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7.20 10:26
예전에, 어렸을 때에 한비자에 관심을 가지고 두어번 읽었던 적이 있었는데.
오늘에서야 한비자의 책을 다시 읽게 되었습니다.
한비자는 중국의 칠웅중 가장 약한 나라였던 한나라에서 태어나,
법가사상을 뿌리내리게한 장본인이지요.
그는 나중에, 진시황이 그의 서적을 읽고,
"이를 만나 이야기를 하게 된다면, 당장 죽어도 여한이 없다."(다를 수 있음)
는 말을 들을 정도로, 그의 혜안을 알아보는 이들이 생겨나게 됩니다.
하지만 그러한 한비자는, 진시황에게 사약을 받고 죽임을 당하게 됩니다.
굉장히 아이러니 하죠. 신하로서의 자세를 강조하며, 간언하는 방법에 관한 책을 낸 한비자마저도.
결국 자신을 알아본 진시황에 의해서 사약을 받게 되는 과정은 말이죠.
한비자의 사상은 기본적으로 법과 술을 강조하는 양식을 띱니다.
그는 군주의 처세술, 어떻게 해야 조직의 장이 행동하여야 하는지에 대해서 가르칩니다.
법은 아랫사람을 다스리는 방법이고,
술은 인용술, 즉 신하들을 어떻게 다루는 지에 대한 내용입니다.
한비자의 책이 가치있는 이유는,
우리가 보통 생각하는 방식과 이 군주의 처세술이 꽤나 다른 면모를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고요하고도, 드러나지 않게,
자신의 지혜를 밝히지 않고, 신하들의 지혜를 밝히게.
신하들의 행실은 알면서도 모르는 듯, 그리고, 보이면서도 보이지 않는 듯 행동하라는 등.
굉장히 자세하게 설명하죠.
잘하는 사람에게는 상을 주고, 못하는 사람에게는 벌을 주라.
성선설 보다는, 한비자는 성악설을 신봉합니다.
기본적으로 사람은 이익체계에 따라서 움직이기때문에.
아무리 친하게 지내는 신하더라도, 거리를 두고, 상과 벌을 엄격하게 적용하라 말합니다.
물론 세상 살면서, 조직의 장. 즉 다시말해서 이런 처세술을 적용하며 살아갈만한
자리에 올라가는 이가 드무리라 생각합니다.
저또한 그런 일은 거의 오지 않으리라 생각하기에,
굳이, 제 머리를 감추면서, 좀 둔하다는 이야기를 듣기 보다는, 똑똑하다는 이야기를 듣고 사는게 갑이라 생각합니다.
한비자의 책이 유용한 이유는, 사람 개인을 소우주로 바꾸어서 생각할 수 있는 것처럼.
인간이 만들어낸 조직도, 바꾸어서 생각해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한비자의 책은 그러한 조직의 운용법, 그리고 장의 처세술에 대해서 알려주고 있다고도 생각합니다.
동양의 마키아벨리라고 불리는데, 솔직히 절대군주를 표방하고 있다 정도는 아니라 생각합니다.
한번쯤 한비자의 책을 읽어보시는 것도 꽤 도움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저도 다시 흥미가 생겨서 읽고있는데 계속 읽어보려구요 이제.
2016.07.20 10:34
2016.07.20 10:38
근대 재밌는게, 진시황은 이 책을 좀 엉뚱하게 해석하고 받아들였어요. 결국 힘이 치우치게 되면, 그 시소는 무너지게 됩니다. 진시황도 그 사후에 한대를 넘기지 못하고, 나라전체가 무너져내린걸 보면, 재밌죠 굉장히. 한비자는 그 법의 적용에 있어서, 시시비비를 가리고, 군대의 법령을 세우는 것처럼, 나라의 기강을 세우길 바랬던 건데, 진시황은 그걸 엉뚱하게 받아들이고, 좀 사리사욕을 채우고, 신하들을 학살하는데에 법을 적용하죠. 한비자의 책을 좀 곡해해서 받아들였던가, 아니면 알면서도 자신의 권력유지를 위해 그렇게 적용한 거겠죠. 만약 진시황이 이 책을 잘 이해하고 적용했다면 진나라가 훨씬 더 부강하고, 그 역사가 길지 않았을 까 생각해봅니다.
제가 인생에 있어서 가장 자주 떠올리는 책이 두권이 있는데, 한권이 손자병법이고, 한권이 이 한비자의 책이에요. 다시 읽는건 너무 오랫만 이지만, 다시 보니까 감회가 새로워요. 물론, 이런 처세술을 적용하는 것보다는, 똑똑하다는 이야기를 듣는게, 소시민으로써 가장 좋은 처세라고 생각하지만, 조직의 장에 올라가는 사람은 좀 우둔하고, 자신을 낮추는게, 오히려 더 현명하다라는 사실이, 굉장히 충격적으로 읽었던 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