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8년작입니다. 런닝타임은 1시간 22분. 스포일러는 마지막에 흰 글자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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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충 '가시'라는 뜻인 거겠죠. 왜인지는 포스터만 봐도...)



 - 먼저 불쌍한 아저씨가 나옵니다. 숲속 외딴 곳에서 놀다가 수풀 속에서 나온 고슴도치 비슷한 생명체에게 마구 마구 잡아 뜯기고 끝.

 다음엔 행복한 커플이 나와요. 캠핑을 할 예정이었지만 고생하는 게 체질이 아닌 남자 친구가 농땡이를 쳐서 결국 차를 몰고 모텔을 찾아 떠나구요. 불행한 커플도 나옵니다. 딱 범죄자 포스인데 국경 넘어 멕시코로 갈 계획인가 봐요. 근데 차가 퍼져버립니다. 결국 이들이 히치하이킹을 빙자해서 행복 커플을 끌고 가겠고. 그러다 영화의 주무대인 주유소 & 편의점에 도착해서 아까 그 괴물의 습격을 받겠죠. 대충 그런 스타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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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혹시라도 미국에서 운전을 하다가 수상해 보이는 히치하이커를 만나면 절대 태워주지 말아야겠다! 라는 결심을 심어주는 영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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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로 이렇게 되어 버리니까요. ㅋㅋ 참고로 뒷좌석 남자가 총을 겨누고 있는 상황입니다.)



 - 일단 혹시 제가 계속 올리는 B급 호러글들 읽으시면서 취향이 대충 비슷하네... 같은 느낌을 받는 분들이라면 아래 내용 안 읽고 그냥 한 번 보시는 걸 추천합니다. 완전 대박!!! 은 아니지만 아주 알차게 잘 만든 장르물이구요. 나오는 내용과 전개들 중에 새로울 건 단 하나도 없지만 그래도 아무 것도 모르고 큰 기대 없이 편하게 보시는 편이 가장 재밌게 보실 방법인 것 같아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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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입부를 넘어가면 시작부터 끝까지 이 곳에서만 전개되는 이야기입니다만. 어쨌든 재밌다구요!)



 - 첫 장면 설명에서 이미 확인할 수 있듯이 크리쳐물입니다. 그리고 아주 가난한 영화죠. 등장 인물들은 두 커플이니 넷. 그리고 괴물이 나오고... 걍 어찌저찌 스쳐지나가는 사람이 두엇 정도 나옵니다. 영화 초반 넘어갈 즈음에 주유소에 도착한 후로는 그냥 거기서 뽕을 뽑구요. 괴물의 분장을 제외하면 딱히 특수 효과란 걸 쓸 구석도 많지 않은데 그마저도 화면에 잡힐 때마다 컷을 퍄퍄퍅 나누고 화면을 흔드는 식으로 가난함을 커버해요. 거기에다가 런닝타임은 90분도 안 되니 무슨 얘길 할 게 있겠나... 싶습니다만. 의외로 나름 다양하게 할만한 것들은 다 하고, 그걸 또 제대로 하는 영홥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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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 와중에 출연진 중 '스플린터'가 인생 대표작이 아닌 유일한 배우. 셰이 위검씨 되시겠습니다.)



 - 일단 드라마가 있습니다. 분명히 처음엔 대충 아무 데서나 가져 온 클리셰 캐릭터들로 시작하는데, 이게 보다 보면 은근슬쩍 캐릭터가 단단합니다. 각자의 성격과 성향이 확실하게 잡혀 있고 거기에서부터 소소한 대사나 상황 하나하나가 디테일을 입혀줘서 다 볼 때 즈음엔 놀랍게도 꽤 감정 이입이 됩니다. 그리고 이들의 드라마도 단순하지 않아요. 그것도 뻔하다면 뻔할 수 있겠지만 암튼 괴물로 인해 이들은 상당한 굴곡을 겪고 그게 끝날 때 쯤엔 클라이막스의 소박하기 짝이 없는 액션을 상당히 강화시켜 줘요. 하찮은 이야기를 커버하려는 토핑인 건 분명하지만, 그 토핑이 잘 되어 있으니 칭찬해 줘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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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외로 캐릭터들이 잘 잡혀 있고 각본도 드라마에 꽤 신경을 쓰는 데다가 배우들도 어울리게 잘 캐스팅 되어 있구요. 한 마디로 웰메이드입니다.)



 - 그리고 괴물이 의외로 상당히 위협적이면서... 근본이 있습니다? ㅋㅋㅋ

 그러니까 당연히 말도 안 되는 괴물이에요. 하지만 영화 속에서, 아무 정보도 없이 외부와 고립되어 황당한 상황에 부딪힌 일반인들이 직접 몸으로 겪으면서 하나 하나 이 괴물에 대한 정보를 쌓아가고, 마지막엔 그걸 이용해서 한 판 승부를 벌이는 과정이 나름 잘 구축되어 있어서 구경하는 재미가 있구요.

 또 디자인도 은근히 괜찮아요. 앞서 말 했듯이 흔하고 저렴한 트릭으로 혼신의 힘을 다해 실체를 숨기기 때문에 다 보고 나서도 뭘 봤는진 잘 모르겠습니다만. ㅋㅋㅋ 그래도 순간순간 보이는 부분적인 모습이나 행동 양상 같은 게 상당히 불쾌하고 좋습니다. 여전히 전혀 말은 안 되지만요. 크리쳐물 보면서 그런 걸 꼭 따져야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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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자분도 꽤 연기 괜찮고 비주얼도 폼나고 그러셨는데. 15년이 흐른 지금도 이 영화가 대표작으로 뜨는 걸 보면... ㅠㅜ)



 - 정리를 하자면... 참 가난한 티가 풀풀 나지만 그 안에서 최선을 다 했고 결과물도 좋습니다.

 뭐 훗날 재발견되고 추앙 받고 그럴 일까진 영원히 없겠습니다만. 호러 팬들에겐 부담 없이 추천할 수 있을만큼 아주 준수하게 잘 빠진 B급 호러였습니다.

 사실 위에서 칭찬한 드라마도, 괴물과의 대결 과정도 각잡고 따지자면 미심쩍고 비약스런 부분이 없진 않겠습니다만.

 이 정도면 나름 이름 알만한 감독들이 쓸 데 없는 호화 캐스팅으로 뽑아낸 주류 범작 호러들이 부끄러워해야 할만한 수작이 아닌가 싶습니다.

 ...물론 이런 B급 호러 좋아하는 사람들 한정으로만요. ㅋㅋㅋ 어쨌든 제게는 참으로 반갑고 즐거운 영화였다는 거. 끝입니다.




 + 스포일러 구간입니다.


 그래서 범죄자 커플은 주인공 커플에게 총을 겨누고 그 차를 타고 자기들 목적지를 향해 막 가요. 대충 보아하니 여자는 중증 마약 중독자이고 남자는 전과자인데. 죄 짓고 멕시코로 도망을 치는 것 같은 분위기네요. 주인공 커플은 생물학 박사 과정의 백면서생 남자와 은근 터프하고 적극적인 성격의 여자... 동거 중이만 결혼은 안 했고 뭐 대충 이렇습니다.


 문제는 주유소에 도착한 후입니다. 여기서 드디어 그 고슴도치스런 괴물이 활약을 시작하고 일단 범죄자 여자가 죽고 감염이 돼요. 이때 여자를 구해보겠다고 범죄자 남자가 편의점 밖으로 나갔다가 죽을 뻔하고 도망치는데, 문을 열지 말라는 여자의 말을 무시하고 남자가 범죄자를 구해줍니다. 그냥 죽게 할 수는 없지 않겠냐면서요. 그래도 여전히 총을 들고 있는 건 범죄자 쪽이고, 분위기가 그렇게 아름답진 않겠죠. 그리고 그 와중에 이미 예전에 주유소 주인을 집어 삼킨 괴물은 방금 죽인 여자의 몸까지 흡수해서 더욱 더 보기 흉한 무언가가 되어 편의점 지붕 위를 어슬렁거립니다.


 그때 경찰이 도착을 해요. 아마도 범죄자 커플을 쫓아온 모양으로, 편의점 유리문 밖에서 총을 들고 체포하겠다고 외치는데, 주인공 둘이서 "얼른 차로 돌아가서 무전으로 지원 요청을 하라구요!!" 라고 외치지만 사명감에 넘치는 경찰은 그러다 범죄자가 도망치게 할 순 없다며 그 자리에 가만히 서서 무전을 치다가 괴물에게 잡아 먹힙니다. 제발 말 좀 듣지... ㅠㅜ


 그리고 잠시 후엔 셋이서 문 밖에 있는 경찰의 무전기를 들여 오려다가 편의점 안으로 괴물이 된 시체의 손만 들어오는 사단이 납니다. 감염된 인간에게는 고슴도치 바늘 같은 것이 돋아나는데, 여기 찔리면 감염이 되어서 고작 손 한 짝이라고 해도 위험하긴 마찬가지인데... 어찌저찌하다가 편의점 창고의 냉장고 뒤로 대피에 성공하고. 이때 주인공 커플이 또 범죄자를 도와주면서 (가시에 찔려 감염된 범죄자의 팔을 마취도 없이 잘라줍니다...;) 범죄자는 대략 심적으로 무장 해제 모드가 됩니다. 그리고 본인 사연을 털어 놓죠. 철 없이 막 살던 시절에 커다란 트럭 하나를 훔치다가 주인을 쏘고, 쫓아오던 경찰도 쏴서 감옥에 갔는데. 뉴스를 통해 자신이 쏜 남자가 병원비를 감당 못해 파산한 후 결국 죽었고, 아내는 빚더미에 신음하며 혼자 살고 있다는 걸 알고 죄책감을 갖게 됐답니다. 그래서 한 건을 해서(...) 돈을 마련했고, 진심으로 자긴 그 돈을 피해자의 아내에게 갖다 줄 계획이라고 해요. 그리고 그 아내가 멕시코에 살고 있고, 그래서 자기 돈 갖다주고 남은 평생 어떻게든 도울 생각이었다나요.


 그런데 그 때쯤 우리 백면서생님께서 그간의 경험을 종합해서 가설을 하나 세웁니다. 아까 내가 잡혀 죽을 뻔 했는데 괴물이 엉뚱한 방향으로 갔지? 거긴 방금 전까지 시동이 걸려 있던 우리 차가 있었지. 그렇다면 이 녀석은 열을 감지해서 움직이는 거다. 그리고 어차피 이 놈에겐 눈도 뇌도 없고, 지금껏 행동을 보면 사고를 하고 판단을 해서 움직이는 녀석은 아니다. 한 마디로 열만 따라다니는 아주 위험한 멍청이. 그러니 내가 체온을 최대한 낮춘 후에 자동차로 가서...


 그래서 그걸 실행을 합니다. 여자 친구는 애틋한 눈빛으로 '너는 나에게 무엇 하나도 증명할 필요가 없어'라고 하지만 나름 대견한 미소와 농담으로 받아친 후 작전을 시작하는 남자이구요. 다만 체온을 실온보다 낮춰야 한다... 는 조건 때문에 움직임이 굼뜨고 버버벅거려요. 그렇게 비틀비틀 차를 향해 걷는 동안 편의점 안에선 남아 있는 두 사람이 밖으로 열심히 폭죽을 집어 던지며 폭죽의 열로 주의를 끌구요. 그래서 드디어 차에 도착! 했지만 어익후 키가 없네요. 그러는 동안 체온은 다시 정상이 되어서 괴물이 다가가고, 드디어 당하려는 순간! 에 우리 범죄자 아저씨가 밖으로 나와 괴물의 주의를 끈 후 부리나케 귀환하는 데 가까스로 성공... 하지만 그 과정에서 편의점 문이 열려 괴물이 입성합니다.


 여자 친구와 범죄자 둘이서 어떻게든 피하고 맞서 보려 애를 쓰지만 결국 밀려서 죽으려는 찰나에... 남자 친구가 시동 안 걸리는 경찰차에서 들고 온 샷건으로 괴물을 쏘아 대며 당장 달려들지는 못하게 저지를 해요. 근데 그 과정에서 편의점에 불이 나고, 다시 우리의 생물학 박사과정님께서 아이디어를 냅니다. 이거 태우면 어떻게 될지도?


 하지만 몸만 닿아도 감염되어 버리는 괴물인 데다가 샷건 탄약도 모자라고. 결정적으로 우리 범죄자님이 주인공들을 구하려다가 이번엔 제대로 할퀴어졌습니다. 이미 감염은 시작되었고... 결국 범죄자는 샷건을 받아 들고 바닥에 드러누워 주인공들에게 니들이라도 떠나라고 말합니다. 그리고 자기가 갖고 있는 락커 키를 주며 이 곳에 들어 있는 걸 반드시 피해자 아내에게 전해달라고. 여기에서 더 멋 부려봤자 방법이 없다는 걸 아는 커플은 짠한 작별 인사를 나눈 후 떠나고. 홀로 누워 있던 범죄자는 잠시 멍한 표정을 짓고 있다가, 편의점 안에서 걸어 나오는 괴물이 조금 더 다가오길 기다린 후 주유기 펌프를 쏴서 큰 화재를 일으켜 괴물과 함께 불에 탑니다.


 어쨌든 살아났다는 안도감에 살짝 농담을 주고 받으며 화재를 감지한 구급차가 올 방향으로 걸어가는 주인공들의 모습을 보여준 후, 

 숲속 깊은 곳 어딘가에서 꿈틀거리는 가시 돋힌 동물의 시체를 보여주며 영화는 끝이 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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