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01.28 14:46
지난번 회사 바낭 글에 이어서....
( http://www.djuna.kr/xe/board/12149219 )
새로온 파트장이 회의체 변경을 한다고 해서 지난주 금요일에 새로운 회의 일정과 성격을 공지하고 오늘 10시에 회의를 한다고 공지메일을 뿌렸습니다.
그리고 오늘 아침에도 사내 메신저로 오늘 10시에 회의 한다고 한번 더 그룹채팅으로 공지를 했습니다.
(저희 부서는 부서원들이 근무시간에 이곳저곳 흩어져 있는 경우가 많아서 메일과 메신저를 자주 활용합니다.)
9시 50분에 회의실로 가는데 제 (전) 상사가 현장에 나갔다가 들어오면서 지나쳤습니다. 그리고 10시가 되어서 파트장까지 다 모여있는데 (전) 상사는 안옵니다. 모여있는 다른 팀원들 말로는 회의실에 모여있는것도 지나가면서 보고 갔고, 같이 현장에 있던 팀원도 10시에 회의가 있다고 이야기를 했다고 합니다.
5분이 지나도 오지를 않아서 전화를 해보니 '무슨 회의? 나한테 회의 있냐고 얘기 했어? 메일? 언제 보냈는데? 금요일에? 오늘 다시 이야기 해줘야 하는거 아냐? 메신저? 난 메신저 못봤는데?' 하고 따지고 있습니다. ㅎㅎㅎㅎ
즉.. 회의가 있는거 알면서도 제가 직접 구두로 회의가 있으니 참석해주십사 요청하지 않았다고 자리에서 버티고 있었던 것이죠.
옛날에 자기가 파트장일때야 자기가 회의 하자고 하면 하는 것이고, 일정 잡아놨다가도 당일 아침에 다른 일 있다며 시간옮기거나 취소하자고 하는 경우가 종종 있었기 때문에 항상 회의 있는 날 아침에 회의 하냐고 물어보고 공지를 하곤 했습니다만... 지금은 자기가 파트장이 아니고 같은 파트원인데 제가 파트장한테 가서 회의 일정을 확정받고 다시 자기한테 가서 '몇날 몇시에 회의가 있는데 참석가능하시죠?' 하고 물어보기를 바라는 건 무리 아닌가요?
회의실에 들어와서도 '가과장은 회의 있다고 나한테 얘기 안하냐?' 라고 째려보더군요.
점심먹고 앉아 있는데 옆에 있던 다른 팀원이 '상황이 바뀌었으면 태도가 좀 바뀌셔야 할텐데, 여전히 대우해주길 바라는거 보니 내년에는 보기 힘들지도 모르겠네요' 라고 하더군요.
파트장/팀원은 물론이고 사업부장보다도 나이가 많고, 자기 나이 또래가 이번 정리해고 태풍에 대부분 그만두게되었고, 자기도 조직개편하면서 파트장에서 밀려났으면 자기 처지 뻔히 알텐데... (얼마전에는 애들 대학 졸업할때까지만 다닐 수 있으면 좋겠다고 하더만..) 위기감을 느끼는 것 같은데 변하는 모습은 안보이네요.
자기보다 나이 어린 파트장/팀장이 같이 일하기 불편하다는 생각을 하게 하면 안될텐데...
파트장도 자기보다 나이 많은 팀원에게 일시키기 어려우니 자꾸 저한테만 일시키고 와서 물어보고 하는데... 참 어렵습니다.
2015.01.28 15:18
2015.01.28 15:26
2015.01.28 15:36
할일 안했단 얘기, 저는 전혀 모르겠는데요. 전에 회의 여부를 구두로 확인했다는 건 회의를 주재하는 파트장이어서 그랬던 것 같은데 이제는 문제의 인물이 회의를 주재하는 건 아니지 않습니까.
2015.01.28 15:30
2015.01.28 15:56
2015.01.28 15:58
러브귤 / 러브귤님 회사에서는 어떤지 모르겠으나.. 저희 회사에서는 직위자들 제외하면 부장이던 사원이던 모두 팀원이고 실무자입니다. 팀장/파트장이 나에게 지시한 일을 옆자리의 선배사원에게 '팀장님이 지시하셨는데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라고 물어보는게 다른 회사에서는 정상이라는 건가요?
2015.01.28 16:12
고생 많으십니다 ㅠㅠ 그분은 적응이 잘 안되시겠지만 어떻게든 적응하셔야 할텐데...
2015.01.28 16:15
제가 근무 했던 한군데의 회사에서는 회의 알람은 그냥 메일 하나로 끝이었습니다. 누군가 회의 통보를 메일로 한 다음 메신져로도 알림을 띄웠다면 회의 일정을 꼼꼼하게 챙기는 사람이라고 할 거고, 구두로도 챙긴다면 대체 얼마나 중요한 회의길래... (오바질이야)... 하는 반응이 었을 것 같고, 또 다른 회사에서 똑같이 구두로 까지 회의를 챙겼으면, 그냥 좀 예의바르고 사교적인 사람이라는 반응이었을 것 같아요.
집집마다 밥상차리는 예절 다르 듯이 이런 일은 회사마다 다른 법인데 맞다 틀리다 할수 있는 건지 잘 모르겠습니다.
다른 건 잘 모르겠고 ageha님 말씀처럼 '천천히 침몰하게' 할 수 있게, '급격히 추락'하지 않게 하려면 어떻게 대해야 하나... 하는 고민은 많으시겠네요. 어쨌든 일을 해야 하니까요.
2015.01.28 16:32
저도 안그래도 힘든 선배 직원, 불필요하게 자존심 건드릴 필요 없다고 생각하는데 이 경우는 구두보고했을 때 1) 새 팀장이 불쾌할 수도 있고 (팀장에겐 보고를 안하는데 그 선배한테는 보고하는 상황이 이상하거든요), 2) 무엇보다도 예전과는 다르게 구두보고해서 회의 여부를 확인하더라도 아무 의미가 없다 (그 선배직원이 더이상 회의를 주재하지 않는다)는 문제점이 있지 않나 싶어요.
2015.01.28 16:32
읭 당연히 가라님이 난처하시겠다 하고 본문을 읽었는데 분위기가 회사마다 다른가보군요.
제가 일하는 곳에선 공지메일이나 메신저를 제때 확인하지 않은 것(일부러 그랬다면 더욱....)이 전관을 예우해주지 않은 것보다 당연히 더 큰 잘못이라고 여길 겁니다.
일단은 그 전관예우라는 개념 자체도 전 좀 쓸 데 없는 거 아닌가 싶고요. 사람의 연이야 중요한 것이지만 이익을 창출해내고 그것을 나눠 갖는 게 목적인 회사에서는 능력에 따라 자리가 갈리는 게 당연하고 거기에 맞게 스스로 처신하는 것이 더 어른스럽다 여겨지네요.
2015.01.28 17:00
안오면 뭐 마는거죠.. 그게 팀장이 되면 원래 여러군데서 갖가지의 도전을 받습니다.
그것을 어떻게 헤쳐 나가는 지도 어찌보면 팀장의 역량이죠.. 방법 역시 수만가지죠..
그걸 즐기는 사람은 잘 하게 되고, 사람사이에 스트레스 많이 받는 사람은 정말 힘든거고.. 그렇다고 아무도 신경 안 쓰는 무대뽀 스타일은.. 전 팀장 처럼 결국에는 밀려나고.. 뭐, 그런겁니다.
팀장직이 생각보다 어렵다능..
2015.01.28 17:10
2015.01.28 17:11
본문에 기술된 대로만 읽으면 옛 파트장이 분명히 문제가 있는 게 맞는데요. 솔직히 그 분의 처지를 이해하라는 입장이 많아서 놀랬습니다. 실무선에서 저런 일들이 얼마나 불편하고 생산성을 저해하는지 겪어보신 분이라면 알텐데요. 그 사람은 회의가 있다는 걸 알면서 일부러 심통을 부리는 것이지 않습니까? 그런데 동료들이 그걸 받아주고 이해해줘야 한다고요? 순전히 자존심을 챙겨주기 위해서요? 그때문에 모든 사람들이 기다리고 일할 시간을 허비하는 것이 더 문제이지 않습니까? 만약 그 팀장이 동료들의 이해를 챙겨받을 만한 자격이 있었다면 저런 행동을 하지도 않겠지만 지금의 상황은 여러모로 이전에 팀장 지위에 있을 때도 팀원들의 신임을 그다지 받는 사람이 아니었다고 읽힙니다. 그리고 불만이 있으면 저렇게 동료직원을 괴롭힐 게 아니라 정식으로 윗선에다가 얘기해야죠. 유치원 애들도 아니고... 저라면 저런 사람 안 챙겨줍니다.
2015.01.28 18:32
조금 더 첨언하면...
저도 사실 7년을 파트장으로 모시고 일하던 버릇 때문에 자꾸 구두보고를 하는 버릇이 남아있습니다. 새로온 파트장은 제 (전)상사에게 지시를 받거나 보고를 할필요가 없다고 못을 박았거든요. 저희 회사 시스템으로 보면 전 상사가 저보다 선입이고 상위직급자이긴 하지만 같은 팀원이기 때문에 서로 조언을 하고 공유를 하는 사이여야 하지 지시를 하고 보고를 받는 관계가 아니거든요. 그래도 자꾸만 제가 하는 일에 대해 전 상사에게 이야기를 해주게 되더라고요. (물론 전 상사는 자기가 하는 일에 대해 저한테 뻥끗도 안합니다.)
오늘 회의때도 제가 담당하는 일에 대해, 이미 현장과 협의를 다 하고 온 일인데도 '그거 그렇게 하면 안돼. 이렇게 해' 라고 지시조로 이야기 하다가 파트장 의식해서인지 '아니 꼭 그렇게 하라는건 아니고.. 그냥 제안이야.' 라고 말을 붙이더군요. (그리고 그게 현장 입장에서는 엉뚱한 방향이라는...)
뭐 사실 이런거야 내부적인 문제이고... 사실 진짜 문제는 이분이 다른 부서 사람들에게 기존에 자기가 파트장이었던 영역에 대해서는 여전히 자기가 결정권을 가지고 있다고 이야기 하고 다닌다는건데.. 팀장이나 파트장이 알면 기분 좋게 받아들이지는 않을거라... 옆에서 같이 일하는 입장에서는 좀 아슬아슬합니다.
이분도 아들, 딸 둘이 모두 대학생이라 회사에서 나오는 학자금지원이 절실할테니.. 1년이라도 더 다니셔야 할텐데 말입니다.
2015.01.28 18:44
2015.01.28 20:21
아날로그적인 사람이 디지털적인 시스템에서 겪는 에로사항이 꽃 피우는거네요. 거기에 한국 특유의 갑질정서, 상전-하인 구도같은 전근대적인 마인드까지 합세하면서.... 그런데 안변해도 잘 사는 사람들은 잘 살기도 하는데 그 분은 그러기 어려운 직장에 다니는게 비극이로군요.
2015.01.29 01:06
2015.01.29 01:45
일단 하는데 까지는 하세요. 팀장 대우해주시라는게 아니고 그냥 글쓰신분이 원하는 정도까지만 예우 해주시면 됩니다.
회의참석 같은거는 솔직히 신경 안써주셔도 됩니다. 심통 부려봤자, 회의 참석 안해봤자 손해보는것은 참석안한사람이 손해니까요.
만약에 예전 팀장님이 그러시는거 보기 싫으시면 글쓴님만이라도 예전 대우 해주면 됩니다, 다만 그렇게 하시면 현 팀장님의 비위가 살짝 거슬리시겠죠.
아이구. 저저번 글에 얼핏 보였던 생명력 강한 모습과는 사뭇 다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