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07.11 13:29
故 정은임 아나운서에 대해 잘 모르시는 분은 다음 링크를 참조해주세요.
http://dogku.egloos.com/2789090
정은임 추모사업회(http://www.worldost.com/)라는 홈페이지에 가면 지난 방송들을 모두 들을 수 있습니다.
저는 mp3를 받아서 이동하거나 자기 전에 조금씩 듣고 있습니다.
요즘 한진중공업 관련해서 수 년 전 정은임 아나운서의 오프닝 멘트가 다시 화제가 되기도 했었습니다.
여러 커뮤니티, 블로그, 트위터 등에 정은임 아나운서에 대한 언급이 종종 올라오는 것을 볼 수 있었지요.
일단 저는 03~04년 방송분을 듣고 92~95년 분으로 넘어가려고 하는데요.
아직 방송을 많이 들은 것은 아니지만 정은임 아나운서의 목소리와 멘트의 내용을 듣는 매 순간이 정말 고역입니다.
왜냐하면 가슴이 저릿한게 '왜 이런 분이 그리 빨리도 가셨나..' 하는 생각 때문입니다.
저 너머에서 정은임 아나운서가 이 말을 듣는다면 이렇게 말하겠지만요.
'사는 것이 죽음보다 고통스러운 분들도 가득한 이 세상에
제 한 몸 일신상의 사고가 뭐 그리 큰 일이겠어요.'
특히 지난 밤에 들었던 방송 내용은 '우리집 꼬마'에 대해 언급을 해서 가슴이 더 먹먹했습니다.
내용은 대충 이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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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집 꼬마'를 데리고 대학로 나들이를 다녀왔습니다. 2002년에 대학로에서 우리집 꼬마는
'오~필승 코리아'를 외쳤는데 아직 발음을 제대로 못해서 '오~피스 코리아'로 발음을 하더군요.
순간 '오~평화 코리아 그거 괜찮은데?'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2002년의 대한민국은 축구로 세계
4강에 들었는데 2003년의 대한민국은 이라크파병으로 세계 4강에 들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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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이런 시사성 있는 은유적인 촌철살인 때문에 가슴이 먹먹하기도 하지만
저 때 아직 발음이 제대로 되지 않던 '우리집 꼬마'는 엄마를 잃은 채
초등학교 고학년 내지는 중학생이 되어 있을거란 생각을 하니 맘이 먹먹, 짠함, 뭉클합니다.
저 꼬마에게 엄마의 사고는 한 개인의 일신상의 사고가 아니라 우주와 모든 세계가
붕괴되는 그런 일이었을 테니까요.
여튼 맘이 괴로워도 03~04년간의 6개월간 방송분을 다 듣고 92~95년으로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려 합니다.
다음은 2003년 10월 21일 정은임의 FM영화음악 8년만의 방송재개 첫방송분 오프닝 멘트와 선곡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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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 10월 21일 출입금지
"관계자 외 출입금지"
"만차"
어떠세요? 이런 문구를 보면요.
어쩐지
뒤로 물러나고 싶지 않으세요?
이런 것보다 더 강하게 사람을 밀어내는 게 하지만 있습니다.
바로 분위기죠.
누구나 아무나
들어갈 수 있다고 하지만,
그렇게 큰 길 가에 커다란 문을 만들어 놓기는 했지만,
화려한 백화점이나 호텔, 갤러리의 입구는
어쩐지 사람을 주눅 들게 합니다.
그런 곳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 한테는
분위기 자체가 출입금지 푯말이죠.
하지만요,
골목 안 어느 곳 엔가 숨어있어서
간판도 잘 안보이고 입구가 어딘지도 잘 모르겠고
그런 작은
칼국수집,선술집에는
언제나, 누구나 선뜻 발을 들여놓을 수가 있습니다.
새벽 3시에요.
아직은 어둡고 쌀쌀하죠.
이 가을 골목길
누구나 쭈뼛거리지 않고 들어올 수 있는
작지만 아주 편안한 문, 열어놓고 기다리겠습니다.
조그맣지만 따뜻한 간판 등도 켜놓고 있겠습니다.
어서오세요.
반갑습니다.
FM영화음악 정은임입니다.
1. <남자가 여자를 사랑할때> Lenny Kravitz - It Ain't Over, 'Til It's
Over
2. <펀치드렁크 러브> Shelley Duval - He Needs Me
3. <고양이를 부탁해>
별 - 진정한 후렌치후라이의 시대는 갔는가
4. <트루 로맨스> Hans Zimmer - You're So Cool
5. <파니 핑크> Edith Piaf - Non, Je Ne Regrette Rien
6. <길버트
그레이프> Alan Parker & Bjorn Isfalt - End Credit
7. <라이어 라이어> John
Debney - My Dad's A Liar
8. <브룩클린으로 가는 마지막 비상구> Mark Knopfler - A Love
Id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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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92-94년 방송들으면, 책상앞에서 라디오 들으면서 엽서쓰며 꿈을 꾸던 여중생으로 돌아가는 것 같아 설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