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를테면 저는 설경구를 좋아합니다. 송어부터 시작해서 처녀들의 저녁식사에서도 짧지만 인상깊었고, 박하사탕은 전율이었지요.

오아시스까지만 해도 이 배우의 타율에 대해 의심하지 않았습니다. 따지고보면 공공의 적1에서도 너무 멋졌고, 광복절 특사도 좋았어요. 

연기파 배우라는 수식어와 더불어 송강호급(까지는 모르겠지만) 선구안을 보였으니까요.

그런데 지극히 주관적인 제 기준에 이 배우는 언젠가부터 신뢰를 잃습니다. 그게 정확히 어떤 지점부터인지를 모르겠어요. 공공의 적2였는지, 역도산이었는지, 용서는 없다였는지.

극단적으로 말해서(팬 분들께는 죄송합니다만) 가벼워지기 시작했다고 해야할까요?

뭔가 강우석의 페르소나로 불릴 때는 실망감이 크더군요.


잘나가던(어떤 의미로든) 배우가 흥행과는 무관하게 걸려넘어진 작품에는 뭐가 있을까요? 이게 미묘한데, 류승범의 경우 야수와 미녀같은 

영화도 찍었지만 배우로서 가벼워지진 않았던 것 같아요. 분명 기복이 있는 배우인데도, 신뢰가 사라지진 않거든요.

굳이 예를 또 하나 들자면 저는 김인권을 들고 싶네요. 정말 좋은 배우라고 생각하는 사람인데, 눈뜨고 보니 윤제균 패밀리..

분명히 흥행의 문제는 아닌 것 같아요. 설경구는 여전히 빵빵 터뜨리지 않습니까. 정리가 안 되네요.

하여간 여러분이 좋아하는 배우가 망가지기 시작한다고 느낀 작품엔 뭐가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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