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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법: 재차의]

 지난 주 수요일에 [방법: 재차의]를 보러 갔을 때 전 별다른 사전 정보가 없었고, 따라서 영화가 TV 드라마 시리즈 [방법]의 1시즌과 2시즌 간의 가교 역할을 한다는 걸 전혀 모르고 있었습니다. 그러니 초반부부터 후다닥 이야기를 시작하는 게 좀 어색했지만, 영화는 저 같이 무식한(?) 관객들도 꽤 재미있게 볼 수 있을 정도로 여러 좋은 볼거리들을 제공해주고 있고, 출연진들도 든든한 편입니다. 제목과 포스터만 보고 그냥 평범한 여름 시즌 호러 영화인가 싶어서 별로 기대를 하지 않았는데, 의외로 괜찮더군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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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매기]

 [갈매기]의 예고편을 보고 나서 전 자동적으로 염려가 들기 시작했습니다. 소재가 여성 성폭력이니 당연히 [69세]를 비롯한 최근 비슷한 국내 영화들과 즉시 비교되지 않을 수가 없는데,  영화는 예상보다 많이 신중하고 절제된 자세로 이야기와 캐릭터를 관조하면서 시선을 붙잡아가더군요. 건조하지만 돌이켜볼수록 여운이 남는 좋은 소품입니다. (***)


P.S.

 얼마 전에 개봉된 [흩어진 밤]처럼 본 영화도 단국대 졸업작품이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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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둘]

 필리포 메네게티의 장편영화 데뷔작 [우리, 둘]의 두 주인공들인 니나와 마도는 오랜 세월을 같이 해온 레즈비언 커플이지만, 그들에겐 한 가지 문제가 있습니다. 니나와 달리 마도는 자식들을 비롯한 주변 사람들에게 커밍아웃하지 않았고, 지금까지 둘은 표면상으로 아파트 건물 같은 층에 사는 이웃으로만 살아왔지요. 나중에 마도의 갑작스러운 병으로 인해 둘이 서로와 떨어지게 되는데, 니나가 그녀의 애인과 다시 함께 있으려고 갖은 수단들을 동원하는 동안 영화는 스릴러와 코미디를 노련하게 오가면서 그들 사이의 절절한 감정을 전달합니다. 익숙한 퀴어 멜로이지만 의외로 상당한 감정적 힘이 있고, 그러니 마지막에 가선 찡해지지 않을 수 없습니다.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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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글 크루즈]

 [정글 크루즈]는 디즈니 공원 놀이기구를 원작으로 하고 있는데, 결과물은 그리 나쁘지 않았습니다. 후반부에 가서 너무 좀 늘어진 인상을 주지만, 영화는 소재를 갖고 할 만큼 하면서 어느 정도 현대적 요소들을 섞어주는 가운데, 에밀리 블런트와 드웨인 존슨은 생각보다 잘 맞는 2인조입니다. 여전히 얄팍한 가운데 여기저기서 단점들이 보는 동안에도 눈에 띠긴 하지만, 시간 때우기 용으로는 괜찮더군요.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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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가디슈]

 [모가디슈]의 홍보 포스터를 보면서 소재상의 이유로 [블랙 호크 다운]이 먼저 생각났는데, 결과물은 [아르고]에 더 가까웠습니다. 이야기 설정 상 또 남북 브로맨스 영화인가 하는 생각도 들었는데, 영화는 그런 식상한 요소들은 미리 젖혀두면서 액션과 서스펜스를 효율적으로 제공하고 있고, 김윤석을 비롯한 출연배우들은 각자 역할에 충실한 모습을 보여줍니다. 한마디로, 류승완의 실망스러운 전작 [군함도]에 비하면 훨씬 낫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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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잭슨을 위해서라면 뭐든지]

 [잭슨을 위해서라면 뭐든지]는 은근히 웃기는 호러 영화입니다. 처음엔 한 사탄숭배자 노부부의 음험한 음모 실행 과정을 그리면서 [로즈마리의 아기]의 영역을 거치지만, 나중에 이들의 계획이 아주 많이 틀어지면서 [엑소시스트]와 다른 수많은 아류작들의 영역으로 들어가는데, 여기엔 상당한 전복적 재미가 있습니다. [랑종] 대신 이 영화를 적극적으로 대신 추천하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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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생을 위한 절대적 사랑]

 [동생을 위한 절대적 사랑]은 [잭슨을 위해서라면 뭐든지]과 같이 한 번 볼 만합니다. 후자가 죽은 손자를 되찾기 위해 뭐든지 할 자세가 되어 있는 사탄숭배자 노부부를 갖고 삐뚤어진 코미디를 하는 반면, 전자는 뱀파이어 질병에 걸린 남동생을 위해 살인까지 하면서 신선한 사람 피를 계속 조달해온 남매를 갖고 꽤 진지한 드라마를 하고 있거든요. 그 결과물은 간간히 텁텁하긴 하지만, 분위기와 연기 등 여러 면에서 점수를 줄만하고, 그러니 살짝 추천해드리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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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인트 모드]

 말로만 듣던 [세인트 모드]를 드디어 봤습니다. 척 보기만 해도 정신이 매우 불안정한 종교 광신자 주인공의 심리적 추락 과정을 보는 건 결코 유쾌한 건 아니지만, 영화는 서서히 긴장감을 쌓아가면서 우리의 시선을 붙잡아가고, 주연인 모피드 클라크의 강렬한 연기는 잊기 힘듭니다. 보는 동안 심란해지지 않을 수 없지만, 한 번 쯤 볼만한 수작인 건 분명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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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러]

 니콜 리겔의 장편영화 데뷔작 [홀러]의 무대는 경기 침체를 겪고 있는 오하이오의 한 동네입니다. 여느 다른 동네 사람들처럼 십대 소녀 주인공 린다는 생계를 이어가느라 매일 바쁜데, 영화는 그녀와 오빠 블레이즈가 각박한 생활환경 속에서 분투하는 모습을 덤덤하면서도 생생하게 그려나갑니다. 출연배우들의 꾸밈없는 일상 연기도 볼만한데, 특히 주연배우 제시카 바든의 솔직담백한 연기는 [윈터스 본]의 제니퍼 로렌스와 비교될 만합니다. 앞으로도 많이 봤으면 좋겠더군요.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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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unk Bus]

 [Drunk Bus]의 주인공 마이클의 인생은 정말 한심하기 그지없습니다. 대학 졸업한 지 꽤 됐는데도 그의 인생은 말 그대로 그 대학 캠퍼스 동네를 여전히 배회하고 있거든요. 그는 그 동네에서 순환노선 버스 기사로 일하고 있는데, 어느 불미스러운 사건으로 인해 그에게 한 별난 임시 경비원이 붙여지게 되면서 그의 인생에 변화가 스며들기 시작합니다. 이 정도만 말씀드려도 이야기가 어떻게 돌아갈지 짐작가실 텐데, 비록 영화는 예상을 많이 벗어나지 않지만 뻔한 줄거리에 나름대로의 개성과 활력을 불어넣으면서 소소한 감동과 재미를 제공합니다. 어디로 갈지 훤히 보이지만, 그 여정은 비교적 알차더군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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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림보]

 [림보]의 주인공 오마르는 시리아 출신 난민 음악가입니다. 얼마 전에 운 좋게 영국에 다다르긴 했지만, 그는 다른 여러 난민들과 스코틀랜드의 한 외딴 섬에 발이 묶인 신세가 되었는데, 영화는 덤덤한 분위기 아래에서 코미디와 드라마를 노련하게 오가면서 부조리한 웃음과 뼈아픈 슬픔을 자아냅니다. 여러 별난 순간들에 킬킬거리다 보면, 어느새 슬며시 찡해지지 않을 수가 없더군요.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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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러드 레드 스카이]

 별다른 정보 없이 넷플릭스 영화 [블러드 레드 스카이]를 보신다면 저보다 좀 더 재미있게 보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예고편에서 다 보여 지는 대로, 처음엔 그저 단순한 하이재킹 스릴러 같아 보이다가 영화는 다른 장르 모드로 전환하는데, 이는 흥미로운 장르 접목 시도이긴 하지만 그 결과물은 썩 만족스럽지 않습니다. 도입부에서 결말을 너무 좀 많이 드러냈는가 하면, 중반부에서는 일련의 플래시백 장면들 때문에 간간히 덜컹거리고, 후반부는 여러 모로 작위적인 티가 많이 나거든요. 시간 때우기 용으로는 나쁘지는 않지만, 이보다 더 잘할 수 있었을 겁니다.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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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o Sudden Move]

 스티븐 소더버그의 신작 [No Sudden Move]는 1954년 디트로이트를 무대로 한 범죄 느와르 영화입니다. 영화의 이야기는 처음엔 단순한 것 같지만 당연히 가면 갈수록 복잡해져만 가는데, 이는 여느 느와르 영화들처럼 간간히 혼란스럽지만 영화는 노련하게 캐릭터들을 이리저리 굴려가면서 여러 좋은 순간들을 자아내고 있고, 다양한 출연배우들을 보는 재미도 상당한 편입니다. 한마디로, 여느 소더버그 작품들처럼 날렵하고 효율적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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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 어웨이]

 어제 올라온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프레이 어웨이]를 보면서 간간히 심란해지지 않을 수가 없었습니다. 다큐멘터리는 주로 미국 기독교 내에서 행해져 왔던 동성애 전환 치료를 주제로 하고 있는데, 관련자들 얘기를 듣다보면 억장 터질 수가 없는가 하면, 아직도 이런 해로운 짓이 공공연히 저질러지고 있다는 사실에 한숨이 나올 수밖에 없거든요. [보이 이레이즈드]와 [카메론 포스트의 잘못된 교육]을 보셨다면 별 새로운 건 없지만, 세상이 아직도 많이 바뀌어야한다는 걸 고려하면 이런 다큐멘터리들이 계속 나와야겠지요.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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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g]

 마이클 사노스키의 장편 영화 데뷔작 [Pig]는 자신의 소중한 돼지 한 마리를 찾으러 나서는 한 고독한 남자의 여정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아트하우스 독립영화이니 [존 윅]이나 [노바디]를 기대하는 건 어불성설이긴 하지만, 영화는 담백하고 조촐하게 이야기와 캐릭터를 굴려가면서 매우 인상적인 순간들을 만들어내 가고 있고, 니콜라스 케이지의 과시 없는 호연도 여운을 많이 남깁니다. 지난 20년 간 별별 허접한 영화들에 출연했지만, 그는 여전히 좋은 배우이지요.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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