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낭

2014.07.29 22:53

에아렌딜 조회 수:2215

이 글은 푸념성 바낭입니다.

글쓴 사람이 좀 그래서 우울함이 들어가 있을 수 있습니다.

불편하신 분은 뒤로 가기를 눌러주세요.




1.

저는 길 찾기에 대해 두려울 정도로 공포심을 갖고 있습니다. (?)

태어나서 죽 자라온 도시는 참 좁은 동네입니다. 

10분만 버스 타서 나가면 곧 시내구요. 30분 버스를 타면 외진 농촌 동네가 나옵니다. 

저는 버스비란 건 한번 타면 안 바뀌는 줄 알았습니다. 대도시에서는 버스를 타면 거리만큼 요금이 늘어난다면서요? 저는 그런 걸 일본에 여행가서야 알았습니다.

여기서는 1100원만 내면 종점에서 반대편 종점까지 갈 수도 있습니다...


그런 작은 동네에서 태어나 죽 살다보니, 부산을 한 번 갔는데 왜 이리 넓은지 지하철은 왜 이리 넓은지. 

눈이 뱅글뱅글 돌았습니다.

전 아마도 방향치거나 길치의 부류에 속하겠지요. 

그래서 어딜 여행을 간다고 해도 어디에 있는 유명한 가게라든지 관광지를 찾아 떠나는 것 자체가 공포스럽습니다.

길을 모르겠으니까.

대도시라면 그나마 물어물어 갈 수도 있을지 모르겠는데... 일본에서는 그것도 잘 안 되니까 하루에 한 두 군데 들르니까 그만 해가 저물어버리더군요. OTL

이래선 혼자 여행도 못 갑니다...

아래 런던에 들르면 찾아갈 곳이란 글을 봤더니... 이렇게 많은 곳을 다 찾아갈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했는데 생각만 해도 그냥 암울해졌습니다.

저는 런던에 갈 수 있다고 해도 제대로 여행도 못하겠지요.

기껏 한다면 모르는 거리에서 맘껏 헤메는 것 정도일까요....



2.

그런데 제가 10일날 서울에 갈 마음을 먹었습니다.

어떤 행사를 보러 가는 것인데... 지금부터 걱정이 됩니다.

목적지에 제대로 도착할 수 있을 것인지, 가더라도 시간에 맞춰 갈 수나 있을지. 걱정이 태산입니다.

거기다 11일에는 부산에 가야 합니다. 

또 어떻게 길을 찾아갈 것인지... (이하생략)

길 찾는다는 것만으로도 너무나 큰 스트레스가 되네요.


서울 분들은 어떻게 그 큰 도시에서 사시는지 모르겠군요.

서울에는 경기도권에서 출퇴근을 하시는 분들도 많다고 하던데, 제게는 일종의 경이로 보입니다.

대체 그 넓은 곳을 어떻게... 




3.

전혀 다른 이야기로 넘어가지만, 가끔 듀게에서 글을 잘 쓴다는 칭찬을 받는데 어째서일까요.

제가 쓴 글은 거의 다 극히 있는 그대로의 사실만을 서술한 것뿐인데... 

대체 무엇이 잘쓴 글의 범주에 들어가는지 저는 모르겠습니다. 그냥 칭찬할 게 없어서 해 주신 말인 걸까요, 라고 하면 실례일까요... 

이렇다할 아름다운 묘사가 들어가 있는 것도 아니고 뛰어난 문장력이 있는 것도 아니고... 대체 뭘까요...


잘쓴 글이란 무엇일까요.



4.

반 패닉 상태에서 쓰다보니 왠지 글이 몹시 산만하군요.

늘 그렇지만 이런 푸념도 할 데가 없어서 적어 보았습니다. 

모르는 것이 너무나 많습니다..


공부를 하고 있는데 잘 안 되네요.

앞으로 나는 어떻게 되는 것인가, 나는 어디로 가고 있는 것인가 하는 불안함에 가슴이 미어집니다.

인생에 이정표는 없겠지만, 이 길이 어디로 이어져있는지 모르겠으나 적어도 끊어진 길이 아니기만 빌 뿐입니다. 



좋은 밤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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