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리 생각해도...대통령선거도 아니고 이런 투표에 33%씩이나 되는 투표율이 나올 수 있을 것 같지가 않습니다. 게다가 쉬는 날도 아니고 일하는 날인데 투표 하고 싶어서 못 갈 사람들이 많을거까지 생각하면 오세훈이 승리하는 시나리오는 도저히 떠올릴 수가 없네요. 33%라는 투표율은 그냥 물리적으로 불가능 할 것 같습니다.

 

 애초에 오세훈은 왜 무상급식 가지고 주민투표까지 오게 만든거죠? 여기서 이겨봐야 별로 얻을 것도 없어 보입니다. 지금이야 시장직까지 걸고 재신임 투표같이 되어버렸지만 처음에 이거가지고 떠들 땐 정말 신경도 안 쓰였거든요. 토론같은데서 보면 오세훈은 무지무지 똑똑해요. 똑똑하다는 말에 동의하지 않을 분도 많겠지만 어쨌든 오세훈은 스스로를 보호하는 능력에 있어선 최강급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오세훈이 이겨봐야 그렇게 큰 임팩트도 못 주고 또 지리한 싸움으로 이어질 게 뻔한 급식문제를 건드린 건 오세훈 답지가 않아보입니다. 오세훈은 스스로를 포장하거나 위험을 회피하거나 하며 그럭저럭 좋은 이미지를 유지하는 스타일인 줄 알았는데...무상급식이 얼마나 마음에 안 들었으면 그냥 가만히 놔두고 아예 이슈화를 안시켜버렸어도 될 무상급식을 가지고 싸움을 시작한 건지...도대체 이게 오세훈 스스로에게 있어서 전혀 이익이 아닌 것 같은데 계속 밀어불이고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생각해 보면 아이러니하게도, 오세훈에게 진심, 진정성이라는 걸 처음으로 느끼게 되네요. 전직 변호사 타이틀에 시장토론회 나와서 미소와 유들유들한 언변으로 공격을 방어하며 상대를 천천히 침몰시키던 오세훈은 헐리우드 영화에 나오는 정치인처럼 보였는데 말이죠.

 

 이까짓 무상급식은 그냥 하든 말든 가만 냅두고 좀더 나은 이미지로 포장할 수 있을만한 이슈거리가 있을텐데...스스로 흙탕에 뛰어들어서 싸우는 오세훈을 보게될 줄은 몰랐습니다.

 

 한데...내일 투표율이 33.3%만 넘으면 그건 오세훈이 이긴거겠죠? 거기까지 투표를 하러 갈 정도라면 당연히 오세훈을 지지하러 가는 사람들일테니까요. 그 점에서 생각해 보면 한나라당에선 차라리 오세훈에게 어느 정도 반대표를 던지더라도 제발 가줬으면 하는 마음도 있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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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 그런데 제 생각과는 달리, 내일 투표에서 오세훈이 이기면 뭐 오세훈에게 크게 플러스되는 게 있나요? 저는 애초에 오세훈이 이겨봐야 크게 좋을 것도 없다고 생각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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