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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핸접...


더 맘에 드는 굿즈도 있었지만 비싸서 대략 이걸로 만족 중입니다. 


최근에 스트레스 때문에 여드름 기미가 왕창 생기고 가슴 부위도 꽉 조이는데, 소소하게 지르고 나니까 기분이 좀 좋아졌어요. 만다라 색칠 하려고 36색 색연필도 샀고, 잠이 안와서 머리맡에 수면등도 새로 하나 들이고, 레이스 달린 옷도 사고, 책도 몇 권 질렀는데 요즘은 긴 호흡의 글이 읽기 힘들어져서 단문 위주의 가벼운 책만 골라버렸네요. 저녁에 <고양이 케디> 보고 오면서 이것저것 막 사먹었더니 배도 부르고. 역시 돈이 쵝오. 역시 돈이 문제.


명절 연휴 때 템플 스테이를 갔다왔는데, 공기 좋은데서 며칠 잘 먹고 잘 쉬었어요. 평소에는 두끼도 잘 안먹는데 절에서는 삼시세끼 다 먹고 하는 일도 없는데 왜그리 배가 고픈지.. 아침형 인간은 전혀 못되는데 6시에 주는 아침 먹으려고 열심히 5시 반에 일어났다고 합니다(...) 예불도 해보고 싶었지만 담당 스님께서 예불시간이 넘나 유동적인 자유인이셔서ㅋㅋ 참여 못해보고 왔네요.


다른 템플스테이 참가자 분들이 언뜻 "절이면 속세랑 거리가 멀줄 알았는데 별로 그렇지도 않고.." 이런 대화를 나누는걸 듣게 됐는데, 저도 모르게 조금 웃음이 나왔어요. 실은 저도 비슷한 생각을 하던 참이었거든요. 종교에 별다른 환상은 없지만, 그럼에도 종교 속에서 일말의 순수함을 기대하는 마음이 제게도 있었나봅니다. 어떤 내성적인 신사 분은 큰스님께 거룩한 말씀을 듣고 싶으셨던 것 같은데, 발랄한 개신교 전도사 타입의(?) 젊은 스님과 예불 시간 안지키는 자유인 스님 밖에 만날 수 없자 영 실망한 기색이시더라고요. 뭐랄까, 그래도 황금 연휴에 먼 산사까지 찾아든 사람들이라면 뭔가 원하고 바라는게 있었을 듯한데, 그 곳은 그냥 자연 친화적 숙박업체 이상은 아닌 것 같은 느낌적인 느낌.. 아메리카노 카페라떼도 팔고 에어컨과 비데가 완비돼있으며(요즘은 이런거 없으면 사람들이 안온다고 하니까요), 직업과 나이를 궁금해 하면서 은근히 영업(?)도 하고, 스텝인지 손님인지 모를 어떤 이는 템플 스테이도 동호회가 있는지 여럿이 싸게 다닐 수 있다면서 까페 가입 및 체육대회 참여를 종용하는 등, 기대만큼 고요하고 정갈한 산사 체험까진 아니었던 것 같지만, 그래도 혼자 안전하게 잘 쉬다 온 것으로 만족하고요. 다음에는 유명한 송광사 새벽예불을 한 번 제대로 볼 수 있으면 좋겠어요.


예전에 우울증 약의 효과가 너무 감탄스러워서 인간이란 그저 호르몬의 동물일 뿐인가.. 라는 생각도 했었더랬죠. 기대를 가지고 많은 영화들을 보지만 인생작을 만나기는 쉽지 않고, 사는게 어려울 때 가르침과 사랑을 갈구하지만 어디서도 귀한 인연을 만나기는 쉽지 않은데, 결국 다 쓸데없는 망상이고 그저 또다시 약이 필요한 시점일 뿐인건지.. 잠 안오는 새벽에 제 방의 새 식구인 부처님 얼굴을 들여다 봅니다. 내일도 모레도, 그저 현실을 직시하고 그저 당장 할 일들을 해나가자고 다짐해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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