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가짜뉴스같기만 합니다. 화가 나는데 왜 화가 나는지도 모르겠어요. 


그처럼 자살이 어울리지 않는 사람이 또 있을까요. 


유쾌하고 똑똑하고 현실정치를 한 지도 오래 되었잖아요. 여론에 그렇게 많이 회자되지는 않지만 말 바꾸기도 했고 동지들 버리고 탈당하기도 했습니다. 충분히 뻔뻔한 사람이에요. 


게다가 오랜 기간 남들이 싫어하는 궂은 일도 해오던 사람이잖아요. 궂은 일이란 그저 힘든 일이 아니라 때 묻히는 일을 말합니다. 

그렇다고 대단한 때는 아니고, 가난한 재정을 운영하다 보면 이 돈 빼다가 저 돈 막고, 다시 지인들에게 급전 빌려서 이 돈 막는 그런 실무요. 그런 식으로 공과금, 월세, 상근자들 월급 막아내는 거죠.


좀 여유있는 친구가 기약 없이 돈 빌려주면 꾸벅 받고, 나중에 사정 좀 나아지면 갚고 아니면 못 갚고.. 이런 일이 허다합니다. 

경공모 동창도 그런 지인 중의 하나로 생각했을 거예요.


돈 때문에 넘어갔다는 조중동의 교묘한 프레임에 구역질이 납니다. 


돈 벌려고 했으면 한국 고도성장기에 명문대 나온 사람이 그 당시 대기업에 취직을 하든 자영업을 하든 돈을 못 벌었겠어요?

아니면 삼성 회유에 살짝만 넘어가는 척 해도 돈 좀 만지는 게 대수였겠어요?  


부귀영화 누린 것도 아니고, 경제적으로 힘들었다는 사실을 소명하기도 쉬웠기 때문에 본인의 양심에도 그렇게까지 거리낄 문제는 아니었다고 봅니다.... 


그냥 동창이 후원해준 것이라고 여겼다, 대가성 없었다, 언젠가 갚으려고 했다, 이렇게 법리 다툼을 해도 충분히 승산 있는 싸움이었을 텐데 왜 극단적인 선택을 했을까요....


어제 잠들기 전까지 계속 그의 마음이 어땠을지 생각해봤습니다. 


외로움이라는 단어가 떠올랐습니다. 외로움. 


사람을 지치게 하는 건 저 앞의 태산이 아니라, 내 신발 속의 모래알이라고 하죠. 그도 버티고 버티다 결국 그런 지근거리의 외로움에 쓰러진 것 같습니다..


이 와중에 메이저 커뮤니티에서는 '노회찬 죽음은 슬프지만 이제 정의당은 완전 끝. 앞으로는 비례 표 줄 일도 없다.'라며 악담을 하고 있네요. 자기가 지지하는 정치인에게 불똥 튈까봐 사망 당일부터 악담을 하는 모습이 소름끼칩니다.


아직 실감이 나지 않아 명복을 빌 수가 없어요. 빈소에 다녀와서야 명복을 빌 마음이 들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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