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어떤 부분도 제대로 담지 않고, 삶에서 나오는 모든 고통을 간편하게 핸들링 가능한 수준으로 납작하게 눌러서 잠깐 겉만 훑어보고 옆으로 치워버리죠.

슬의 안에서 시청자를 마음 불편하게 하는 요소들은 오래 지속되지 않고, 치명적이지도 않습니다.

죽음마저도 예쁘고 안전하고, 1회용 카타르시스를 제공하고 증발해버리죠…

 

가정폭력을 대하는 태도는 그냥 실소가 나와요.

가정폭력이 짜증나는건 그게 폭력이어서를 넘어서 가족이기 때문이고, 상대방을 간편하게 증오할 수 없기 때문이고, 고통이 지속되기 때문인데 슬의의 세계 안에서는 그냥 안보이는 곳으로 치워버리면 해결이 됩니다. 

환자에게 폭행을 가하던 간병하는 남편은 그냥 분리시킴+이혼으로 간편 처리가 돼버렸죠. (+가정폭력으로부터 환자를 보호하기 위해 중환자실로 임의로 옮기면.. 그 비용은 이익준이가 내나요?; 아님 어차피 실비처리? 진심궁금) 

장겨울이 아버지를 묘사하는 방식도 그냥 생판 모르는 남에게 폭력을 당한 것과 크게 다르지 않아요.

장겨울의 아버지는 이미 감옥에 갔죠. 더 이상 지속되는 고통조차 아니에요.

장겨울은 가난뱅이 코스프레하는 재벌2세 품에 안겨서 한번 위로 받으면 구원 받겠죠.. 


환자를 진심으로 생각하는 유능한 의사들(+후배가 생각이 짧다싶으면 바로 입바른 소리 작렬),

유일하게 자동차로만 가시화되는 재력(협찬이 아니었으면 다들 국산차 탔겠죠..),

거세된 것 같이 건전하고 건강한 유흥, 치매같은 골치아픈 질병은 사실 치매가 아니었다!로 해결….

계속 보다보면 생리대 광고 같습니다. 깨끗하고 청순해요.  


현생에서의 괴로움은 충분하니 매체에서까지 심각하게 뒤틀린 고통을 보고 싶지는 않아요 물론. 하지만 이런 식의 얄팍한 고통(+해결)은 오히려 더 괴롭네요. 

펜트하우스보다 더 해로워 보입니다. 욕하면서 보고 있는 저도 제정신은 아니네요.. 막장 드라마 계속 보는게 이런 건가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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