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9년작이고 런닝타임은 90분. 스포일러는 없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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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기 드물게 국내 포스터가 원조보다 나은 경우네요. 원조는 같은 이미지에 오른쪽 절반을 눈물 흘리는 주인공의 얼굴이 덮고 있어요.)



 - 배경은 LA래요. 어차피 거의 실내극 수준의 영화라 (네, 또 인디입니다) LA스런 풍경은 거의 구경하기 힘들긴 하지만 일단 그렇구요.

 가정 내 사정으로 인해 다짜고짜 집을 나와 독립을 선언한 젊은 여인네가 주인공입니다. 원래 꿈은 디자이너인 듯 하지만 일단 갑작스런 독립에 드는 비용을 감당하기 위해 아무 직장의 아무 사무직을 택하고 집을 찾아다니는데, 이게 웬일인지 아주 아늑해보이는 공동 주택 한 채가 굴러들어오네요. '아파트'라고는 하지만 한국식이랑은 좀 다르구요. 대략 E자로 꺾인 복도식 아파트 비슷하게 생겨서 가운데엔 풀장도 있고 주민들 바베큐 파티도 가능할만한 작은 공간도 있는 좋은 곳이에요. 게다가 주민들은 하나 같이 화목하고 서로 친근해 보이죠. 영화 장르가 스릴러만 아니면 참 좋았겠습니다만.

 당연히 입주와 동시에 밤마다 이상한 소음이 벽속에서 들려오구요. 아파트 계약서상에 명시되어 있는 '애완동물 금지'를 남몰래 어기고 고양이를 데리고 들어왔더니 어떻게 알았는지 단박에 살벌한 말투의 협박장이 현관문 틈으로 슝 들어오구요. 주인공의 인생이 대차게 꼬일 것은 당연한데 어떤 식으로 꼬이느냐... 가 관건인 그런 상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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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살짝 '악마의 씨' 느낌도 풍겨주는 우리 잇님들)



 - 주인공에게 닥치는 위협의 정체가 무엇인가! 가 스포일러는 아니에요. 런닝타임 절반도 가기 전에 밝혀지는데요 뭐. 하지만 그래도 모르고 봐야 더 재밌지 않을까... 싶어서 예고편을 찾아봤더니만. 근래에 보기 드물게 스포일러 방지에 충실한 훌륭한 예고편이네요. 중요한 반전까지 다 보여주는 예고편이 천지인 세상에 참 훌륭한 일입니다만. 그래서 제가 글을 적기가 더 애매해져버렸...


 그래서 일단 아무 내용도 담기지 않은 결론부터 내고 시작하겠습니다.

 제목에도 적어 놨듯이 이 영화 꽤 잘 만들었어요. 긴장감도 좋고 불쾌감도 상당하구요. 주인공 처지도 나름 몰입이 되면서... 나름 공익적입니다? ㅋㅋ

 고어나 깜짝쇼보단 그냥 상황과 인물들이 자아내는 불쾌감과 압박감으로 승부하는 영화여서 고어에 약하신 분들도 대부분 문제 없이 보실 거구요.

 그리고 다 보고난 후의 기분은 또 그다지 불쾌하지 않아요. 가난하지만 컨셉 확실한, 준수한 완성도의 스릴러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보셔도 좋을 거에요.


 그럼 이제 아래부터는 '스포일러까진 아니지만 모르고 보면 더 좋을' 내용들이 좀 들어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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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가 주인공입니다! 전 난생 첨 뵙는 배우님이셨네요. 니콜 브라이든 블룸?)



 - 그러니까 결국 사이비 종교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아파트 전체가 그런 주민들이고 거기 새로운 멤버로 주인공이 간택되어 버린 상황인 거죠.

 이게 밝혀진 후부터는 상당한 시간을 들여 이 불쾌한 인간들이 주인공을 어떻게 길들이는지를 보여주는데요.

 그게 뭐 고발 탐사 다큐풍으로 가는 건 아니지만 또 나름 진짜로 그 양반들의 수법이나 원리를 어느 정도 반영해서 거기에 스릴러풍 양념을 치는 식으로 가요.

 그렇게 쭉 보여줄 걸 다 보여준 후에 국면 전환으로 새로운 긴장감을 불어 넣고, 그 상황이 예정된 꼬임으로 가면서 클라이맥스의 갈등과 액션을 폭발시키는데 그게 특별히 참신하진 않아도 나름 논리적으로 잘 짜여져 있습니다. 막 무섭거나 미칠 듯이 긴장된다기보단 그냥 재밌어요. 예측 불가능한 길을 개척하는 건 아니지만 올바른 길로 적절하게 흘러가는 이야기를 구경하는 재미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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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짜 좋은 소식을 전해드리겠다는데 왜 말을 안 듣니? 엉???)



 - 뭣보다 맘에 드는 것은 결말이었습니다.

 이건 당연히 스포일러라 자세히 말은 못 하는 것인데요. 어쨌든 '장르의 순리대로' 잘 흘러가다가 마지막에 깜찍한 반전을 하나 넣는데, 거기까지도 '음 이건 클리셰네...' 하다가 대략 3초 정도 들어간 어떤 장면 때문에 갑자기 확 맘에 들었어요. ㅋㅋ 진짜 별 거 아니지만 저같은 성향의 관객 입장에선 너무나 감사한 3초였네요. 그게 없었다면 대략 100점 만점에 70점 정도로 재밌는 영화였을 텐데, 덕택에 90점까진 아니어도 85점 정도는 주고 싶다는 생각이 모락모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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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좋은 소식을 거부하면 이렇게 됩니다. 이렇게가 어떻게인지는 영화를 보시면!!)



 - 암튼 뭐... 이런 소품 호러/스릴러들이 대체로 그렇듯 얘기할만한 부분이 그리 많지는 않은 영화입니다. 문자 그대로 '소품'이란 느낌인데.

 그게 이야기가 알차게 짜여져 있고 또 등장 인물들이 여러모로 효율적으로 구성되어서 각자 역할 충분히 잘 해주고요. 특히 주인공 캐릭터가 은근히 괜찮습니다. 사실 그냥 이런 영화의 주인공으로 알맞은 전형적인 캐릭터에 가깝지만 거기에서 아주 살짝 더 현실적인 느낌이랄까요. 되게 훌륭하진 않아도 보는 내내 감정 이입할만큼은 되는 캐릭터였고 또 난생 처음 보는 (확인해보니 경력도 짧으시네요) 배우님께서 연기를 꽤 잘 해주셨어요.

 그리고 역시 결말의 3초 때문에... ㅋㅋ 아마 실제로 보신 or 보실 분들은 다 보고 나서도 '도대체 그 인간은 무슨 3초가 그리 좋았다는 거야?'라고 생각할만큼 참 별 거 아닌 장면입니다만. 이런 류의 영화에서 그런 류의 엔딩에서 은근히 쉽게 볼 수 없는 장면이라서 좋았던 것 같아요.


 그러니 혹시 저처럼 무료로 (역시 올레티비 vod였습니다) 보실 수 있는 분들, 특히 스릴러 좋아하는 분들은 한 번 보셔도 좋을 거에요. 전 아주 맘에 들었습니다.




 + 솔직히 말해서 주인공이 예뻐서 더 좋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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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냥 예쁘기도 하지만 뭔가 호러에 잘 어울리게 예뻐서 더 좋았어요. 언젠간 성공하시되 너무 금방 대박내진 마시고 이런 영화 좀 더 찍어 주십... (쿨럭;)



 ++ '아메리칸 호러 스토리'의 나름 히트 캐릭터를 맡으셨던 배우가 여기도 나오는데요. 워낙 인상이 특이해서 보는 순간 딱 '아는 사람이다!!!' 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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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런 분장으로 유명해졌던 분이라 정확하게 기억해내는덴 좀 시간이 걸렸습니다. ㅋㅋ



 +++ 원제는 1BR은 미국 부동산 용어라네요. 1 Bedroom 이란 뜻이래요. 침실 하나짜리 주거 공간을 의미한다고. 그래서 검색해보면 정말 침실 하나짜리 아파트 소개 글이 막 나옵니다.



 ++++ 어제 '클로브히치 킬러'라는 영화 글을 적으면서 거기 나온 찰리 플러머라는 배우 얘길 했었는데... 오늘 넷플릭스를 켜니 이놈이 그 배우가 나오는 '올 더 머니'를 메인에 엄청 커다랗게 추천으로 띄웁니다. 전 '클로브히치 킬러'를 올레티비로 봤는데요. 뭐죠 넷플릭스. ㄷㄷㄷ



 +++++ 남의 소감들을 검색하다 보니 이 영화가 작년엔 넷플릭스에 있었던 모양이네요. 그때 봤음 좋았을 걸... 올레티비는 넷플릭스 대비 사운드가 너무 구려요. ㅠㅜ



 ++++++ 아.. 하나 더. 중요한 건 전혀 아니지만, 나쁜 놈들이 주인공을 괴롭힐 때 계속해서 틀어주는 노래가 앤디 윌리엄스의 'Happy Heart'입니다. 

 바로 며칠 전에 '쉘로우 그레이브'를 보고 이걸 보니 이게 괜히 웃기더라구요. 앤디 윌리엄스옹에게 다들 자꾸 왜 그래요... 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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