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02.19 20:46
제목은 밑에 짝사랑의 끝이 좋아서, 괜히 글 하나 적고 싶었어요.
주말에 다들 뭐하셨나요?
전 아무것도 안했어요. 아무도 없는 집에서 혼자 누워있었습니다. 예전에는요.
오늘처럼 아무도 안 만나는 주말을 보내고, 지금같이 일요일 밤이었는데 스쿠터를 타고 마트에 갔습니다.
할인하는 초밥들을 사서 집으로 가는 길에 가만 생각해보니, 주말내내 한 마디도 안한거에요.
주말이 황당해져서, 스쿠터 엔진 소리에 기대서 고함을 질렀어요. 웃으면서.
부우우우웅(아아아아아)
.
.
.
사실 뭘 하긴했어요.
낮잠으로 시작해서, 어스름한 저녁잠으로 끝나는 잠도 잤구요. 이하이는 거꾸로도 이하이 하면서 티비도 봤어요.
어제는 밤늦게 홈플러스에 가서 이런저런 것들을 사는데, 부부들이 참 많더라구요. 어찌나 다들 똑같이
남편들이 술 한병씩 들고 있는지. 속으로 웃으면서 부럽다 라고 생각했습니다.
아무렇게나 꽁꽁 싸맨 겨울 옷을 벗어던지고, 마트에서 사온 음식들 중 몇 개를 꺼내고, 술을 마셨을꺼에요.
티비도 보고, 적당히 오른 취기, 토요일이니까 익숙함이 가득한 붕가붕가를 합니다. 몇 분후 창문을 열어서 만족감이 가득찬 밤 공기를 맡습니다.
마치 기스면 광고의 믹키유천처럼요.
하지만 너무 추워서 금방 문을 닫았을거에요. 뒤에서 부인이 이불을 둘러쓰고 핀잔을 줍니다.
제가 지금 뭐하는거죠?
이런 주말을 보내고 있습니다.
중학교 3학년이 시작하기 하루 전 날, 그러니까 일요일 저녁에 미리 받은 새학기 국어 책을 신나게 보고 있는데 공부 잘했던 숙모가 와서 말했어요.
"어머, 쟤는 공부를 잘 안하니까 교과서도 재미있나봐 호호호"
한바탕 신나게 웃었습니다. 숙모가 저를 꿰뚫었거든요.
주말에 다들 뭐하셨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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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도 몸이 피곤해 죽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