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에게 있어서는 올해 개봉한 한국영화 중 가장 좋았습니다. 


올해 극장에서 영화를 보다가 네 번 눈시울을 붉혔고, 그 중에서 두 번은 눈물이 흐르기까지 했어요. 다행히 눈시울만 붉어진 데서 그친 영화는 '러브 & 피스'와 '정글 북'이었는데, 이 두 영화는 유년 시절에 보던 특촬물이나 애니메이션에 대한 추억이 새록새록 떠올라 거기서 오는 감동 때문이었겠지요. 실제로 눈물이 흐르기까지 한 영화 두 편은 '비밀은 없다'와 '우리들'이었습니다. 이토록 섬세한 손길로 극중 인물들의 아픈 맘을 보듬어 주는, 그럼에도 굳이 그 사람들을 위해 영화가 대신 현실에 대해 거짓말을 하는 만용까진 나아가지 않는 영화들을 보면 정말 눈물을 참기가 힘듭니다.


애초에 저는 윤가은 감독에 대해서도 잘 알지 못했고 '우리들'이라는 영화도 그저 소박하게 잘 만든 영화 정도일 거라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이토록 카메라가 섬세하게 영화 속 인물들과 그 주변 환경에 대해 바라보며 가까이서 이해하고 그 흔적을 프레임 안에 티내지 않고 차곡차곡 담아가는 영화이리라곤 상상도 하지 못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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