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85년작입니다. 런닝타임은 90분. 스포일러... 랄 게 있겠습니까? 80년대 아놀드 액션 영화인데요.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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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걸 이제 처음 봤습니다!!! 우하하.)



 - 정체불명의 악당들이 분주히 다니며 이 사람 저 사람을 암살(이라기엔 너무 백주대낮에 당당하지만;)하러 다니는 도입부를 넘기면 화면 가득 꽉 차는 우리 아놀드 아저씨의 팔뚝과 허벅지를 보게 됩니다. 아주아주 산 속 깊은 데 있는 집에서 어여쁜 딸래미와 둘이 다정하긴 한데. 저 양반 딸을 학교는 보내는 건가? 저기서? 어떻게? 라는 뻘생각을 하다 보면 군대의 높으신 분께서 헬기를 타고 찾아와 '누구인진 모르겠지만 어떤 놈이 예전 니 팀원들을 죽이러 다닌다. 너도 곧 타겟이 될 테니 보디가드 둘 붙여줄게.' 하고는 휭 떠나요. 그리고 헬기가 뜨고 시야에서 사라지자마자 공격이 시작되고, 어찌저찌 하다 보니 딸을 납치 당하고 악당들에게 오더를 받게 됩니다. 여기서 비행기 타고 11시간 걸리는 먼 나라에 가서 대통령을 죽이고 오지 않으면 딸의 목숨은 없다!!! 


 ...근데 그럼 주인공 옛 부하들은 왜 죽이고 다녔지? 라는 의문이 드는 게 당연합니다만. 위의 저 오더를 내린 그 가상 국가 독재자 워너비... 를 돕는 게 예전 아놀드의 부하였던 놈이에요. 아놀드에게 혼나고 잘려서 원한을 품었다니 뭐 그것 때문이겠구나... 합니다. 정작 영화는 이런 부분에 관심이 없는 것 같지만요. ㅋㅋ 암튼 뭐, 그래서 아놀드가 이 꼬인 상황에서 나쁜 짓 안 하고 악당들 때려 잡으며 딸을 구하러 뛰어다니는 영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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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덕택에 저 알리사 밀라노도 꽤 오랫동안 한국에서 인지도로는 인기 스타였던 기억이. 그래서 나중에 성인 되고 출연한 작품들이 괜히(?) 화제가 되고 그랬죠.)



 - 그러니까 제게 있어서 이 영화의 이미지란 심플하게 그냥 이거였습니다.


 영화를 못 봤기 때문에 여기저기서 보이는 홍보 사진들로만 판단할 수밖에 없었는데. 아놀드가 평상복을 입고 있는 사진은 단 한 장도 본 적이 없어요. 늘 저 차림에 저 무기를 들고 있었고 싸우는 장소는 무슨 정글 같은 곳이었죠. 그러니 뭔가 '프레데터'스런 무대에서 저렇게 중무장하고 사람들 절단내고 다니는 영화를 생각하고 있었는데 말입니다. 직접 영화를 보니 그런 장면은 끝나기 22분 전에 시작됩니다. ㅋㅋㅋㅋ 그 전까지의 무대는 거의 내내 도심이구요. 여기에서 더 놀라운 건 파트너의 존재였습니다. 처음 등장할 땐 뭐 당연히 잠깐 지나가는 배역이겠거니... 했는데 클라이막스의 결전을 제외하곤 내내 동행하는 데다가 엔딩 장면에서도 함께 해요. 아니 이게 뭐죠.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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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만도' 하면 그냥 이 이미지 아닙니까. 왜 이 옷을 20분 밖에 안 입는데요?)



 - 그러니까 영화 대부분의 내용이, 아놀드가 어쩌다 얽힌 팔자 사나운 (그리고 초현실적으로 정의롭고 오지랖 넓은) 여자의 도움을 받으며 경찰에게 쫓기고, 적들을 쫓는 내용이었던 것이구요. 거기에 열 한시간이라는 시간 제한도 붙어요. 타라는 비행기에 탔다가 뛰어 내렸는데, 비행기가 목적지에 도착하면 그랬다는 사실이 들통나니까 그 안에 해결하지 못하면 딸이 죽거든요. 그러니 결국 이건 남녀 콤비가 하룻밤동안 시간 제한과 싸우며 미스테리를 풀어가는 혼성 버디물이었던 것입니다. 물론 역할 비중의 격차가 하늘과 땅 수준이긴 하지만 분명히 여성 캐릭터도 계속 역할을 해요. 그냥 폼으로 달고 다니다가 마지막에 뽀뽀하고 그런 거 아닙니다. ㅋㅋㅋ 결론적으로 생각보다 머리를 꽤 써서 쓴 각본으로 만든 영화였단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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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계속해서 이렇게 아놀드를 디스하는 드립을 날려대는, 의외로 당찬 파트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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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심지어 이걸로 위기의 아놀드를 구하기도 한다구요!!! 다만 이 로켓이 향하는 게 정의롭게 임수 수행 중인 경찰차였다는 게 함정... 사실은 그냥 정신 나간 자였을수도. ㅋㅋㅋㅋㅋㅋ)



 - 하지만 뭐 결국 별 의미 없습니다. 당연히도 이건 아놀드의 근육을 활용하기 위해 만든 영화이고. 아놀드는 자신이 처하는 다채로운 위기 상황을 오직 하나, 근육만 사용해서 해결하거든요. 공중 전화 안에서 악당이 보스에게 보고를 하려고 한다? 부스를 뽑아서 던져 버리면 됩니다. (정말로 맨손으로 그 짓을 합니다!!! ㅋㅋㅋ) 잠입해야할 곳의 출입문이 쇠사슬 & 자물쇠로 튼튼하게 잠겨 있다? 잡아 뜯으면 됩니다. 돌파를 해야 하는데 적들이 너무 많다? 그냥 다 때리고 던져 버리면 되죠. 매사에 이런 식이에요. ㅋㅋㅋㅋ


 근데 위에 적었듯이 이야기의 구조 자체는 (마지막 대결전을 제외하곤) 마치 느와르 탐정물처럼 되어 있어요. 그러다보니 괴상하게 웃기는 장면들이 자꾸 나옵니다. 비밀을 쥐고 있는 악당과 다짜고짜 주먹다짐부터 하다가 악당이 죽어버렸어요! 악당 차에 가 보면 다음 행선지 정보가 떡하니 들어 있습니다. 또 다른 비밀을 쥐고 있는 악당을 또 죽여버렸어요!! 괜찮아요. 방금 전에 악당 주머니에서 꺼낸 모텔 열쇠가 있으니 그 방으로 가 보면 어떻게든 되겠죠. 

 심지어 우리의 주인공들은 시간도 크게 신경 쓰지 않습니다. '그냥 최선을 다하면 되지 뭐' 라는 걸까요. 계속 뭘 열심히 하긴 하는데 시간이 모자라다고 초조해하는 모습은 단 한 번도 나오지 않아요. 아니 그럼 애초에 왜 각본을 그렇게... 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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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종 빌런... 이긴 한데 정말 존재감도 하찮고 능력도 보잘 것 없는 3류 악당입니다. 게다가 자기가 다 이긴 걸 바보 같은 도발에 더 멍청하게 넘어가서 자살에 가까운 결과를...;)



 - 하지만 괜찮습니다. 2023년에 이 영화를 보면서 그런 쪽으로 기대를 했을 리가 없잖아요.

 그리고 이 영화는 대략 기대치에 부응하는 준수한 모습을 보이는데... 일단 전개가 빠릅니다. 런닝타임도 짧긴 하지만 정말 쉴 새 없이 계속 다음 단계, 다음 단계로 우다다 달려가면서 그대로 엔딩까지 가요. 회상도 없고 감성 폭발도 없고 고뇌와 번뇌도 없습니다. 심지어 그 시절 영화치곤 희한하게도 주인공과 조력자 사이에 어떤 로맨스도 보이지 않습니다. 그런 데다 쓸 시간에 악당 하나를 더 패야지! 라는 듯한 태세로 정말 쉬지 않고 달리는 영화였네요.


 물론 액션이... 요즘 기준으로 보면 참 싱겁고 웃깁니다. 아놀드에게 경찰 여섯이 달려드는 장면이 있거든요. 딱 원형으로 달려들고 아놀드는 몸을 숙여서 안 보이게 되고. 잠시 후 그 여섯명이 정확하게 여섯 방향으로 붕 날아가는 가운데 아놀드가 양 팔을 치켜들고 번쩍 일어납니다. ㅋㅋㅋㅋ 가끔 나름 강적을 만나 육탄전이 길게 이어질 때는 느낌이 더도 덜도 아니고 화려한 기술 안 쓰는 그 시절 미국 프로레슬링 느낌이구요. 본격적으로 화력전을 벌이는 클라이막스의 전투도 대략 그런 식이라 긴장감을 느낄 구석은 전혀 없어요.


 하지만... 그 시절 액션 영화들에 대한 추억이 있다 보니 그냥 정겹고 좋더라구요. 요즘 영화가 이런 식으로 만들어졌다면 당연히 욕을 하겠지만 이건 그냥 그 시절 영화니까요. ㅋㅋ 그리고 뭣보다 스턴트맨들이 쉴 새 없이 붕붕 날아다니며 펼치는 그 시절 과장된 아날로그식 액션들이 특히 정겨워서 좋았어요. 요즘 영화들로는 이런 구경 절대 못 하죠. 아무리 그래도 클레이모어로 건물을 대폭발시키는 건 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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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게 습격이 아닙니다. 목숨 걸고 싸우던 중에 총을 먼저 주워들고 겨눴으면서 바로 안 쏘고 굳이 그거 치우고 자기 때릴 때까지 이유 없이 기다려주는 악당...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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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분명히 설치한 건 클레이모어 두 기였는데......)



 - 덧붙여서 우리 아놀드 아저씨 말이죠. 네. 당연히 연기 못합니다. 그냥 못하는 게 아니라 초현실적으로 못해요. 대체 감독이 뭔 생각으로 오케이를 낸 거지? 라는 생각을 하게 만드는 장면이 한 두 장면이 아니거든요. 아니 옆좌석에 조력자를 태우고 자기 사연 얘기하는데, 시간 안에 해결 못하면 딸래미가 죽는다면서. 그 딸은 내 인생의 유일한 행복이라고 말을 하는데 얼굴은 '겁나 조쿤??' 이라는 표정을 하고 실실 웃고 있다니깐요. ㅋㅋㅋ

 그 외에도 영화 내내 파트너와 함께 그 시절 버디 무비 특유의 드립들을 주고 받는데. 보통 이런 대화에 작가들이 펀치 라인을 넣어 놓고 말장난에 힘쓰잖아요. 정말 그걸 하나도 빠짐 없이 다 죽여 버립니다. ㅋㅋ 신경 써서 보지 않으면 드립이 드립으로 느껴지질 않아요. 하하.


 하지만 다시 한 번, 제가 뭐 아놀드 연기력을 기대하고 영화를 봤겠습니까. 전성기 시절답게 몸이 정말 초현실적으로 쩝니다. 그래서 별 이유도 없이 자꾸만 무의미하게 옷을 벗어 던지고 근육에 팍팍 힘을 주고 뻣뻣하게 걸어다녀도 '그럴만 하네' 라고 납득하며 즐겁게 봤어요. 역시 젊음이란 좋은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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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실제로 죽여 놓고 날리는 드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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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가의 모든 펀치 라인을 죽여 버리는 연쇄 살해자! 아놀드 슈워제네거!!!)



 - 뭐 더 할 말이 있겠습니까. 

 '터미네이터'로 스타가 되며 그 엄청난 근육을 각인시킨 아놀드를 데려다가 '람보' 짭으로 만들어낸 그 시절 악숀 무비입니다.

 나름 각본이 멀쩡해질 구석이 있었지만 아놀드의 근육을 좀 더 자랑하기 위해 일부러 너프 시킨 게 아닌가... 하는 의심도 들구요. ㅋㅋ

 하지만 아놀드 근육 대잔치 & 쉬지 않고 터지고 죽어 나가는 액션 퍼레이드. 이렇게 딱 두 가지에 집중해서 딴 짓 안 하고 열심히 만든 영화였고 적어도 그 두 가지는 충분히 잘 했습니다. 솔직히 의외였네요. 훨씬 모자란 영화일 거라 맘대로 생각하고 있었거든요. 

 대충 즐겁게 잘 봤어요. 역시나 그 시절에 대한 추억 버프 + 한 없이 낮은 기대치 설정 덕분이겠지만, 뭐 어떻습니까. 기대보단 오히려 재밌었다구요. 핫핫.




 + 중간에 갑자기 빌 팩스턴이 튀어나와서 잠시 눈을 의심했네요. ㅋㅋ 단역입니다. 대사는 두 줄 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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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이고 젊으신 거...)



 ++ 초반에 아놀드가 넘나 터미네이터스런 시추에이션에서 '알 비 백.' 이라고 말하는 장면이 있어요. 터미네이터가 이것보다 1년 전이니 배우 개그였을 가능성도 있겠네요.



 +++ 여기서 정말 아무 카리스마도, 위협감도 없는 모질이 최종 빌런 역을 맡은 '버논 웰스'란 분은 제가 즐겨보는 듣보 호러 영화들 몇 편에서 이름이 익숙한 분인데... 검색을 해 보니 정말 대단한 분이네요. 지금까지 필모그래피가 214편이고 현재 30편이 대기 중입니다. ㅋㅋ 물론 거의 단역 전문이지만 그래도 참, 대단하시네요.



 ++++ 근데 정작 이 영화를 옛날에 본 사람들도 안 본 저처럼 기억하고 있었던 게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들더라구요. 짤 찾느라고 구글에 'commando 1985'로 검색을 하니 스크롤을 끝까지 다 내릴 때까지 아놀드가 평상복 or 정장 입고 다니는 짤이 두어 장 밖에, 그것도 저화질로 밖에 안 나옵니다. 나머지 수백장이 싹 다 마지막 20분 차림이에요.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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