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4년작입니다. 런닝타임은 92분. 스포일러는 마지막에 흰 글자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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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포스터에 저 단어가 적혀 있으니 자꾸 Studio Canal 생각이 나더란 말이죠.)



 - 왠지 분위기가 미국은 아닌 것 같다 싶었더니 아일랜드입니다. 주인공은 영상자료원에서 일하는 데이빗이란 남자구요. 남편 기 죽겠다 싶을 정도로 어여쁜 아내 앨리스와 넘나 귀여븐 꼬맹이 빌리를 키우며 행복하... 지는 않게 삽니다. 왜냐면 아내가 뭔가 의심스럽거든요. 확증은 없지만 분명히 애정이 식은 듯 하고. 어딘가 다른 데 한 눈을 파는 게 아닌가... 싶었는데 어익후. 바람을 피우나 보네요.

 하지만 우리의 소심 스윗남 데이빗은 어쩔 줄 몰라하며 고통 받으면서도 아냐 설마 아닐 거야 그럴 리 없어... 라고 참으며 버텨 보려 하지만, 도입부에 나온대로 신혼 때 아주 싼 값에 사서 이사를 온 이 집이 문제입니다. 뭔가의 그림자가 슥슥 지나다니고 영문 모르게 자꾸만 열려 있는 하수도 맨홀 뚜껑도 수상하고. 그러다 결국 어느 날인가에 아내가 실종이 되겠죠. 데이빗은 격하게 슬퍼하며 진상을 밝혀내고 곁에 남은 아들을 지키려 몸부림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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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멀쩡하게 잘 생기셨는데 소심 위축 멘탈 나간 찌질남 연기를 참 잘 해버려서 영화 보는 중엔 잘 생겼단 생각이 안 드는 위업을 달성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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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근데 참 자주 보게 되는데도 개인적으로 참 이해가 안 가는 설정이에요. 돈 잘 벌고 눈에 띄게 예쁜 여자랑 결혼한 게 대체 뭐가 문젠가요. ㅋㅋㅋ)



 - 정말 뻔한 영화입니다. 시작부터 그 집에 귀신이 들려 있다는 건 뻔하게 짐작할 수 있구요. 이런 류의 영화를 처음 보는 순수한 영혼이 아니라면 사건의 진상도 런닝타임 30분이 흐르기도 전에 다 짐작할 수 있을 겁니다. 왜 20분도 아니고 30분이냐면 그 때까지 별다른 사건이 안 벌어지기 때문이구요. ㅋㅋ 정말 마지막 순간에 뭔가(?)가 좀 있긴 합니다만. 그걸 제외하곤 정말 뻔한 전개로 일관하는 영화인데... 재밌게 봤어요. 중요한 건 이거겠죠. 뻔한데 재밌다, 그러니까 그냥 꽤 잘 만든 호러라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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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코틀랜드에 이어 이번엔 아일랜드에서 가장 더러운 화장실이 등장합니다. 귀신보다 무섭지 않습니까!!! 다행히도 변기 짤은 없더군요.)



 - 나름 차별화 포인트 같은 게 없진 않습니다. 주인공의 직업이요.

 영상 자료원에서 일하는 사람이고, 주로 하는 일이 옛날 필름들을 수정하고 복원해서 아카이빙하는 뭐 그런 일인 듯 하구요. 그래서 100년 묵은 기록 필름들과 100년 전에 쓰던 옛날 카메라가 호러를 위한 소도구로 활약을 해요. 음. '활약'이라고 하기엔 특별히 대단한 역할을 하진 않습니다만. 그래도 그걸 활용해서 만들어낸 몇몇 장면들을 생각하면 '괜찮았다'라고 생각할 수 있겠네요. 특히 막판에 직장 동료과 둘이서 주인공이 찍은 영상을 함께 보는 장면이 좋았습니다. 모 호러 영화의 레전설 장면을 변형해서 써먹는 센스가 좋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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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실 생각해보면 굳이 저런 카메라가 등장할 이유도 없고, 주인공이 그걸 써야 하는 이유도 잘 모르겠거든요. 근데 암튼 잘 쓰였습니다. ㅋㅋㅋ)



 - 그런데 그 외엔 그냥 '믿을 수 없는 주인공'을 내세워서 주인공도 고통 받고 그런 주인공을 바라보는 관객들도 고통 받는 식의 호러 이야기로서 아주 평범하게 전개가 되구요. 다만 어쨌거나 주인공이 처한 처지가 워낙 절박하고, 또 호러 장면들의 연출이나 타이밍이 괜찮아서 무난하게 잘 볼 수 있는 그런 영화였어요.

 아. 치트키가 하나 있긴 하죠. 주인공의 아들이요. 정말 착하고 귀여운 아들래미인데 너무 어려서 자신을 지킬 방법이 없단 말이죠. 이런 아이가 귀신 들린 집에서 아무리 봐도 귀신에 홀린 듯한 아빠랑 지내며 계속 험한 꼴을 당하니 관객 입장에서 긴장을 안 할 도리가 있겠습니까. ㅋㅋㅋ 치트키이긴 한데, 그래도 어쨌든 이 치트키마저도 잘 써먹었어요. 세상엔 맵핵 켜고도 멀티 플레이에서 상대에게 발리는 사람들 투성이인데. 치트키라도 잘 쓰는 건 능력이죠 분명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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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통의 치트키, 귀여운 자식놈! 솔직히 예전엔 저한테 안 먹히는 치트였는데, 직접 애들 키우다 보니 어쩔 수 없이 저 또한...)



 - 결론은 글 제목에 다 들어 있습니다.

 야심도 없고 특출날 것도 없지만 자신이 선택한 재료들을 잘 조합해서 참으로 적절한 모양새로 잘 빚어낸 작품입니다.

 소소하지만 알차게 잘 만든 소품 호러 좋아하는 분들에게 추천하구요.

 뭐... 그냥 완성도가 괜찮으니 특별히 호러 싫어하는 분들이 아니면 다 괜찮게 보실 거에요. 하지만 듀나님께서도 리뷰에서 지적하셨듯이, 끝까지 보고 나서 상쾌한 기분으로 자리에서 일어나기는 쉽지 않을 겁니다. 선택은 신중히... ㅋㅋㅋ 저는 잘 봤습니다!




 + 스포일러 구간입니다.


 시작부터 내내 데이빗은 아내 앨리스에게 좀 찌질한 태도를 보입니다. 아내가 사회적으로 더 잘 나가는 데다가 성격도 더 당당하고 외향적이고 그래요. 근데 그 와중에 외도 의심까지 생기니 참 미칠 지경이겠죠. 그러던 어느 날, 유난히 더 확정적으로 미심쩍은 행동을 하는 아내에게 살짝 거짓말을 하고 뒤를 밟았더니만. 딱 그 외도 의심남을 만나 그 집으로 들어가서 뜨거운 시간을 보내네요. 좌절과 분노에 몸부림치며 집으로 돌아오던 데이빗은 오늘 길에 있는 화장실에 들어가 변기를 부여잡고 토하고 오열하고 난리를 치는데... 이때 뉘신지 모를 사람 그림자를 목격하고 밖으로 뛰쳐나왔다가, 그 그림자의 주인이 아내의 목을 조르다 수로로 던져 버리는 모습을 보고 정신을 잃습니다. 그러고서 어떻게든 집에 돌아오고 나니 아내는 집에 없고. 그대로 실종되었죠.


 근데 하필 이런 일 생기기 며칠 전에 데이빗이 영상자료원에 들어온 옛날 푸티지를 통해 자기 집에서 100년 전에 일어났던 살인 사건을 봤거든요. 집 주인 남자가 아내의 외도에 분노해서 칼로 난도질해 죽이고 자식들까지 죽여서 수로에 던져 버렸대요. 그래서 데이빗은 자신이 집에서, 그리고 그 날 수로에서 본 그림자가 그 남자의 유령이라는 생각에 사로잡히고. 자료원의 오래 된 카메라를 들고 와서 집의 구석구석을 찍으며 자신의 의심을 증명하려 몸부림칩니다. 그리고 며칠 후엔 결국 수로에서 진짜로 아내의 시체가 발견되구요.


 다행히도 아내는 부검 결과 그냥 실족사로 판명되어서 경찰의 의심은 벗어납니다만. 여전히 집에선 이상한 소리가 들리고, 그림자가 보이고, 데이빗의 카메라에는 자꾸 수상한 사람 그림자가 찍힙니다. 그래서 데이빗은 이걸 어떻게든 해결해 보려고, 그리고 아들을 위험에서 지키려고 몸부림을 치지만 그러면 그럴 수록 아들은 더 위험해지고 아들을 너무나도 아껴서 어떻게든 참고 함께 하려던 유모까지 일 그만두고 떠나 버려요. 더불어서 경찰들도 데이빗을 의심하며 아들을 떼어 놓으려고 하니 더욱 더 환장하고 멘탈이 박살나는 우리의 주인공!


 대충 디테일 생략하고 클라이막스입니다. 데이빗이 유령이 존재한다는 증거라고 생각하며 찍은 회심의 필름을 자료원 동료가 인화해서 데이빗 집으로 가져와요. 이 동료는 처음부터 데이빗에게 호감이 있었기 때문에 '내가 증명할 테니 그걸 함께 보자!'는 데이빗의 말에 응해서 단둘이 데이빗 침실의 벽에 영상을 비춰보구요. 그런데... 그 영상 속에서 정말 귀신이 나타납니다!! 그 귀신은 저벅저벅 카메라 앞으로 걸어오더니, 영상을 비추던 벽에 뚫린 구멍(데이빗이 벽 속에서 이상한 소리가 들린다며 뚫어 놓았습니다)을 통해 방으로 들어와서는, 동료의 목을 꺾어 버려요.


 혼비백산한 데이빗은 밖으로 뛰쳐 나가 아들을 부여잡고 달리구요, 경찰이 앞길을 가로 막자 집 뒷마당의 맨홀 뚜껑을 통해 지하도로 도망을 칩니다. 절망에 빠져 달리던 데이빗 앞에 죽은 아내의 귀신이 나타나고. 그걸 보고 오열하던 데이빗은... 문득 깨닫습니다. 사실 방금 전에 동료와 함께 보던 영상에 귀신은 안 찍혔어요. 자기 눈에만 보이고, 아무 것도 안 보인다는 동료에게 격분해서 본인이 직접 목을 졸라 죽였구요. 당연히 초반에 벌어진 아내의 죽음도 마찬가집니다. 귀가 중인 아내에게 다가가 외도 사실을 추궁하다가 '우리 이혼하자. 빌리는 내가 데려갈게'라는 아내의 말에 격분해서 수로로 떠밀고 머리를 눌러서 익사 시켜 버렸던 것. 다만 이 일을 벌이기 전에 유령 같은 그림자가 나타나 '네 아내를 내게 바쳐라'라고 말한 건 사실이었던 듯 하구요.


 암튼 진상을 깨닫고 더욱 더 좌절한 데이빗은 아들을 데리고 형사들에게서 도망치다가 결국 물 속으로 뛰어들어 버리는데, 이때 아내 귀신이 나타나 데이빗의 발목을 잡고. 이젠 글렀구나... 싶었던 데이빗은 아들을 수면 쪽으로 밀어 올리고, 정의의 형사님께서 그 아들을 받아서 구출합니다. 그리고 데이빗은 사망해서 물 속으로 가라앉죠.


 에필로그입니다. 데이빗의 엄마가 와서 빌리를 데리고 집에서 나가요. 부동산 사람에게 '진짜로 집 사려는 사람들에게만 집 보여주세요'라고 신신당부를 하는 와중에 빌리가 뭘 두고 왔다며 집으로 들어가는데, 벽에서 갈라진 틈을 통해 데이빗의 목소리가 들립니다. 빌리야 아빠 여기에 엄마와 함께 있어. 너도 아빠, 엄마와 영원히 함께하고 싶지 않니?


 장면이 바뀌면 데이빗 엄마가 빌리를 태우고 도로를 달리고 있구요. 빌리는 조금 전에 아빠(?)와 나눈 대화를 생각하며... 안전벨트를 풀고, 차 문을 열고 밖으로 몸을 던집니다.

 다시 장면이 바뀌면 집을 둘러보는 부동산 사람이 보이구요. 갑자기 문소리가 들려서 쳐다 보니 빌리가 천천히 방문을 닫고 있네요. 아 쟤가 아직 안 갔던가? 하며 미소 짓는 부동산 사람 표정이 보이고, 문이 닫히고, 여기에서 끝이 납니다. 꿈도 희망도... ㅠ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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