니다. 뭐 지금 확인해보니 폭망은 아니었고, 대략 극장 수입으로만 제작비의 두 배 정도를 벌었으니 2차 시장까지 가서 수익을 남기긴 했지만 일단 평가가 매우 나빴죠. 게다가 딱히 아놀드 팬도 아니었던 제 입장에선 더더욱 볼 이유가 없는 영화였는데, 그냥 언제부턴가 궁금하더라구요. 얼마나 별로였을까? ㅋㅋㅋ 근데 디즈니 플러스에 이게 있어서 크리스마스 기념으로 그냥 봤습니다. 또 이렇게 숙제 해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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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뚝뚝 어색어색한 아놀드에게 수다쟁이 흑인 코미디언을 붙여 주면 웃기겠지!! = 안 웃겨요.)



 - 위에서 이미 줄줄이 늘어 놓은 그 컨셉... 음. 그러니까 컨셉 자체는 나쁘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이야기의 아이디어도 괜찮잖아요. 아들에게 사 줄 크리스마스 선물에 아버지로서의 자격을 걸게 된 남자의 사투! 그에 동반하는 코믹한 파트너 겸 라이벌!! 그리고 이 평범남을 연기하는 게 세상에서 가장 안 평범하게 생긴 아놀드!!! 대충 만들어도 평타는 될만한 영화였는데 평가는 그렇게 망했고. 그걸 제가 직접 보니... 음. 망했습니다. 망한 게 맞아요.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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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루라는 시간 제한 동안 쉴 틈 없이 괴상하고 희한한 상황을 만들어 이어가면 웃기겠지!! = 안 웃기구요.)



 - 일단 아주 재미 없지는 않습니다. 평범남을 연기하는 아놀드 슈워제네거의 연기력... 그냥 상상만 해도 웃음이 나오잖아요. 그 쪽으로는 대략 절반 이상은 성공했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정말 여전히 처절하게 연기를 못하는데 그래서 내내 피식피식 웃겨요. 

 문제는 이 어색함이랄까... 언밸런스랄까... 이런 게 작품 속에 녹아들게 통제되고 활용되지 않는다는 겁니다. '유치원의 간 사나이'나 '주니어' 같은 영화는 그게 잘 되어 있어서 그냥 즐겁게 웃을 수 있었는데요. 이 영화의 아놀드를 보고 있노라면 그냥 미스 캐스팅이라는 생각만 듭니다. 웃기긴 웃기는 데 민망하게 웃겨요. 각본이 게을렀던 거죠. 아놀드에게 안 어울리는 걸 시켜서 그걸로 웃기자! 라는 식으로 배우를 활용하는 게 아니라 자꾸만 별로 중요하지도 않은 액션씬들을 넣어서 활용을 합니다. 근데 크리스마스용 가족 코미디 영화에서 그런 게 중요할 리가 없잖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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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놀드에게 그 어색하고 굳은 표정으로 계속 개그 연기를 시키면 웃기겠지!!! = 아... 솔직히 이건 조금 웃깁니다만. 필요 없는 액션이 너무 많구요.)



 - 그 외에 이야기 자체도 별로입니다. 일단 산만해요. 뭐가 계속해서 쉬지 않고 벌어지는데 그게 계속 우연에 우연을 거듭하다 보니 이야기 흐름이 자연스럽지가 않구요. 또 앞서 말한 대로 액션의 비중이 큰 가운데 아놀드가 슬랩스틱으로 웃기는 장면이 많은데 역시나 연기력이... ㅋㅋ 그리고 결정적으로 이야기가 계속해서 조금씩 불편합니다. 아놀드 아내에게 추근거리는 옆집 아저씨 캐릭터도 웃기기 보단 불쾌하단 느낌이 더 강하고. 함께하는 동반자님도 자꾸만 선을 넘어서 빌런 짓을 해대는데 그게 충분히 웃기질 못하다 보니 정말 그냥 빌런처럼 느껴지구요. 클라이막스에서의 막 나가는 전개는 그럭저럭 괜찮긴 한데... 문제는 주인공 캐릭터입니다.


 아니 전혀 호감이 안 가요. ㅋㅋㅋㅋ 일단 시작은 괜찮았습니다. 일 때문에 너무 바빠서 아들과 아내에게 소외될 위기에 처한 가장! 이라고 하면 참 고루하고 진부하지만 어쨌든 평타는 되는 설정이잖아요. 터보맨에 대한 그 절실함이 이해도 가고 납득도 되는데요. 이후에 이 인간이 벌이는 소동들을 보면 기본적으로 너무 격하게 민폐에다가, 거의 다 범법 행위들이고... 결정적으로 다 좀 비호감입니다. 굳이 이 캐릭터가 구원을 받아야할 이유를 잘 모르겠는데 마지막에 말도 안 되는 큰 행운으로 그걸 다 극복하고 해피해진단 말이죠. 그러니까 말하자면 원래 좀 모자란 인간이었는데, 딱히 인격적으로 성장하는 듯한 전개가 거의 없이 마지막 럭키 소동과 액션 활극으로 다 극뽀옥~ 해버리니 와닿는 게 전혀 없어요. 더럽게 운 좋은 아저씨네... 라는 느낌 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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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놀드와 대비되는 가정적이고 세심하며 상냥한 옆집 아저씨... 캐릭터를 굳이 빌런으로 만들어 놓은 것도 참으로 불필요했습니다. 라고 적는데 행크스 사모님이 보이시네요. 허허.)



 - 그러니까 뭐 딱히 길게 덧붙일 건 없겠구요.

 난 아놀드의 그 시절 어색 보스 연기가 그냥 보기만 해도 웃긴다. 특히 아놀드가 평범한 남자 연기하는 걸 상상만 해도 재밌다. 이런 분들만 보시면 되겠습니다. 위에 줄줄이 적어 놓은대로 이야기 퀄이 영 떨어지는 데다가... 라이벌 흑인 캐릭터를 다루는 태도도, 주인공에게 마구 버프와 행운을 몰아주는 전개도 넘나 그 시절스럽게 영 불편하구요. 굳이 2023년에 봐야 할 영화는 아니었네요. 하지만 어쨌든 전 숙제 하나 또 해치웠으니 그걸로 만족하겠습니다. ㅋㅋㅋ 끝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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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솔직히 저 순록이 아놀드보단 조금은 더 연기를 잘 하지 않았나 싶었습니다.)



 + 스포일러 구간입니다.


 뭐 하나하나 설명하는 게 의미가 없이 산만한 이야기라 대충 적자면요. 일단 처음 들른 쇼핑몰에서 실패하구요. 마지막 남은 걸 사 가는 손님을 뒤쫓아가서 빌어 보려다가 걍 라이벌이랑 둘이서 사방에 민폐만 끼치고 그것도 실패. 그 다음엔 매우 수상한 산타 할아버지(제임스 벨루시입니다 ㅋㅋ)를 따라가서 짝퉁 생산 비밀 공장 같은 곳에서 짭을 300달러에 살 뻔 하다가 마지막 순간에 눈치 채고 거기 산타들 수십명을 두들겨 패고 도망칩니다. 그러고 우연히 마주친 라이벌과 대화를 나누며 그 라이벌의 딱한 사정에 대해 조금 알게 되고. 그 순간 라디오에서 퀴즈 맞히면 경품으로 터보맨을 준다는 방송을 듣고 전화를 걸다가 라이벌과 몸싸움 때문에 전화기가 파괴. 근데 방송국이 두 블럭 옆이라는 걸 알고 둘이 마구 달려가서 문을 부수고 들어가 진행자를 협박해가며 터보맨을 내놓으라다가 결국 터보맨은 못 받고 비상 출동한 경찰과 활극을 벌이다 간신히 도망칩니다. 그 와중에 아들래미는 집구석에 들어오지도 않는 아빠를 원망하고, 엄마는 옆집 느끼 싱글 파더의 유혹 어택을 받고 있었죠. 전화로 그 상황을 오해한 아놀드가 우다다 집에 달려갔는데... 그때 생각이 납니다. 옆집 느끼 싱글 파더가 자기는 이미 득템했다고 자랑했거든요. 그래서 그걸 훔쳐서(...) 자기 아들 주려고 그 집에 몰래 들어갔다가 옆집 느끼 싱글 파더가 아들을 위한 이벤트로 데려온 순록(...)과 싸움이 붙어서 남의 집에 불까지 내고 그 현장을 아내에게 들킵니다. 아내는 빡쳐서 옆집 아저씨랑 아들을 데리고 크리스마스 퍼레이드를 보러 가네요. 거기에 터보맨 코스프레 캐릭터들이 나와서 쇼를 한대요.


 결국 우와앙 난 망했어. 난 정말 나쁜 아빠야... 하고 길을 헤매던 아놀드는 그럼 이제 퍼레이드라도 가족과 함께 보자! 하고 가다가 영화 시작부터 계속해서 악연으로 엮인 경찰을 만나서 또 죽어라고 내빼다가 어느 창고 같은 곳으로 들어가는데. 비어 있을 줄 알았던 창고에 엄청 북적대는 무슨 스탭 같은 사람들이 우루루 몰려 있다가 아놀드를 보고는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갑자기 터보맨 분장을 시키기 시작합니다. 원래 배우가 부상을 입어서 급하게 대타를 구했는데 아놀드를 대타로 착각했다는 말도 안 되는... ㅋㅋㅋ


 암튼 그래서 퍼레이드에 터보맨으로 참가해버린 아놀드는, 퍼레이드의 끝에 자신이 관중 어린이들 중에 하나를 맘대로 골라서 터보맨 한정판(!) 액션 피규어를 줄 수 있다는 걸 알게 되구요. 당연히 자기 아들을 불러다가 선물을 주고 흐뭇해 하는데... 그때 터보맨의 메인 빌런 코스춤을 훔쳐 입은 라이벌 우편 배달부가 난입해서 터보맨을 내놓으라고 난리를 치구요. 우습게도 이 둘의 코스춤에는 티비 시리즈에서 주인공들이 사용하던 필살기들을 현실에서 그대로 재현할 수 있는 장치들이 잔뜩 달려 있어서 둘은 화려한 액션 대결을 펼칩니다. 그러다 터보맨 장난감을 들고 도망치던 아들이 빌런과 함께 높은 곳에 매달려 위험에 빠지고, 쓸 데 없이 고퀄로 작동하는 부스터팩을 활용해서 아놀드가 폼나게 아들을 구출하고. 관중들은 환호하고. 감동하는 아내와 아들 앞에서 아놀드가 폼나게 자신의 정체를 밝히면서... 해피 엔딩입니다. 끄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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