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10.23 09:14
불과 몇 해 전만 하더라도 살라는 미국 스크립스 해양 연구소의 교수로 대학원생들에게 먹이 그물과
해양 보전에 관해 가르치고 있었다. 하지만 스스로 세계에 충분히 기여하지 못하고 있다고 느꼈다.
나 자신을 보니 자연의 죽음을 시시콜콜 기록만 하고 있더군요.
폴라리스호에서 그가 말한다.
그는 육상뿐 아니라 해양에서도 생태계가 악화되고 생물종이 멸종하는 상황에 괴로워하다 학계를 뛰쳐나왔다.
이 문제를 해결해보고 싶었어요.
그는 말한다.
그래서 2005년에 해양 미생물, 해조류, 무척추 동물, 어류 전문가들을 비롯한 과학자들을 모아 특별 기동대를
조직하고 라인 제도 북부로 항해를 떠났다
라인 제도는 하와이 남쪽으로 1850km 지점에 있는 머나먼 태평양 환초다
그 곳의 물속으로 잠수해 산호초를 연구하던 그들은 한 가지 중요한 사실을 발견한다
바로 포식동물, 특히 상어가 현지 생물량의 약 85%를 차지한다는 사실이었다
먹이 그물의 위아래가 뒤집힌 상황이었다
생태학계의 통설로는 밑바닥부터 꼭대기까지 먹이 그물의 각 층위마다 먹이동물과 포식동물의 비율이 대략 10대 1정도
라는 게 정설이었기 때문이다
살라의 연구팀은 이 현상을
뒤집힌 먹이 피라미드
라고 불렀다
겉보기에 먹이 동물군이 없는 상황에서 어떻게 그토록 많은 상어가 서식할까?
먹이 동물군이 실제로 없는게 아니라는 데 답이 있었다
먹이 동물군은 번식률과 성장률, 성적으로 성숙하는 속도, 그리고 회전율이 높은 아주 작은 어류의 형태로 끊임없이 풍부하게 생산되고 있었지만
포식동물이 그것들을 계속 잡아먹어서 눈에 띄지 않았을 뿐이었다
생태계에 대해 아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다
4년후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퇴임을 앞두고 미국 태평양낙도 해양국립기념물을 설정하는
법안에 서명할 때 살라도 그 자리에 있었고
해당 지역의 뒤집힌 피라미드를 보전하는 법이 명문화됐다
살라는 내셔널 지오그래픽 협회의 지속적인 후원을 받아 지구 최북단에 있는 프란츠요제프 제도로 관심을 돌렸다
살라는 러시아 북극국립공원 및 러시아 지리협회와 손을 잡았다
프란츠요제프 제도가 러시아 북극국립공원에 속한 자카즈니크, 즉 자연보호구역이었기 때문이다
그는 공원의 과학 담당 부국장이며 북극 바닷새를 연구하는 생물학자인 마리아 가브릴로에게
공동 탐험대장이 돼달라고 요청했다
또 바이러스 생태학자 포리스트 로워
어류 생태학자 앨런 프리들랜더
해조류 전문가 카이크 밸러스터로스
그리고 마이클 페이를 포함한 연구자 몇 명과 예전부터 탐험에 함께 해온 믿음직스러운 전문 잠수부들을 모으고
가브릴로 외에 12명의 러시아 동료들도 영입했다
또 런던에 있는 영국 왕립지리학회 소속으로 극지방 잠수와 등반 경험이 있고 문제 해결력이 뛰어난
폴 로즈도 끌어들였다
살라는 이렇게 우수한 집단을 모아놓고 여기에 우리 같은 글쟁이들도 끼워줬다
2013년 7월 말
우리 모두는 배를 타고 프란츠요제프 제도로 향했다
그곳의 바닷물은 최근까지 거의 일년 내내 얼어붙어 있었기 때문에 대부분 청정한 자연 상태 그대로 남아 있다
네셔널 지오그래픽 8월호 프란츠요제프 제도 북극 얼음이 사라지면,에서 발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