덱스터

2014.10.23 05:09

겨자 조회 수:1399

아무것에도 집중할 수가 없다고 제가 말한 게 얼마 전이었죠. 넷플릭스에 덱스터 전 시즌이 올라와서 띠엄띠엄 보는 중입니다. 이 시리즈 덕에 휴 로리 - 베데닉트 컴버베치 - 마이클 C 홀로 제 팬심이 바뀌어 달리고 있네요. 듀게 스포일러 게시판에서 미리 시놉시스를 읽었기 때문에, 충격적인 사건이 생길 때마다 마음의 준비를 할 수 있게 도움이 되었어요. 마이클 홀은 어쩌면 저렇게 연기를 잘합니까? 저렇게 평범하고 어찌 보면 미욱하다 할 수도 있는 외양으로. 7시즌 거의 마지막에 덱스터의 여동생이 덱스터에게 사랑고백을 하는 부분이 마음을 흔들었어요.


너를 사랑한다고. 괴물인 너를 사랑한다고. 너는 나를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 걸 알아도 나는 너를 사랑한다고. 내가 지금 그렇게 생각하고 있는지 모르겠지만 그래도 사랑했다고. 너는 어떻게 느껴야 할지도 모르지만. 


제 해석이 다소 오버스럽지만, 이 장면은 세상 거개의 사람들이 공감을 느낄 만한 장면이 아닐까요? 사랑은 나의 것. 상대는 괴물. 그것이 조국일 수도있고 이데올로기일 수도 있고 혹은 매정한 남자일 수도 있고 혹은 재물같은 것일 수도 있고. 


마이클 홀의 목소리는 남자다워서 좋네요. 그냥 남자다운 게 아니라 목청에 흐느끼는 듯한 면이 있어서 더 가슴을 잡아 뜯어요. 이 사람이 암에 걸렸을 때 보컬 코드에 문제생길 까봐 방사능 처리를 받지 않았단 것을 이해할 수 있어요. 목소리만으로도 대단해요. 


유튜브를 뒤져보니, 마이클 홀과 결혼하고, 이혼하고, 또 여동생 역을 끝까지 연기한 제니퍼 카펜터가 눈물을 흘리며 인터뷰를 했더군요. 우리의 결혼은 남과 같지 않았고 우리의 이혼도 남과 같지 않았다. 끝까지 사랑과 존중이 있었다. 그 말의 진위는 알 수 없지만, 제가 그 자리에 있었다면 행복했을 것이란 걸 압니다. 드라마에서 사랑하고 현실에서 사랑하고 또한 사랑하는 사람에게 고백을 받았는걸요.  


마이클 홀 참 못생겼죠. 하지만 이 사람 얼굴에 가득찬 에너지가 아무것도 생각하지 못하게 만드는군요. 고두심이 그런 인터뷰를 한 적이 있었죠. 전도연이 그렇게 열심히 걷고 운동한다. 관객들은 그런 걸 보고 싶어한다. 재능이 얼굴을 뛰어넘는 순간이죠. 시즌 8까지 연기력으로 이 스토리를 끌고 왔으니 말이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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