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이야기 (스포)

2019.12.09 12:04

hei 조회 수:1007

한부모가정 자녀로서 정말 공감하며 재밌게 보았습니다.


마지막 장면에서 여자의 여유를 보며 제가 속이 다 후련했는데 같이 본 친구는 둘이 다시 합치는 건 아니겠지 걱정하더라고요. 저는 오히려 그 장면에서 나는 현재 생활이 너무도 안정되어서 이제 절대 다시 옛날로 돌아갈 일은 없다 라는 차분함이 느껴졌어요. 


초반에 여자가 변호사에게 속을 털어놓을 때는 이후에 남자쪽에서 여자가 오해한 부분도 보여주겠지 라고 생각했는데, 그 뒤 영화 내내 남자 시점 위주로 진행되는데도 불구하고 아 저런 사람이랑 얼마나 힘들었을까, 잘 헤어지려면 또 얼마나 힘들까, 변호사 쓰길 너무 잘했다... 란 생각만 들 뿐이어서 좀 웃겼네요. 심지어 나중에 항변하는게 내가 이렇게 인기있는데도 한 명하고밖에 안 잤잖아! 라니 ㅠㅠㅋㅋㅋ 같이 본 친구는 외도한 무대감독인지 의상감독인지 한테는 집안 인테리어니 뭐니 의견 하나 하나 물어보는 걸 어이없어하더라구요.. 그 결과 너무나 연극무대같은 인위적 인테리어가 탄생한 것도 웃겼지만... 법적 분쟁에서 남자가 자기 손으로 자기 무덤을 파는 걸 정말 열심히 보여주는 것도 그렇고요. 


정말 소소한 부분들이 다 리얼하고 웃겼어요. 그렇게 일반 아빠들보다 훨씬 육아에 적극적인 아빠라고 아내도 인정할 정도였는데 결국 아빠랑 하는건 레고하기랑 영화보기 ㅎㅎ 그런데 같이 살지 않으면 정말 정신차리지 않는 이상 그렇게 될 수 밖에 없죠.. 아빠 입장에서야 정말 사랑하는 마음은 달라진 게 없고 오히려 더 절실해졌는데 왜? 라고 생각하겠죠 ㅋㅋㅋㅋㅋ  할로윈에 프랑켄슈타인 의상을 입고 돌아다녀서 애를 피곤하게 만들기만 하고 같이 재밌는 건 하나도 못 하는 것도 정말 너무 현실적이었어요. 같이 살 땐 애 마음이 바뀌었다, 친구 관계가 바뀌었다는 사소한 정보들이 바로바로 공유가 되는데 이젠 그렇지 않다는 게 ㅎㅎ 바뀐 상황에 적응하지 못하고 소중한 하루를 낭비하는 것... 감독의 자전적 이야기이고 전부인도 좋게 보았다라고 들었는데 감독의 자녀는 어떻게 보았을지도 궁금해지네요.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DJUNA 2023.04.01 25260
공지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엔시블 2019.12.31 43811
공지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DJUNA 2013.01.31 352312
126020 프레임드 #770 [4] Lunagazer 2024.04.19 335
126019 아래 글-80년대 책 삽화 관련 김전일 2024.04.19 432
126018 요즘 계속 반복해서 듣는 노래 Ll 2024.04.19 441
126017 PSG 단장 소르본느 대학 강연에서 이강인 언급 daviddain 2024.04.19 449
126016 링클레이터 히트맨, M 나이트 샤말란 트랩 예고편 상수 2024.04.19 466
126015 [왓챠바낭] 괴이한 북유럽 갬성 다크 코미디, '맨 앤 치킨' 잡담입니다 [2] 로이배티 2024.04.18 541
126014 오늘 엘꼴도 심상치 않네요 [7] daviddain 2024.04.18 474
126013 프레임드 #769 [4] Lunagazer 2024.04.18 343
126012 [근조] 작가,언론인,사회활동가 홍세화 씨 [11] 영화처럼 2024.04.18 913
126011 80년대 국민학생이 봤던 책 삽화 [8] 김전일 2024.04.18 711
126010 나도 놀란이라는 조너선 놀란 파일럿 연출 아마존 시리즈 - 폴아웃 예고편 [2] 상수 2024.04.18 521
126009 체인소맨 작가의 룩백 극장 애니메이션 예고편 [2] 상수 2024.04.18 438
126008 [웨이브바낭] 소더버그 아저씨의 끝 없는 솜씨 자랑, '노 서든 무브' 잡담입니다 [5] 로이배티 2024.04.18 595
126007 이제야 엘꼴스럽네요 [3] daviddain 2024.04.17 493
126006 프레임드 #768 [4] Lunagazer 2024.04.17 349
126005 킹콩과 고지라의 인연? 돌도끼 2024.04.17 444
126004 파리 생제르맹 선수들이 찍은 파리 바게트 광고 [1] daviddain 2024.04.17 523
126003 농알못도 몇 명 이름 들어봤을 파리 올림픽 미국 농구 대표팀 daviddain 2024.04.17 433
126002 아카페라 커피 [1] catgotmy 2024.04.17 430
126001 요즘 본 영화들에 대한 짧은 잡담... [3] 조성용 2024.04.17 682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