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야야와 마녀(2020)

2021.11.21 13:12

Lunagazer 조회 수:577

 원제는 Earwig and the witch입니다. 하울의 움직이는 성의 원작자인 다이애나 윈 존스의 마지막 작품인 셈인 원작을 바탕으로 미야자키 하야오의 아들 고로가 만든 3D 애니메이션이고요. 




Earwig는 귀가발?인줄 알았더니 집게벌레군요. 야야의 헤어스타일이 그걸 흉내낸 모양입니다. 국내 정발된 원작소설은 이어위그와 마녀로 번역이 되었는데 어쩐지 일본산 애니는 아야와 마녀로 개명이 되었어요. 아야츠루는 조종한다는 의미의 단어이던데 내용상 큰 의미는 없는 것 같습니다. 엄마에게 버림받은 씩씩한 아야가 고아원에서 10년간 살다 괴상한 부부에게 입양된 뒤 벌어지는 희한한 소동이 주된 이야기줄기입니다. 엄마 역은 그 김윤아님이 맡으셨더군요. 초반에 엄마의 연기에서 약간 위화감이 들었는데 전문성우의 연기가 아니어서 그랬던 것 같아요. 그래도 캐릭터 성격과 잘 붙는 톤이어서 아예 이상하지는 않았습니다. 노래파트는 뭐 좀 후지게 번안되었는데도 멋지게 불러주셨어요. 김윤아인데요. 무슨 말이 필요하겠습니까.

 

스펙터클같은 건 없는 소품이고 사실상 3+1명인 캐릭터들이 한장소에서 대부분의 러닝타임동안 벌이는 소동을 무난하게 풀어가고 있습니다. cg의 품질 특히 캐릭터 디자인의 품질이 무척 거슬렸는데도 워낙짧은 이야기이기도하고 연출이 무난해서 그런대로 봐나갈 수 있었습니다. 


내용은 얼핏 귀여워보이지만 한발짝 물러서서 보면 상당히 기괴한 이야기입니다. 일본제품아니랄까봐 20세기 중반쯤의 시대착오적인 감각이 보이고요. 캐릭터들은 모두 백인이고 유색인종은 토큰으로라도 등장하지 않습니다. 오로지 주인공 아야만이 어쩌면 동양인(아마 일본인)으로 여겨질 수 있는 캐릭터인데요. 일본인들의 그 탈아입구의 소망이 무의식적으로 들어가있는 것 아닌가해서 실소가 좀 나왔어요. 원래 이름인 이어위그였다면 그런 혐의를 좀 벗을 수도 있었겠지만 일본식이름으로 개명을 해버린 탓에 제 의심이 커져버렸습니다. 고아원을 벗어난 아야가 처한 환경이 아주 아동학대적으로 보이기도하고요. 심지어는 아야를 괴롭히는 무서운 마녀마저도 동거하는 남자의 폭력적인 성향(말그대로 핫헤드입니다.)에 벌벌떠는 가정폭력의 희생자처럼 보입니다. 아니, 보일 수 있다고 하는 편이 좋겠군요. 그 "~할 수 있는"부분을 무시하는 것이 일산 컨텐츠 특유의 악의없는 무감각이니까요. 


전반적으로 시대착오적으로 보이지만 가장 시대착오적으로 보이는 것은 역시 3d cg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그냥 탁구공에다 싸인펜으로 눈코입을 그려넣은 것 같다는 느낌도 왕왕 들었어요. 잘하지도 못하는 cg에 왜이리 집작하는지 잘 모르겠어요. 고로 말로는 지브리에서 cg할 줄 아는게 자신밖에 없다던데, 노인정에서 롤대회우승했다고 당신이 프로게이머가 되는게 아닙니다. 뭐 앞으로는 나아질까요? 몇번 더 시행착오를 겪으면 생각지도 못했던 자신만의 표현방식을 완성해낼지도 모르죠. 뭐 그렇게 계속해서 기회가 주어진다는 것도 은수저 물고 태어난 사람들의 특권이기는 하지요. 


캐릭터 디자인은 지브리풍을 벗어나려고 나름 애쓴 흔적이 있습니다. 아버지의 그림자를 열심히 뿌리치고 우라사와 나오키풍의 디자인으로 갔더군요. 특히 주인공 아야의 표정이나 동작에서 유사함을 느꼈습니다. 아야 캐릭터 자체는 마음에 들었어요. 용감하고 씩씩하고 귀여운 고아소녀를 누가 싫어할 수 있겠습니까. 빵꾸똥꾸를 외치던 시절의 진지희씨가 맡았으면 엄청 잘했겠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초3,초5 조카 자매는 무난하게 본것 같습니다. 큰 애는 자꾸 스마트폰을 만지작거리며 딴짓을 하기는 했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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