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미시스 3

2024.04.06 22:25

돌도끼 조회 수:95


1996년 앨버트 피언 감독작품.
95년에 2편이랑 동시에 만든 영화입니다.
공간배경도 같습니다. 사막과 황무지와 폐창고만 나옵니다.

'네뷸라는 실패했고 그래서 또 추적자를 보낸다'는 자막과 함께 시작합니다. 이번에는 하나가 아니고 여럿입니다.

대충 이 영화의 이야기는, 난을 피해 미래에서 과거(현재)로 온 주인공 알렉스가 미래에서 보낸 추적자들을 물리치고 다시 미래로 돌아가 인류의 구세주가 된다...아마도 이렇게 진행되는 거...였을겁니다.
그런데 전편(2편)은 그냥 추적자-네뷸라한테서 도망다니기만 하다 3편 예고하면서 끝났죠.
그렇담 이번편에서는 뭔가 이야기를 진행시켜야할 거 아닙니까만...

영화 앞부분 10분 정도를 전작의 플래시백으로 때운 뒤에,
알렉스는 난데 없이 사막 한가운데서 깨어납니다.
머리에 총을 맞은 모양이고 초인이라 죽지는 않았지만 기억을 다 잃었습니다.
알렉스가 차츰차츰 기억을 찾으면서 지난 하룻동안 무슨일이 있었는지를 되짚는 구성...입니다만...

1편과 연결고리가 너무 없었던 전작과 달리 이번엔 1편의 악역을 다시 모셔왔습니다. 그치만 동일인물은 아니고, 주인공인 알렉스와 마찬가지로 과거 인물의 이름만 물려받은 다른 존재입니다. 근데 배우는 1편 배우가 그대로 나옵니다. 그걸 봐서는 아마도 알렉스도 처음엔 그루너가 다시 나오는 걸 전제로 했을 가능성이 있어 보여요.

근데 기껏 다시 불러왔지만 대체 왜 나왔나 싶은 역입니다. 추적자가 한명뿐이었던 전편과 달리 이번엔 적들이 한트럭분량쯤 나오고(그중 일부는 전작에 나온 그냥 사람들 장면에다 살짝 덧칠만 해서 싸이보그라고 우기며 재활용한 거...) 그 추적자들의 대장 노릇을 하고 있는데 본인은 별 하는 것도 없이 그냥 지시만 내리고 있다가 끝에 가면 증발합니다. 아니 네뷸라의 뒤를 잇는 진짜 끝판왕일 것처럼 등장해놓고서...

추적자뿐 아니라 알렉스의 동료도 시간을 거슬러왔고, 이번 영화는 알렉스가 이 동료를 찾아다니는데 상영시간을 다 씁니다.
그리고는 4편 예고와 함께 끝...

그러니까 결국 이번에도 뭔가 진행된 건 없어요.
과연 미래세계에선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건지 모르겠고, 도대체 알렉스가 왜때문에 그렇게 중요한 인물인 건지도 안알랴줍니다.
심지어는 지난 하룻동안 어떤 일이 있었는지도 다 안가르쳐주고 끝나요. 알렉스가 왜 머리에 총맞은 건지조차 알수 없습니다.
뒤로가면 내용이 뒤죽박죽되고 편집도 엉망인데다, 전편은 그래도 뭔가 일단락은 짓고 끝났지만 이 영화는 클리프행어랄 것도 없고 그냥 중간에 막 끊어버린 것처럼 끝나요.

이게... 피언이 쓴 원래 각본과는 영 다른 모양새로 영화가 나온 거랍니다. 제작비가 없어서...
그러니까 이거 아무래도... 미완성이지 싶습니다. 전편에서 화약을 너무 써버린 탓에 돈이 다 떨어져서 다 찍지를 못했는 데 일단 찍어놓은 거나 대충 편집해서 내놓아보자... 아닌가 싶어요.

알렉스가 미래로 돌아가서 여전사로 활약하는 것처럼 보이는 장면을 몇초 정도, 4편 예고라고 보여줍니다.
그니까 아마도, 2편에서 추적자를 물리치고, 3편에서는 동료를 만나 진상을 알게되어 미래로 돌아가고, 4편에서는 미래에서 활약하게되는 3부작을 만들고싶었던 게 아닌가 싶습니다.
근데 사막과 창고 사이를 싸돌아다니기만 하는 걸로 한시간 반, 전작도 별다른 스토리는 없었으니 둘이 합쳐 장장 세시간 분량(중복 부분 및 크레딧등을 빼면 한 30분 빠질것 같지만요)을 먹고도 뭐 진행된 스토리가 없는 거예요.

전작과의 차이점이 확연히 느껴지는 부분이 특수효과인데요... 시리즈 최초로 CG 애니메이션이 특수효과의 메인이 됩니다. 그치만, 95년이면 메이저 영화도 씨지가 초보단계이던 시절인데 비디오용 저예산 영화에서 또 뭘 기대할 바는... 걍 그시절 도스(!)게임 동영상에 나오던 수준이랑 비슷하다 생각하면 될 거 같아요. 걍 피언이 T2 흉내를 조금이나마라도 내보고 싶었었나보다 싶기도...ㅎㅎ
게다가 비됴 영화다 보니 씨지도 딱 비됴 해상도에 맞춰서 만들었습니다. 진짜로 도스게임 수준...

액션도 더 시시해졌고, 효과도 더 싸구려같아 보이고... 전작도 남들 보라고 추천할 영화는 아니지만 그나마 전작이 더 나아보이게 만드는 영화ㅂ니다.(대신에 웃을 목적으로 보면 이쪽이 더 나을 수도...)

뭐 어쨌든 4편까지 봐야 이야기가 완성되는 것 같으니 제대로 이해하려면 4편까지 보...ㄹ 필요가 있을까요?ㅎㅎㅎ





-크레딧에는 여전히 스타헬스키가 네뷸라역으로 나오는 걸로 이름이 올라있습니다. 그치만 네뷸라는 작중에서 이미 작살난 상태로 나와서 스타헬스키가 네뷸라로 출연해서 뭔가를 할 여지가 전혀 없습니다... 걍 전편 플래시백에 나온 걸 출연한 걸로 치고 크레딧에 올린 것 같습니다(노조 규칙이든가 계약이 그렇게 되어있었든가 그랬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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