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저는 좋게 봤습니다. 관객들 분위기도 좋았고요...다들 굉장히 몰입하면서, 웃을 때는 한참 웃고 마지막에는 박수도 쳐 주고 신나는 분위기였습니다. 아마 타이밍이 잘 맞아떨어져서 그런 게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영화의 배경도 그렇고 지금 여기 시기도 그렇고 길고 긴 여름 방학 시즌이 막 시작하는 무렵이죠.


간단히 요약하자면 [E.T.] 의 30주년 기념 리메이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 같습니다. (사실 [E.T.]가 1982년에 개봉했으니 내년이 30주년이긴 하지만요) 플롯이나 줄거리는 거의 복제판입니다. 영화 도입부에 부모 중 한 쪽을 잃어버린 소년, 외계인을 이해하지 못하고 실험의 대상으로만 생각하는 정부 관계자들과 그를 이해하고 '접촉'할 수 있는 소년의 클라이맥스 등등. 물론 이 영화에 나오는 외계인은 [E.T.] 보다 훨씬 살벌하고 무시무시하긴 하죠. 전체 모습이 등장하는 장면이 거의 없고, 마지막에 딱 한 번 정도 나오는데, 이런 '괴물'이 직접 등장하지 않으면서도 긴장감과 공포감을 조성하는 장면들은 복고적이면서도 스릴 넘치더군요. 주유소 장면이나 전선 고치는 수리공 아저씨의 장면 등은 딱 스필버그의 전성기 영화들을 생각나게 하면서도, 감독의 [로스트]에서의 경험이 십분 살아나는 듯 했습니다.


그러고 보면 [E.T.] 보다 훨씬 거칠거칠 하면서 어둡습니다. 일단 시대 배경도 몇 년 앞당겼죠 (정확히는 1979년 여름입니다). 오하이오 교외의 공장을 중심으로 한 작은 마을이 배경인데, 그 당시 분위기를 잘 살려냈습니다. 요즘 미국 영화들의 미술과 촬영은 갈수록 좋아집니다.


배우들 잘 합니다. 주인공 꼬마 친구 역을 맡은 꼬마애들이 다들 귀엽더라고요. 엘르 패닝은 아름다움과 아이로서의 예쁨이 절묘하게 균형을 이루고 있는데, 게다가 굉장히 연기가 영리합니다. 카일 챈들러의 우직하고 단단한 이미지도 잘 어울리고요. 론 엘다드도 오랫만에 보니 반갑더군요.


엔딩 크레딧에 나오는 '8밀리 영화'도 다들 뒤집어지면서 봤습니다. :-) 이건 엔딩 크레딧 올라가면서 얼마 지나지 않아서 나오니까 놓치는 일은 없으실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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